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출신 첫 고법 판사 11명 탄생..생계곤란 법조인도 속출

■ 변시 13년만에 첫 배출
서울고법 원외재판부 등 배치
대다수가 재판연구원 경력자
11명 중 8명은 ‘SKY’ 출신
변호사 3만명 시대 도래하며
일부는 소득 月350만원 그쳐
지난 2009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제도가 도입된 지 13년 만에 로스쿨 출신 법조인들이 처음으로 고등법원 판사로 임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11명 중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이른바 ‘스카이’ 출신은 8명으로, 사법시험 폐지 이후에도 판사 사회에서 학벌 체제가 공고히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률 시장 한편에선 변호사 수가 3만 명을 넘기면서 생계 곤란에 놓인 법조인이 다수 발생하고 있어 로스쿨 도입에 따른 민·관 법조인 간 명암도 엇갈리고 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이달 정기인사에서 로스쿨 출신 판사 11명을 고등법원 판사로 임명했다. 이들은 서울고법 원외재판부와 대구·부산·광주고법, 특허법원 등에 각각 배치된다. 변호사시험 1회 출신으로 김범진(서울고법)·장태영(서울고법)·이승엽(대구고법)·김선희(부산고법)·정예지(부산고법)·강영희(부산고법)·정기종(부산고법)·김우진(광주고법)·한지윤(특허법원) 판사가, 변호사시험 2회 출신으로 구경모(부산고법)·차기현(광주고법) 판사가 고등법원 판사로 지명됐다. 고등법원은 1심 합의부에서 올라온 사건의 항소심을 담당해 사회적으로 주목도가 높거나 사건이 복잡한 민·형사 사건 등을 주로 담당한다. 특허법원도 특허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설립된 전문 법원으로 고등법원에 속한다.
이번에 임용된 판사들은 대다수 고등법원에서 재판 업무를 보조하는 재판연구원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어 실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황귀빈 서울지방변호사회 공보이사(변호사)는 “고등법원 판사직은 법관들 사이에서 선호되는 자리”라며 “법조인력 양성제도 변화에 따라 도입된 로스쿨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관(官)의 영역과 달리 민간 법률 시장에선 올해 ‘변호사 3만 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포화 상태에 다다르고 있다. 지난 2009년 1만1016명이던 변호사 자격증 소지자는 올해 3만1292명으로 급증했다. 이 때문에 로스쿨 도입 초기만 해도 세후 500만 원 수준이던 초임 변호사 급여는 최근 350만 원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로스쿨 출신 변호사는 “소송 수임료도 200만~300만 원 선까지 낮아졌는데 한 사건에 통상 100시간씩 투입하는 걸 고려하면 변호사들이 최저 시급을 받는다는 게 우스갯소리가 아니다”라고 했다. 수천만 원의 로스쿨 학비를 빚으로 부담한 변호사들이 취업 이후에도 생계 곤란을 호소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전언이다. 법조계에선 검사와 판사 출신 전관 법조인들이 고액 수임료를 받고 있는 것과 달리 변호사 과다 공급으로 변호사들의 처우는 더욱 열악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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