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의 테루아르와 과학] 산화시킨 차, 발효시킨 차..그 속에 색·맛·이야기가 있다

이와 달리 서양에서는 찻잎을 완전히 산화시켜 검은색이 나는 'Black tea'를 주로 만들어 마신다. 한국에서는 이런 종류의 차가 물에 녹아 붉은색을 띠기 때문에 '홍차'라고 부르지만, 서양인에게 'Red tea'라고 이야기하면 보통 루이보스티를 떠올린다. 중국에서는 'Black tea'까지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까지 일부 산화시킨 차도 많이 만들어 마시는데, 대표적인 것이 '우롱차'다. 차나무의 대표적인 아종인 카멜리아 시넨시스 시넨시스(Camellia sinensis sinensis) 잎은 보통 녹차로 만들지만, 인도나 스리랑카, 중국 남부에서 자라는 카멜리아 시넨시스 아사미카(Camellia sinensis assamica)는 잎 모양이나 구성 성분이 다르며 보통은 산화시켜 홍차로 제조한다. 인도의 아삼티나 스리랑카 우바티가 대표적이다.

그런데 산소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어떤 미생물들은 유기물을 분해하다가 산소가 부족하면 중간에 멈추고, 그 중간 산물로 여러 가지 유기물을 내어놓기도 한다. 완전한 산화보다는 효율이 낮지만 그래도 산소가 없는 상황에서 그 환경에 잘 적응된 반응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미생물에 따라서 또 환경에 따라서 이렇게 만들어지는 중간 산물이 매우 다양한데, 대표적인 것이 알코올이다. 바로 술을 만드는 과정이다.
만일 여러 가지 유기산이 만들어진다면 요거트와 같은 음료가 되기도 하고, 김치와 같은 식품이 되기도 한다. 또 우유를 시작으로 발효를 진행하면서 치즈를 만들 수도 있고, 콩으로는 메주를 쑬 수도 있는 것이다. 발효란 인간이 미생물들의 이러한 특성을 이용해 우리가 원하는 다양한 맛과 향을 가진 음식이나 물건을 만들어내는 것인데, 발효가 뜻대로 되지 않고 신맛이 나는 상한 음식이 되면 부패라고 부른다.

보이차의 발효에는 다양한 미생물이 관여하는데, 특히 아스퍼질러스(Aspergillus)와 같은 곰팡이들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발효를 거치다 보니 보통 녹차보다 훨씬 많은 종류의 물질들이 생성되며 이 때문에 보이차만의 독특한 색과 향, 그리고 맛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발효식품이 건강에 좋다는 믿음 때문에 보이차도 보통 녹차보다 건강에 더 좋을 것이라는 생각도 널리 퍼져 있다. 어떤 과학자들은 발효 과정에서 만들어진 여러 가지 물질이 건강에 직접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또 최근에는 보이차가 우리 대장 속에 사는 세균들, 즉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가설을 가지고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보이차의 어떤 성분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우리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고, 많은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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