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행기를 타고 가는데 갑자기 기장이 쓰러졌어요. 비행기에는 당신밖에 없고 당신은 당연히 비행기를 몰 줄 모릅니다. 아래는 망망대해. 어떻게든 비행기를 육지로 몰아 착륙시켜야 살 수 있죠. 그리고 그걸 해낼 사람은 이 세상에 당신밖에 없습니다.

이런 영화보다 더 황당한 상황이 얼마 전 미국에서 진짜로 일어났습니다. 경비행기 조종사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지면서 아무 것도 모르는 승객이, 바다로 곤두박질 치는 비행기 안에 남겨진 겁니다. 근데 비행의 비 자도 모르는 이 승객, 추락하는 비행기의 조종간을 붙잡고 조종을 시작하더니 인근 공항 활주로에 비행기를 착륙시킵니다. 비행기도, 사람도 털끝 하나 다치지 않은 말 그대로 기적의 착륙이었습니다.
영화보다 더 극적인 기적의 착륙

지난 5월 10일 정오 무렵. 미국 플로리다 동부의 항공관제탑에 무전이 도착했습니다.
비상상황입니다.조종사가 말을 잘 못하고 의식을 잃었어요. 나는 비행기를 운전할 줄 모릅니다."

놀란 관제사가 물었습니다.
관제사
"지금 어디인가요?"
승객
"전혀 모르겠어요. 제 앞에 플로리다 해안이 보여요. 그것밖에는 모르겠어요."
관제탑은 발칵 뒤집혔죠. 근데 불행 중 다행인게요, 무전을 받은 관제사가 비행기 조종법을 가르치는 비행교관이기도 했거든요. 관제사는 해당 기종의 조종석 사진을 찾아들고 승객에게 차근차근 비행기 모는 법을 알려주기 시작했습니다.

관제사
"비행기 날개의 수평을 유지하고 북쪽이든 남쪽이든 해안을 따라 계속 비행하세요. 우리가 곧 당신의 위치를 알아낼게요."
마치 비행실습이라도 하듯이 침착하게 관제사의 안내를 받아 비행기를 조종한 승객은 바로 이 사람 대런 해리슨씨. 사건이 벌어졌을 때 해리슨씨는 경비행기 뒷좌석에 이렇게 맨발을 뻗은 채 쉬고 있었습니다. 바하마에서 낚시여행을 마친 뒤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거든요. 그때 갑자기 파일럿이 두통을 호소하더니 쓰러져버렸고 해리슨씨가 조종석으로 건너가는 그 순간 비행기는 바다를 향해 무려 800m나 곤두박질치기 시작했죠.

생사를 오가는 그 짧은 순간. 해리슨씨는 침착하게 관제탑과 교신을 시도합니다. 관제사가 비행기의 위치를 파악하고 지시를 내리는 동안 그는 조종간을 잡아당겨 비행기가 추락하는 걸 멈췄고, 좌우 날개의 균형을 잡은 뒤 비행기를 인근 공항으로 몰아갔습니다. 이어 활주로를 발견한 뒤에는 공항 관제사의 지시에 따라 고도를 낮춰 무사히 착륙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이 착륙을 지켜본 모 항공사 기장과 관제사의 대화입니다.
기장
"승객이 비행기를 착륙시켰다고 한건가요?"
관제사
"맞습니다"
기장
"세상에, 대단하군요."
관제사
"처음 해본 거랍니다."

무사히 비행기를 착륙시킨 해리슨씨는 그제서야 심장이 미친듯이 뛰었다고 합니다. 뒷좌석에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있는 조종사 생각이 난 것도 그때였어요. 다행히 이 조종사는 공항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의식을 되찾았습니다. 추락하는 비행기에서 믿기지 않을만큼 침착하게 행동한 해리슨씨 덕분에 조종사도, 해리슨씨 본인도 목숨을 건진 겁니다. 무엇보다 도심 한복판에 비행기가 추락하는 대참사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추락하는 비행기를 구하는 건 슈퍼맨이나 하는 일인 줄 알았는데 평범한 여행객이 액션스타처럼 멋지게 해피엔딩을 만들었네요. 어떤 상황에서도 침착함과 용기만 잃지 않는다면 누구나 영웅같은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됩니다. 우리 사는 세상을 따뜻하게 지켜주는 건 영화 속 어벤져스가 아니라 해리슨씨처럼 침착함과 용기로 위기를 돌파해내는 우리 주변의 ‘작은 영웅’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