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이슈] 아프간 탈레반에 9조원 무기 남긴 미군

인교준 2022. 4. 2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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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한 미군이 현지에 70억 달러(약 9조 원) 규모의 무기를 두고 온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미 의회가 요청한 국방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2005년부터 2021년 8월까지 모두 186억 달러 상당의 무기와 군사 장비를 아프간 정부군(ANDSF)에 지원했고, 철군이 완료됐던 작년 8월 30일 기준으로 71억2천만 달러 규모의 장비를 현지에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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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한 미군이 현지에 70억 달러(약 9조 원) 규모의 무기를 두고 온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미 의회가 요청한 국방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2005년부터 2021년 8월까지 모두 186억 달러 상당의 무기와 군사 장비를 아프간 정부군(ANDSF)에 지원했고, 철군이 완료됐던 작년 8월 30일 기준으로 71억2천만 달러 규모의 장비를 현지에 남겼습니다.

미군은 수도 카불 국제공항에 있던 전투기 78대는 철군하기 전 작동 불가능한 상태로 파괴했으나 9천524기의 공대지 무기는 그대로 뒀다고 합니다. 군용차량 9만6천 대 중 4만 대는 아프간군에 넘어갔고, 30만 기 이상의 무기와 통신·감시·폭발물 탐지 장비 대부분도 그대로 뒀습니다.

보고서에는 미군이 현재 탈레반의 수중에 들어간 무기를 수습하거나 파괴하기 위해 아프간으로 돌아갈 계획은 전혀 없다고 적혀 있습니다.

아프간 철군 당시 미군이 대량의 무기를 회수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이전에도 보도됐으나, 정확한 규모가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작년 10월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아프간 무기상들이 미군이 남긴 권총과 수류탄 등을 파키스탄에 팔아넘기고 있다고 전하면서 "실패한 아프간 20년 전쟁의 또 다른 대가"라고 표현했습니다. CNN은 이번 보고서 공개를 통해 "혼란스럽고 성급했던 아프간 철수에 다시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탈레반은 지난 2월 "미군이 철수하면서 두고 간 81대의 헬리콥터와 항공기 가운데 절반을 수리했다"며 "30만 정 이상의 소형무기와 2만6천 개의 중화기, 6만1천 대의 군용 차량을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미국이 아프간을 위해 비축했던 무기 일부가 우크라이나로 넘어간 것으로도 파악됐습니다.

미 국방부는 의회에 보낸 보고서에서 아프간에 배치했던 Mi-17 헬리콥터 5기를 유지 보수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로 옮겼다가, 올해 1월 공식 이전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1천500만 발의 소총 탄환과 9만9천 개의 고성능 수류탄, 11만9천 발의 82mm 박격포탄 등도 우크라이나에 지원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등이 대거 무기를 지원하는 우크라이나가 '거대한 무기 블랙홀'이 될 수 있다고 CNN이 미국의 군사 정보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는데요.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대(對)탱크, 대공 무기 등을 추적할 방법이 거의 없어 해당 무기들이 장기적으로 엉뚱한 이들에게 흘러갈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가장 우려가 되는 것은 이동성 무기로,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요구로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인 '재블린'과 대공 미사일인 '스팅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스팅어는 옛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을 때 미국이 반군에 지원했던 대표적 무기인데, 차후 정세가 바뀌면서 스팅어는 이슬람주의 무장세력의 주요 무기로 바뀌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국제앰네스티는 2017년 비밀해제된 미 국방부의 회계 감사 자료 분석 후 펴낸 보고서에서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해 이라크에 지원된 무기와 군용품의 행방을 미군이 정확히 추적하지 못한다고 지적한 바 있는데요.

미 의회는 이슬람국가 사태가 심각해지자 이라크군과 쿠르드 페슈메르가, 수니파 민병대를 돕기 위해 2015년 이라크훈련·무장펀드(ITEF)를 조성해 그해 16억 달러, 이듬해 7억150만 달러의 예산을 배정해 개인화기를 비롯해 박격포, 탄약, 군용트럭·중장비, 무선통신 장비, 전투 헬멧, 전투화, 화생방 장비 등 다양한 무기와 군수품을 지원토록 했었습니다.

인교준 기자 박혜영 인턴기자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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