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에 못 이겨 조용히 낡아가던 집들이 새 주인과 전문가를 만나 바뀌어간다. 긴 세월이 남긴 칙칙함과 불편함을 걷어내고 화사한 봄을 맞은 서울 속 리모델링 집 넷을 만난다.

과거의 시간을 품은 고요하고 차분한 사유의 공간
시끄러운 도심 속 가만히 내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곳.
특이한 구조로 자리잡은 옛 주택의 모양을 그대로 이어받아
모노톤의 독특한 인테리어로 사색과 몰입을 위한 요새를 만들었다.


인테리어 리모델링으로 꾀한 공간의 반전
80년대에 지어진 2층짜리 붉은 벽돌 주택에는 반전이 숨어 있다. 검은색의 문을 통해 2층에 들어서면 복잡한 도시 풍경과 반대되는 차분한 모노톤의 컬러와 노출 콘크리트 인테리어가 요새처럼 펼쳐진다. 전 대학 교수이자 철학자인 건축주는 바쁜 일상 속 오롯이 사색에 몰입할 수 있는 도시 서원(書院)을 만들고 싶었다. 특이한 모양의 필지를 따라 지어진 집은 오히려 풍성한 공간을 만들기에 유리했다.


PLAN

우선 2층에서도 양측으로 뻗어 분리되어 있던 공간을 하나로 통합해 한쪽은 개인 화장실이 있는 아늑한 침실 공간으로, 다른 한쪽은 라운지와 미디어룸, 서재가 있는 넓은 공용 공간으로 구성했다. 많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도록 시원한 라운지를 만들기 위해 이전의 방 하나를 허물고 공간을 확장했다. 대수선 수준의 리모델링이 아닌 인테리어 중심의 리모델링이었지만, 연와조 건물의 구조적 불안정을 보완하기 위해 공간 중앙에 잭서포트를 신설하고 그대로 노출해 라운지의 포인트로 만들었다.


세 개의 방은 각각의 목적에 충실하게 꾸며졌다. 서재에는 크게 통창을 열어 마을의 조용한 경치를 감상할 수 있게 했고, 미디어룸과 침실에도 창을 적절히 적용하여 어두운 실내 공간을 자연광으로 물들이는 모습을 만들었다.


화동 사유지 시공 포인트

특이한 필지 때문에 탄생한 곡면과 애매한 예각. 죽은 공간이었던 기존 부엌의 코너는 합판을 이용해 라운드 곡면으로 처리하고 라운지에 어울리는 심플한 서비스 테이블을 만들었다.

침실 공간에는 작은 베란다와 베란다로 통하는 낮은 문이 있었다. 리모델링을 진행하며 베란다를 철거해 시야를 트이게 하고, 출입문은 창문으로 만들어 세련된 인테리어 요소로 활용했다.

평범하게 방수 처리된 초록색 옥상에 마사토를 깔아 자연의 풍경을 안은 색다른 옥상을 만들었다. 높은 건물이 없어 북촌 마을 일대와 정독 도서관의 우거진 나무숲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HOUSE PLAN
건물규모 ≫ 지상 1층, 지상 2층(공사 공간 - 지상 2층, 옥상)
거주인원 ≫ 1명
건축면적 ≫ 2층 - 71.03㎡(21.49평) / 옥상 - 75.06㎡(22.70평)
연면적 ≫ 120.01㎡(36.30평)
구조 ≫ 연와조
최고 높이 ≫ 8m
내부마감재 ≫ 벽 - 테라코트 노말 은회색 / 바닥 - 스완카페트 로얄큐
창호재 ≫ 자체제작, 원목
타일 ≫ 을지로 서린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가구 ≫ 제작가구(합판 + 던 애드워드 포터스 팜비치 블랙 스테인 도장)
조명 ≫ 동명전기 주문제작
문 ≫ 방킬라이 데크목, 합판 + 도장마감
설계·시공·감리 ≫ 더퍼스트펭귄 02-765-0401 http://t-fp.kr


취재_ 조재희 | 사진_ 홍기웅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2년 5월호 / Vol.279 www.uuj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