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안 익었다"며 계단에 밀고 수차례 폭행..30대 징역형

2022. 2. 2.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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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폭행·정통망법 위반 등 혐의
징역 8개월·벌금 20만원 선고
피해자가 합의 거절하자 괴롭힘 계속
'싸운 후 법적 책임 불문' 각서도 강요
피해자 가게에 전화 걸어 업무방해도
주문후 연락 피하며 치킨값 지불 회피
치킨 관련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자신이 주문한 음식이 익지 않았다는 이유로 가게 주인을 폭행한 뒤 합의를 종용한 손님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이 남성은 폭행 이후에도 피해자의 가게에 수차례 전화해 영업을 방해하고 음식을 시킨 뒤 값을 지불하지 않는 등 피해자를 지속적으로 괴롭혔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12단독 이동욱 판사는 지난달 12일 폭행,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로 3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8개월과 벌금 2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치킨집을 운영하는 피해자의 치킨이 제대로 익지 않았다는 점을 꼬투리 잡아 피해자를 두 차례 폭행하고 피해자에게 10차례 장난전화를 걸고 휴대폰 문자메시지 등으로 35회 불안감을 유발하는 문언을 반복적으로 전송하고 허위 주문을 하는 등으로 피해자를 괴롭히고 업무를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로 인해)피해자는 엄청난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지만, 피고인은 피해자와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따라서 피고인에게 상당 기간의 징역형 선고는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늦게나마 법정에서 범행 전부를 자백하고 잘못을 반성하게 된 점, 지금까지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사처벌을 받은 전과가 없는 점 등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과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들을 종합해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2020년 9월 A씨는 B(21) 씨가 운영하는 음식점에서 치킨을 주문했다가 치킨이 제대로 익지 않았다며 사과와 환불을 요구했다. 이에 B씨는 음식 상태를 확인하고 환불을 해주기 위해 서울 중랑구에 위치한 피고인의 집을 찾아갔지만, A씨는 “이걸 먹으라고 갖고 왔나”며 갖은 욕설을 퍼부은 뒤 B씨를 밀어 넘어뜨렸다. B씨가 신음 소리를 내며 넘어지자 A씨는 구급차를 불러주겠다며 112와 119에 신고했다.

그러나 A씨는 경찰·소방 신고에 사양하며 돌아가려는 B씨의 팔을 수차례 잡아당기는 등 그가 나가지 못하도록 막기 시작했다. 이윽고 A씨는 B씨가 아파트 복도를 나가지 못하게 막다가 계단 부근에서 붙잡고 있던 팔을 놓아 B씨가 계단 아래로 굴러 떨어지게 했다.

같은 날 오후 A씨는 치킨값을 돌려주기 위해 찾아온 B씨에게 앞서 있었던 일들에 대한 합의를 시도했다. 하지만 B씨가 이를 거절하자 또 다시 싸움으로 번졌다. A씨는 B씨에게 “서로 싸움을 해도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내용의 각서를 쓰고 싸우자”며 “거부하면 본사에 민원을 넣겠다”고 협박했다. 협박에 이기지 못해 B씨가 각서에 서명을 하는 순간 A씨는 B씨의 얼굴을 두 차례 때리고 멱살을 잡은 뒤 때릴 듯이 위협했다.

이후에도 A씨는 B씨에 대한 지속적인 괴롭힘을 이어갔다. A씨는 자신이 폭행한 것을 합의하는 제안을 B씨가 거절하자 그가 운영하는 가게에 10차례 이상 전화를 걸고 바로 끊는 등 B씨의 가게 운영을 방해했다.

이와 더불어 A씨는 B씨에게 ‘그쪽이 나한테 소리지르고 욕하던 일부 통화 녹음 파일만 보내주겠다. 이것도 본사와 다음 경찰 취조 때 제출할 거니 알고 있으라’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뒤 맞고소를 예고했다. A씨는 ‘일 크게 만들기 싫으면 생각해보고 연락 주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등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였다. 그는 이 같은 협박성 메시지를 총 35회 전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A씨는 B씨의 가게에서 치킨을 주문한 뒤 B씨가 자신의 자택에 도착하자 문을 열어주지 않고 연락을 피하는 등 치킨 값을 지불하지 않았다. 당시 A씨는 B씨에게 ‘주문하지 말라고 했는데 왜 주문을 했냐’는 B씨의 질문에 “돈을 받으려면 집으로 올라와라”고 말해 업무 방해를 했다.

A씨는 B씨에 대한 괴롭힘 외에도 경찰 업무를 방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6월 서울 동대문구의 한 상가 입구에서 ‘술에 취한 손님이 나가지 않는다’는 경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대원이 자신의 잠을 깨운다는 이유로 그의 손을 잡아 벽으로 밀치고 턱을 때렸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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