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다락방은 있는데 계단이 없다?! 그래서 천장을 뚫어버렸습니다..


오늘의집 @sy_dain_ 님의 집들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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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한 아이의 엄마이자,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교사입니다. 가르치는 것이 즐겁고, 학생들과 대화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아해요.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내향적 성격이어서인지 바깥에서 무수히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수업하고 대화하다 보면, 집에 왔을 땐 녹초가 되어 있어요. 저도 모르는 사이에 제 에너지를 모두 쏟아내고 오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퇴근하고 집에 오면, 집은 저에게 온전한 휴식 공간이 됩니다. 그래서 집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정돈된 집에서 쉬지 않으면 온전히 쉰다는 느낌이 안 들고, 해야 할 일을 미루고 있다는 찜찜함이 있어요.

대신, 주말에는 남편, 아이와 함께 정말 열심히 바깥으로 돌아다니는 편입니다. 주말에는 거의 집에 있지 않아요. 여행도 좋아하는 편이어서, 제 인스타그램 피드에는 여행 사진도 많습니다.

인테리어에 대한 생각

어릴 때부터 '새롭고 독특한 공간'이 주는 매력을 참 좋아했어요. 예전에 인기 있었던 '거침 없이 하이킥', '지붕 뚫고 하이킥'같은 시트콤을 보면, 개구멍을 통해 드나드는 방이라던가 소방서 출동봉이 있는 다락방 등이 나오잖아요. 그게 참 부러웠어요. 집이 재미있는 공간이면, 집에 머무는 동안 늘 즐거울 수 있으니까요.

결혼을 하고 내 집을 갖게 되면서 인테리어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지만, 그런 매력적인 공간을 집 안에 실제로 만들기는 쉽지 않더라고요. 다락방이 있는 집을 고른 것이나 아이방에 그네를 설치한 것, 작은 비밀 문을 만들어 놓은 것 등은 그런 매력적인 공간을 만들기 위한 나름의 노력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도면

그런 제 나름의 취향을 반영하기 위해 인테리어 전체를 인테리어 업체에 맡기지 않고, 모든 과정을 직접 계획하고 거기에 맞게 전문업자 분들을 불렀어요. 철거 따로, 목공 따로, 타일 따로, 도배 따로, 필름 따로 이렇게요. 그리고 수전이나 타일 등의 자재 등은 을지로에 가서 직접 수량을 계산하여 구매하였습니다. 복잡하긴 하지만 재미있었고, 그렇게 완성된 집을 보니 정말 내가 만든 집이라는 기분이 들어 참 좋았어요. 결국 인테리어는 내 취향을 알아가는 과정이자 그 결과물이 아닐까 생각해요.

저희 집을 보여드릴게요.

거실

저희 집 거실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다락방으로 올라가는 계단이에요. 제일 꼭대기 층이라 다락방이 있거든요. 원래는 계단 대신 줄을 잡아당겨서 내리는 사다리가 있었는데, 조금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인테리어할 때 계단을 설치했어요.

천장 벽을 뚫는 대공사라 조금 걱정했지만, 그래도 결과물을 보니 튼튼하고 예뻐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계단을 개방감 있게 만들어서 답답한 느낌도 없고요. 복층집만이 가지는 특별한 분위기는 계단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현관에서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곳이 거실이라, 답답한 느낌을 주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가급적 많은 소품이나 가구는 배치하지 않았고, TV도 두지 않았습니다. 대신 집이 단조롭게 느껴질까 봐 가구 배치를 조금씩 자주 바꾸는 편이에요.

이 사진은 얼마 전 거실 가구 배치를 바꾸기 전의 모습이에요. 거실장이 없으니 또 색다른 느낌이 들죠?

계단이 있다 보니 계단 밑 공간을 활용하기가 조금 애매한 점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가구 배치를 더 여러 가지로 고민하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물론 집에서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격도 한몫하는 것 같긴 합니다.) 여러 가지 시도를 하다가 마음에 드는 가구 배치를 발견했을 때, 그 기쁨이 두 배가 되는 것 같아요.

소파 뒤에는 이렇게 간단히 커피를 마시고 책을 읽을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요. 아이가 학습지나 유치원 숙제를 할 때에도 보통 여기에 앉아서 해요. 남편이 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주방

저희 집 주방의 가장 큰 특징을 꼽자면, 타일 시공을 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사실 타일을 좋아해서 이전에 살던 집에서도 흰 직사각형 타일을 주방에 시공했었는데, 금세 질리기도 하고, 타일 줄눈에 음식이 튀거나 이물질이 생기면 잘 지워지지 않아 닦는 데에 애를 많이 먹었어요. 타일이 생각보다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고 느꼈고, 다음에 집을 꾸미게 된다면 타일 없이 주방을 꾸며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주방 공사를 할 때, 기존에 있던 타일을 모두 철거하고 석고보드를 한 장 덧대어 벽면을 매끈하게 만든 다음, 간단한 기초 작업을 거쳐 페인트 칠로 마무리했어요.

이렇게 하니 주방 벽 관리가 훨씬 쉬웠어요. 음식이 튀거나 기름때가 끼어도 걸레로 슥슥 닦아주면 말끔하게 정리가 되었습니다. 혹시 화기에 취약하지 않을까 싶어 인덕션이 있는 부분만 얇은 유리 판을 댔습니다. 관리가 쉬운 점도 마음에 들었지만, 분위기 전환을 하고 싶을 때, 벽면에 페인트칠만 다시 해서 색을 바꾸면 주방 분위기를 확 바꿀 수 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지금은 짙은 민트색을 칠한 상태이고, 요즘엔 옅은 핑크로 다시 칠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벽면 색으로 포인트를 주다 보니, 그 외의 공간이나 소품에 색이 많으면 산만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아서 나머지 가구나 소품은 대부분 흰색이나 따뜻한 느낌이 주는 우드톤의 소품으로 통일하였습니다.

주방도 단순히 '엄마'의 공간이라기보다는 '가족'의 공간으로 느껴지게 꾸미고 싶었어요. 실제로 요리는 주중엔 제가 많이 하지만, 항상 식사 후 뒷정리와 설거지는 남편이 하고 주말에는 남편이 식사 준비까지 하고 있어요. 아이도 주방에서 엄마, 아빠와 많은 것들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아이에게도 주방은 단순히 밥을 먹는 곳이라기보다는 가족과 함께하는 곳으로 느껴진다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침실

침실은 저희 집에서 가장 심플한 곳입니다. 침대 외에는 별다른 가구나 소품이 없어요. 아이가 밤에 읽을 책 몇 권과 노트북 정도만 있습니다. 오로지 '잠'을 위한 공간이라 그 기능에 충실하고자 노력했어요. 제가 쉴 때는 보통 누워있는 편이라, 복잡한 바깥의 생각을 침실로 가져오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침구는 무채색을 좋아해서 일 년의 대부분을 흰색 커버로 버티고(?) 있습니다. 겨울에는 흰색이 조금 춥게 느껴져서, 그레이로 종종 바꾸기도 해요.

침구를 그레이 컬러로 바꾸었을 때의 모습입니다. 확실히 침실은 침구에 따라 느낌이 확 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침대 옆 책상은 노트북 혹은 태블릿을 사용하는 공간으로 활용합니다. 여기서 책을 읽거나 펀치니들 같은 취미생활을 해요. 그리고 방학 동안 밀린 일들을 하기도 하죠.

부부 침대와 아이 침대가 함께 들어와 있다 보니 공간이 아주 여유 있는 편은 아닙니다. 아이가 조금 더 크면 아이 방으로 아이 침대를 옮길 계획을 가지고 있어요. 그러면 이 공간이 또 새롭게 바뀌지 않을까 생각해요.

아이방

아이가 아직 유치원생이라 작은 가구들 위주로 채워져 있어요. 아이가 커갈수록 수납장도 자꾸 늘어나게 되는데, 수납장을 벽에 붙이니 지저분하고 답답한 느낌이 들어 카페 카운터처럼 방 중간을 가로지르게 놓아 보았어요.

그 옆에 있는 그네는 제가 직접 만든, 저의 야심작입니다. 아이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그네를 정말 좋아했는데, 놀이터에 가면 늘 큰 아이들이 그네를 독차지하듯 놀고 있어 아이가 속상해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래서 집에 그네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겁도 없이 직접 그네를 만들게 되었어요.

인터넷에서 목재를 원하는 길이만큼 주문할 수 있어서 그리 어려운 작업은 아니었습니다. 원하는 크기와 모양의 목재들만 잘 구입하면, 그네 줄을 꿰어 천장에 연결하는 건 30분도 걸리지 않았어요. 또, 인테리어를 할 때, 목수님께 천장에 튼튼한 고리를 달아달라고 말씀드려서 콘크리트 기둥에 쇠고리를 단단히 고정해 놓았기 때문에, 그네가 바닥에 떨어질 염려도 없어요. 줄 길이만 줄이면 그네 높이도 조절할 수 있어, 아이가 지금도 재미있게 잘 타고 있습니다.

벽에 페인트도 직접 발랐는데, 철 가루가 들어간 칠판 페인트예요. 자석을 붙일 수 있어서, 자석 칠판이 따로 필요 없더라고요.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여러 자석 소품을 붙일 수 있어요. 방에 자석 칠판을 들이면 칠판이 차지하는 공간이 꽤 큰데, 그 공간을 절약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그리고 아이 방의 문에는 작은 문이 하나 더 뚫려 있습니다. 인테리어를 할 때, 목수님께 부탁드려서 작은 문을 하나 더 만들었어요. 비밀의 문 같이요. 아이가 많이 어렸을 때에는 그 문으로 다녔고, 지금도 자주는 아니지만 종종 그 문을 통해 다니며 즐거워합니다.

다락방

현재 다락방은 아이와 남편이 휴식하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어요. 저는 자투리 짐들을 올려놓으러 갈 때를 제외하고는 거의 가지 않고, 남편은 아이와 놀아줄 때 주로 올라갑니다. 엄마가 알면 좋아하지 않을 것 같은, 아이 나름의 일탈을 아빠와 이곳에서 즐기는 것 같아요. ㅋㅋ (게임이라던가, 컵라면 먹기 등)  요즘엔 남편이 16비트 레트로 게임기를 장만해서 올려다 놓고, 슈퍼마리오 같은 게임을 아이와 틈틈이 하더라고요.

아이가 엄마의 잔소리를 떠나 마음 편히 쉬는 곳이니만큼 저도 크게 간섭하지 않는 편입니다. 아이의 자질구레한 장난감이나 이제는 시시해져 버린 동화책 등등이 있는 공간이라 아주 깔끔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늑함이 느껴지게 꾸며 놓았어요.

욕실

욕실은 건식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욕실 바닥에 난방이 들어오기 때문에, 샤워하며 바닥이 물바다가 되어도 금세 말라서 사라지고, 한겨울에 맨발로 들어가도 늘 따뜻하고 뽀송뽀송해서 좋아요. 타일로 바닥을 깔았기 때문에, 건식이지만 물청소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수전은 모두 골드 컬러로 통일했고, 세면대와 거울은 우드 소재를 사용했습니다. 우드이지만 욕실용으로 제작된 것들이라 물에 오래 닿아있어도 썩거나 색이 변하지 않아요.

인테리어 업체를 끼고 공사한 것이 아니라, 타일과 수전, 세면대, 욕조, 변기 등을 하나하나 다 골라 배치하는 일이 상당히 복잡하고 힘들었습니다. 욕조 크기가 그렇게 제각각인지, 변기 종류가 그렇게 많은지 태어나서 처음 알았어요. 손이 많이 갔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만큼 애착도 많이 가는 곳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집'에 대해 하고 싶은 말

인테리어를 한 지도 5년이 지났어요. 그래서 요즘 유행하는 인테리어와는 멀어 보이는 공간도 있고, 인테리어 업체에 맡긴 것이 아니기 때문에 완성도가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공간이 우리 가족의 삶에 맞춰지고, 우리 가족의 삶도 이 공간에 맞춰져간다는 느낌이 들어서 참 좋아요.

집을 꾸미면서 제 취향을 새롭게 알아가기도 합니다. 내가 이런 구조를 좋아했구나, 나는 이런 색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구나. 이런 것들을 알아가는 게 아직도 새롭고 재미있어요. 우리 가족의 삶과 취향에 맞춰 집을 계속 꾸며나가니 애착도 많이 생기고요. 앞으로도 우리 가족의 많은 순간들을 이 공간 속에서 만들어가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