람보르기니 보험료가 테슬라 모델3보다 싼 이유는?

테슬라, 美 45개주 보험업 진출

데이터 기반해 기존보다 20~30% 보험료 절감

금융 시장은 전기차 맞춰 새 상품 개발

전치가 대표 업체 테슬라가 자동차 보험 시장에 뛰어들었다고 합니다. 201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보험 사업을 시작한 테슬라는 현재 미국 5개 주에서 보험 사업을 하고 있는데 이를 2022년 45개 주로 확대할 계획이라 합니다. 이렇게 제조사에서 직접 나선 전기차 보험은 다른 보험사보다 20~30%가량 보험료가 저렴하다고 합니다. 테슬라의 잭 커크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22년 말까지 미국 고객 10명 중 8명에게 보험을 제공하겠다”고 했지요.

2025년까지 30종 이상 전기차를 출시하겠다던 제너럴모터스(GM)은 2020년 자회사 온스타 보험을 설립했어요. 원래 11년 전 보험 사업을 하다가 경영난으로 접은 적이 있었죠. 운전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동차 보험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하네요.

전기차 제조사들이 보험업까지 진출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전기차는 친환경적이고 유류비도 들지 않지만 수리비가 높은 게 단점입니다.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정비소도 적고 부품값도 비싸기 때문에 보험료도 당연히 높을 수밖에 없지요.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기차 평균 수리비는 237만원으로, 비(非)전기차 181만원보다 31% 높습니다. 평균 부품비도 전기차가 146만원으로 비전기차(97만원)보다 약 50% 비싸고요. 자차 담보 손해율 차이도 전기차와 비전기차가 2018년 1%포인트 차이가 났지만 2020년엔 9.7%포인트로 9배 넘게 올랐습니다.

손해율은 쉽게 말하면 자동차 보험사의 적자율과 같아요. 보험회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중 교통사고가 발생해 피해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한 비율을 말하죠. 손해율이 100%가 넘어가면 거둬들인 보험료보다 보험금이 더 크다는 뜻입니다. 자동차 보험은 보험사의 대표적 적자 상품인데 전기차의 경우 그 적자 폭이 더 크다는 말이에요.

보험사 입장에서는 손해율 높은 전기차는 보험료를 높게 받을 수밖에 없죠. 이런 상황에서 전기차 업체는 보험 시장을 오히려 새로운 개척지로 보고 있는 것입니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에서 보험업 진출에 나섰다. 사진은 테슬라 모델3 /테슬라 홈페이지

전기차 제조사가 보험료를 더 싸게 만든 상품을 팔 수 있는 이유는 데이터에 있어요. 내연기관차보다 주행 정보를 확보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에 보험 상품 개발에 이를 응용할 수 있는 것이지요.

테슬라의 보험 상품은 운전자에게 실시간으로 안전 운전을 유도해 사고율을 낮춰 보험료를 줄이는 방식으로 설계됐다고 합니다. 보험 상품이 더 똑똑해지는 셈이죠. 데이터 덕분에 피해 상황도 거의 실시간으로 감지해 보험 처리도 빠르다네요. 전기차 보급이 보험 업계 혁신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입니다.

한편 아직 테슬라가 보험 상품을 내놓지 않은 국내에서는 보험업계가 전기차 파생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날이 갈수록 전기차 차주들의 보험료 걱정이 커지고 있죠.

자동차 보험료 검증 기관인 보험개발원이 미국 전기차 테슬라와 현대자동차 GV60에 부여한 보험료 등급을 살펴볼까요? 테슬라 모델3를 포함한 모델Y, 모델S의 보험료 등급은 2021년 7등급에서 2022년 5등급으로 바뀌었습니다. 현대 GV60는 19등급이었어요. 숫자가 높을수록 좋습니다. 전체 1~26등급 중 1등급에 가까울수록 사고 때 수리비가 많이 드는 차량이거든요.

테슬라 전기차 모델3, 모델Y, 모델S는 슈퍼카인 람보르기니보다도 보험 등급이 낮습니다. 2022년 람보르기니는 7등급을 받았지요. 보험사들은 이를 기반으로 보험료를 책정하는데요, 보험 등급이 전보다 1등급 강등되면 갱신 때 보험료가 5% 인상됩니다. 테슬라가 7등급에서 5등급으로 떨어지면 보험료가 10% 오르는 효과가 있다는 거죠.

30대 무사고 기준, 테슬라 모델3와 벤츠 E클래스 보험료를 비교해 볼게요. 테슬라 모델3 차량 가격은 6979만원, 벤츠 E클래스는 6700만원으로 가격이 비슷하지만, 보험료는 모델3가 130만~234만원, E클래스가 86만~165만원으로 차이가 큽니다. 전기차 정비소도 수도권에 몰려 있어서 “지방에서 테슬라를 만나면 무조건 피해 다녀라”라는 소리까지 나오죠.

전기차 차주들의 보험료 걱정이 커지고 있다. 테슬라 모델3는 벤츠 E클래스와 차량 가액이 비슷하지만 보험료가 훨씬 비싸다. 사진은 벤츠 E클래스. /메르세데스 벤츠 홈페이지

보험사들은 전기차 보험 시장을 선점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AXA손해보험은 최근 전기차 전용 특약을 선보였습니다. 전기차 충전 중 발생하는 위험을 보장하는 특약과, 사고로 차량 수리비가 차량가액을 초과하더라도 차량가액의 130%까지 보상해주는 특약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삼성화재는 2021년 9월부터 개인용 전기차 전용보험을 판매하기 시작했어요. 별도 특약을 가입하지 않더라도 배터리 충전 중 일어난 사고를 보장하고요, 충전 중 감전사고가 일어나거나 화재나 폭발로 다친 경우에는 자동차상해 담보 등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고장이나 방전이 일어났을 때 최대 100km까지 견인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아 전기차 차주들에겐 긴급출동 견인 서비스 거리가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현대해상은 사고로 배터리가 파손되면 차량 연식과 관계없이 새 부품으로 교환해주는 전기차 배터리 신품가액 보상 특약 등을 신설했어요. KB손해보험은 소비자가 본인 부담 없이 전기차 새 배터리로 교체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놓았고요.

앞서 전기차 상품이 손해율이 크다고 했었는데, 국내 보험사들이 속속 상품을 내놓는 이유가 있겠지요? 일단 전기차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 가장 큽니다. 또 다른 이유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으로 내세우는 것입니다. 전기차는 친환경 이미지가 크기 때문이죠.

보험사뿐 아니라 카드사들도 커지는 전기차 시장에 맞춰 각종 상품을 내놓고 있어요. 삼성카드가 2021년 11월 출시한 ‘삼성 iD EV 카드’는 월 최대 3만원까지 전기차 충전요금을 할인해줍니다. 현대카드는 전기차·수소차 충전시 50~100% 적립이 가능한 ‘Hyundai EV 카드’를 내놓았고요.

캐피탈회사도 관련 상품 개발에 분주합니다. 현대캐피탈은 2022년 4월까지 현대차그룹 전기차 모델 5종을 리스·렌트하는 상품의 사전예약을 받고 있어요. KB캐피탈은 2021년 스웨덴의 프리미엄 전기차 전문 브랜드 폴스타와 전속 제휴 협약을 맺었습니다. 전기차 유행이 금융권 전체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글 jobsN 유소연
jobarajob@naver.com
잡스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