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6명 동의한 "테슬라 슈퍼차저 고속도로 휴게소 설치" 청원..설득력 있나?

테슬라, 슈퍼차저 네트워크

[데일리카 조재환 기자]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 ‘테슬라 슈퍼차저 고속도로 설치건’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올린 청원인은 “현대차의 초고속 충전기인 E-pit 충전기는 고속도로 휴게소에 설치되어 사용되고 있는 반면에, 테슬라의 슈퍼차저는 국토교통부의 불허로 설치되지 못해서 테슬라 오너들의 충전에 많은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인 또 “이건 공정을 중시하는 우리 대한민국의 정책에 반하는 정책집행 이라고 생각한다”며 “하루 속히 테슬라의 슈퍼차저도 고속도로 휴게소에 설치돼서 수많은 테슬라 오너들의 충전불편을 해소시켜 달라”라고 썼다.

해당 청원은 18일 오후 12시 현재 396명이 동의했다.

테슬라 슈퍼차저 네트워크

■ 국토교통부가 설치 불허?..충전기 설치 허가 권한 없다

“테슬라의 슈퍼차저가 국토교통부의 불허로 고속도로 휴게소 내 설치되지 못했다”라는 청원인의 주장은 사실일까?

우선 국토교통부는 테슬라의 슈퍼차저 설치에 대한 승인 권한이 없다. 특히 전기차 충전 인프라와 관련된 부서도 운영하지 않는다.

자동차와 관련된 국토교통부 부서는 크게 자동차정책과, 첨단자동차과, 자동차운영보험과 등으로 나뉜다. 고속도로나 모빌리티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별도 부서도 있다.

서울 왕십리 테슬라 슈퍼차저에서 충전중인 테슬라 모델 3

자동차정책과는 자동차 안전 기준, 안전하자심의, 튜닝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첨단자동차과는 자율주행차 상용화 업무 등을 담당한다. 자동차운영보험과는 자동차 경매, 사고피해지원 관련 업무 등을 처리하고 있는 부서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설치 계획이나 운영 등을 맡는 정부 부처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 등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설치 로드맵을 주로 마련하고 있고, 환경부는 기존에 설치한 전기차 충전기 유지관리 등을 맡고 있다.

고속도로 휴게소 내 전기차 충전소 운영을 추진한 곳은 국토교통부가 아닌 한국도로공사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9년 한국도로공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2년 동안의 준비 및 공사 기간을 거쳐 지난해 4월부터 E-pit 운영을 고속도로 휴게소 중심으로 시작했다. 이 때 환경부 등 정부부처로부터 받은 보조금은 없다.

테슬라코리아와 한국도로공사 등은 이후 3년 간 별도로 고속도로 휴게소 내 슈퍼차저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테슬라코리아는 고속도로 휴게소가 아닌 복합 쇼핑몰, 숙박시설 등을 중심으로 설치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전기차 초고속 충전기 이-피트(e-pit)

■ 고속도로 휴게소에 없는 테슬라 슈퍼차저, 공정하지 않나?

고속도로 휴게소 내 테슬라 슈퍼차저 부재는 공정을 중시하는 대한민국 정책에 반하는 것일까?

현대차그룹 E-pit은 전국에 있는 모든 고속도로 휴게소에 설치되지 않았다. E-pit이 설치된 곳은 화성휴게소, 안성휴게소, 음성휴게소, 횡성휴게소, 내린천휴게소, 문경휴게소, 군산휴게소, 칠곡휴게소, 함안휴게소, 문산휴게소, 함평나비휴게소 등 총 12곳이다. 여기에 도심형 E-pit 충전소 수까지 함치면 18일 기준 20곳도 채 되지 않는다.

국내 테슬라 슈퍼차저 충전소 수는 18일 현재 74곳에 달한다. E-pit 대비 약 4배 이상 많은 숫자를 갖고 있다. 현재 국내에 새롭게 설치될 슈퍼차저 충전소 수는 46곳에 이른다. 빠르면 연내에 국내 테슬라 슈퍼차저 충전소 수는 100곳이 넘을 전망이다.

현대차그룹 을지로 센터원 E-pit 전기차 충전소에 충전중인 아이오닉 5

특히 테슬라는 환경부, 한국전력 등이 운영하는 급속충전소와 호환이 가능한 충전 어댑터(CCS 콤보1, 차데모)를 판매했다. CCS 콤보 1 어댑터의 경우, 초기 호환성 관련 논란이 짙었지만 현재 이와 관련된 논란은 점차 가라앉은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 운영중인 모든 E-pit 충전소들은 테슬라 등을 포함한 모든 전기차의 어댑터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어댑터를 활용한 테슬라 차량의 충전 속도는 슈퍼차저보다 느린 단점은 있다. 하지만 약 20분 정도 충전하면 충분히 원하는 목적지나 다음 충전 목표 장소까지 접근할 수 있다. E-pit이 테슬라 소유주의 충전 불편을 초래하는 원인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여기서 나온다.

일부 테슬라 차주들은 고속도로 휴게소 내 슈퍼차저 설치보다, 지역별로 균등한 슈퍼차저 설치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최근 신도시 개발이 한창 이뤄지고 있는 남양주에 슈퍼차저 수가 한기도 없다는 하소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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