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윤석열 정부, 우리 정부 성과 전면 부정..언론 때로 편향적"
[경향신문]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새로 출범하게 될 윤석열 정부가 “우리 정부의 성과를 전면적으로 부정한다”고 비판했다.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에 불만을 나타낸 데 이어 새 정부를 향해 또 다시 날을 세운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총 22권에 달하는 문재인 정부 국정백서 발간에 참여한 국정과제위원회 인사들과 청와대에서 한 오찬에서 “방대한 국정자료와 통계자료들을 다 포함한 국정백서를 남기게 됐기 때문에 이 자료들은 앞으로 이어지는 다른 정부들과 비교를 하게 될 것”이라며 “특히 다음 정부의 경우에는 우리 정부의 성과를 전면적으로 거의 부정하다시피 하는 가운데 출범을 하게 됐기 때문에 더더욱 우리 정부의 성과, 실적, 지표와 비교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와 많은 점에서 국정에 대한 철학이 다르다고 느끼고 있다”며 “그러나 철학이나 이념을 떠나서 오로지 국민과 국익, 실용의 관점에서 우리 정부가 잘한 부분들은 더 이어서 발전시켜 나가고, 우리 정부가 부족했던 점들은 그것을 거울삼아 더 잘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방대한 국정기록은 우리들끼리 남기는 기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미래의 정부들에게 계속해서 지침이 되고 참고가 된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 발언은 전날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가 ‘문재인 정부 뒤집기’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나왔다. 문 대통령이 임기 중 이룬 업적을 부정당했다고 느껴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인 지난 3월28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우리의 부족한 점들 때문에 우리 국민이 이룬 자랑스러운 성과들이 부정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역사가 총체적으로 성공한 역사라는 긍정의 평가 위에 서야 다시는 역사를 퇴보시키지 않고 더 큰 성공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인수위는 전날 국정과제를 발표하며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재정 정책·법 집행·남북 관계·원전 감축 등을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같은날 “새 정부의 국정과제는 ABM(Anything But Moon, 문재인 정부 정책 말고는 뭐든지), 문 정부가 추진해온 정책과 성과를 모두 부정하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퇴임을 앞둔 문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각을 세운 것은 처음이 아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방송된 손석희 전 JTBC 앵커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관련해 “개인적으로 별로 마땅치 않게 생각된다”며 “집무실을 옮기는 것이 국가 백년대계인데 어디가 적지인지 여론 수렴도 해보지 않고, 게다가 안보 위기가 가장 고조되는 정권교체기에 ‘3월 말까지 국방부 나가라’ ‘방 빼라’ ‘우리는 거기서 5월10일부터 업무를 시작하겠다’는 식의 일 추진이 정말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답변에서는 “국가의 백년대계를 토론 없이 밀어붙이면서 소통을 위한 것이라고 하니 무척 모순적이라고 느껴진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찬에서 노무현 정부를 예로 들어 국정기록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은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 역사가 알아줄 것’이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았다”며 “그렇지만 실제로 그 말대로 됐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노무현 정부의 성과, 노 대통령의 업적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높이 평가되고 있다”며 “노무현 정부가 국정기록을 통해서 당시의 국정자료와 통계자료들을 남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 통계자료와 지표들은 다음 정부, 그 다음 정부와 늘 비교가 됐다”며 “그 비교를 볼 때마다 ‘노무현 정부가 민주주의뿐만 아니라 경제에서도, 안보에서도 훨씬 유능했구나’라는 사실을 사람들이 점점점 많이 알게 되고 평가가 높아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임기 중이나 퇴임 직후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당한 평가를 받았지만, 많은 기록을 남겼기에 뒤늦게나마 제대로 된 평가를 얻고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그때에 비하면 굉장히 여건이 좋아졌다”며 “우리 스스로 우리가 이룬 성과에 대해 자부하고 있고, 세계에서도 객관적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객관적 지표와 국제적 평가는 문재인 정부의 대한민국이 최고 국격과 최대 국력 시대였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언론을 향한 불만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결국은 역사는 기록”이라며 “기록돼야만 역사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금은 우리의 국정이 항상 공개되고 언론에 취재되고 있어서 모든 것이 기록될 것 같지만 언론은 취사선택해서 취재하고 보도할 뿐”이라며 “때로는 편향적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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