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고 고생 많았던 나..그래도 우승은 늘 고프죠"

임정우 2022. 3. 20.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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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골프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래머' 박인비
최근 '골프 황제' 우즈 입회한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 원해
성공 비결은 내 골프 집중하기
2013~2016년 전성기 시절엔
다른 선수 경기 지켜본 기억 없어
최근 퍼트감각 흔들려 훈련 매진
남은 시즌 1승 이상은 꼭 하고파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 입회 자격을 충족한 박인비는 25일 열리는 LPGA 투어 JTBC 클래식에서 우승에 도전한다. [사진 = 연합뉴스]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 헌액.'

전 세계 프로 골퍼 대부분의 최종 목표다. 통산 우승 횟수, 메이저 우승 횟수 등 가입 조건을 충족하는 게 쉽지 않은 만큼 그동안 이름을 올린 선수는 164명에 불과하다. 가장 최근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선수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다. 그는 지난 10일 입회식에서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프로 골퍼 우즈의 소감을 전하며 전 세계 골프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한국 선수 중 박세리가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가운데 뒤를 이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건 '골프 여제' 박인비(34)다. 메이저 7승을 포함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21승을 차지한 박인비는 2016년 LPGA 투어 명예의 전당에 가입한 바 있다.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 헌액도 유력하다. 가입을 위해 필요한 조건 중 만 45세 이상의 나이 규정을 제외하고 모든 것을 충족했기 때문이다.

박인비는 "만약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면 평생 기억에 남을 그 순간을 즐기고 싶다. LPGA 투어 명예의 전당에 가입했을 때는 슬럼프와 부상 등으로 힘든 시기를 겪었던 만큼 특별한 추억을 쌓지 못했다"며 "지금까지 내가 이뤄낸 모든 결과를 돌아보면서 스스로에게 정말 수고하고 잘했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또 그동안 수많은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에게 진심 어린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만 45세 이상이 되기 위해서는 10년이 넘게 남았는데 아직 어떤 소감을 전할지 상상이 안 된다"고 웃었다.

골프 여제라는 별명에서 알 수 있듯이 프로 골퍼로서 박인비가 이룬 업적은 엄청나다. 2007년 LPGA 투어에 데뷔한 그는 30세가 되기 전 프로 골퍼로서 이룰 수 있는 대부분을 달성했다. 모든 기록이 값지지만 가장 주목을 받은 건 커리어 그랜드 슬램(4개 메이저 대회 제패)이다. 2008년 US여자오픈에서 메이저 첫 우승을 차지했던 박인비는 2015년 8월 위민스 브리티시 오픈 정상에 오르며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완성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여자 골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프로 골프 역대 최초의 골든 커리어 그랜드 슬램까지 달성했다.

프로 데뷔 후 지금까지 항상 웃는 일만 가득했던 건 아니다. 박인비는 LPGA 투어 첫 우승 이후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하기까지 3년이 넘도록 이유를 알 수 없는 슬럼프에 빠져 마음고생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인비는 무너지지 않았다.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에게 집중하기 시작한 박인비는 2012년부터 무섭게 승수를 쌓으며 LPGA 투어 역사에 남을 정상급 선수가 됐다.

박인비는 "지금까지 골프를 치면서 다른 선수와 비교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슬럼프가 왔을 때를 돌아보면 저보다 잘 치는 선수들을 보면서 부러워하고 스스로를 나무랐던 것 같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내 골프에 집중하게 됐다. 경기력이 가장 좋았던 2013~2016년에는 다른 선수의 경기를 지켜본 기억이 없을 정도로 내 골프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과정을 거치면서 느낀 건 골프가 기대만큼 잘되지 않을 때 무너지지 않고 마음을 다잡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프로 골퍼로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슬럼프를 겪을 수밖에 없다. 당시엔 정말 힘들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슬럼프를 통해 한 단계 성장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올해로 LPGA 투어 16년 차가 된 박인비가 지금까지 투어를 할 수 있도록 도운 건 매년 다르게 하는 목표 설정이다. 그는 "1년, 5년, 10년이 지나며 내가 이루고자 했던 목표를 대부분 이뤄가면서 허탈한 마음이 들거나 골프가 즐겁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며 "언제부턴가 내 상황에 맞는 최선의 목표를 세우게 됐다. 그때부터 투어생활을 하는 게 즐거워졌고 LPGA 투어에서 16번째 시즌을 보내게 됐다. 올해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정말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3일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을 마치고 한국에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박인비는 17일 미국으로 떠났다. 2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스배드 아비아라 골프클럽에서 개막하는 JTBC 클래식을 시작으로 2022시즌 본격적인 우승 사냥에 나선다.

박인비는 "올해도 예년과 다르지 않게 우승을 목표로 설정했다. 주변에서 우승을 많이 했다고 하지만 아직도 여러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며 "정상에 오르지 못하더라도 최대한 많은 대회에서 우승 경쟁을 벌이면 좋겠다. 올 시즌 4개 대회를 치르면서 퍼트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최근 정말 열심히 연습했다. 남은 시즌 우승의 감격을 한 번 이상 맛볼 수 있도록 온힘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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