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 아이유, 간장게장집 첫만남부터 '몰카' 같던 칸영화제까지[인터뷰S①]

김현록 기자 2022. 6. 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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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지은(아이유). 제공|EDAM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가수 아이유이자 배우 이지은. 두 개의 이름으로 불리는 29살의 슈퍼스타는 올해 잊지못할 새로운 경험을 했다. 일본의 세계적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연출한 상업영화 데뷔작인 첫 영화 '브로커'가 지난달 제 75회 칸국제영화제경쟁부문에 초청됐고, 송강호 강동원 이주영 등 쟁쟁한 배우들과 함께 칸의 레드카펫에 오른 것이다.

영화제는 송강호에게 한국배우 최초 칸 남우주연상의 영예를 안기며 막을 내렸지만, 그녀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영화의 주역이었다. 아이를 키울 수 없어 베이비박스에 버리고, 아기를 팔아넘기려는 브로커들과 함께하게 된 여자가 그 몫이었다. 그녀는 화려한 K팝스타나 승승장구하는 만능 엔터테이너가 아니라, 자신처럼 두 개의 이름으로 불리는 피로하고 사연많은 여인이 돼 가만가만 가슴에 품었던 이야기를 건넨다.

그리고 이제 '브로커'가 한국의 관객과 만난다. TV 앞 시청자뿐 아니라 스크린 앞 관객까지도 '배우 이지은'을 실감하게 될 순간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첫만남부터 든든하고 고마웠던 선배들과 작업, 그리고 한번만 더 가고픈 칸의 기억까지. 그녀의 이야기를 일문일답으로 옮긴다.

배우 이지은(아이유). 제공|EDAM엔터테인먼트

-'브로커'라는 첫 상업영화 데뷔작을 내놨다. 영화는 어떻게 봤는지.

"(칸영화제에서) 떨리는 마음으로 봤다. 이후에는 일정상 보질 못했다. 다음주 쯤 시간이 나는데 영화관에 가서 제대로 봐야 할 것 같다. 칸에서 봤을 때 소감은 '생각했던 것보다 친절한 영화구나'였다. 그간 부모님이 궁금하시지 않았겠나. 물어보실 때마다 '나도 못봤고 엄마가 재밌게 볼 장르는 아닐 것 같다' 했다. 칸에서 보고 '엄마 아빠도 재밌게 보실 것 같다'고 문자를 보냈다. 지난 VIP 시사회에 온 엄마 아빠 언니에 형부에 10명 정도 가족분이 오셨다. 끝나고 단톡방에 재밌는데 왜 우리는 안 좋아할 거라고 그랬냐고 하더라. 저희 가족들이 영화관을 자주 가지도 않고, 친절한 영화, 재밌고 웃긴 영화를 좋아하신다. 감독님 특유의 잔잔하고 담백한 영화가 맞을까 했는데, 엄마 아빠는 우셨다고 하고 언니들은 웃겼다고 하고. 저희 가족들에게는 최고의 평이 나온 거다. 좋았다."

-칸영화제 레드카펫은 어땠나. 드레스 300벌을 입어봤다고 했는데.

"영상에서 농담식으로 한 거다. 사실 5벌 입었다. 스타일리스트 분이 많이 준비해 오시기는 했다.

레드카펫 현장에서는 시차 적응도 덜 됐을 때고, 너무 외국에 이국적인 분위기에 외신 기자에…몰래카메라 같기도 하고. 뭔가 어떤 영화 현장에 온 것 같았다. 막 각본 같은 느낌이 있더라. 그 와중에 너무 즐기시는 송강호 선배 모습까지도 영화같았다. 칸에 가서는 선배님에게 정말 의지를 많이 했다. 너무 유경험자시니까 저뿐 아니라 관계자 모두가 의지했다."

-송강호 배우가 두 번이나 드레스를 밟은 사진도 화제였다.

"약간 길이감이 있는 드레스를 입어야 사진이 멋지게 나온다고 하시더라. 그런데 이게 혹신 다른 분들 거동에 방해가 될까봐 드레스를 안고 다니다시피 했다. 사진은 정말 예쁘게 나오고 만족스러웠지만, 죽기 전에 또 레드카펫을 밟을 기회가 온다면 다음엔 짧은 드레스를 입어야겠다 했다. (드레스가 밟힌) 사진 자체는 정말 웃겼다."

▲ 제75회 칸국제영화제 \'브로커\' 레드카펫의 아이유(이지은). ⓒ게티이미지

-'브로커'의 칸영화제 첫 공개 당시 무려 12분의 기립박수가 나왔다. 그 순간은 어땠나.

"송강호 선배, 고레에다 감독님은 다(多)경험자시니까 익숙하셨던 것 같고 강동원 선배, 이주영 언니, 저는 계속 눈마주치고 '누군가는 끝내야 하는 것 아니야' 그랬다. 어디서도 받아본 적 없는 줌인에 당황스럽기도 하고. 처음인데 여유롭게 하는 게 가짜같기도 하고 불가능하기도 했다. 박수는 계속 나오는데 이상한 짤이 남았다. 하트를 너무 자신없게 하는 짤이 있더라. 이거 정말 실수했다. 칸에서 한 행동 중에 가장 별로였다. 뭐든 자신있게 해야지 안하니만 못한. 다음에 하면 자신있게 해야지. 다 적어놨다. 죽기 전에 딱 한번만 더 해보고 싶다."

-그 와중에 손키스를 날리는 장면이 화제이지 않았나. 팬들도 만났다.

"칸에서 모든 것이 어그러졌던 순간이, 공항에 팬분들이 나와 계셨다. 프랑스에 팬이 있을 거라고 생각을 저도 못하고 아무도 못한 거다. 거기서부터가 너무 몰래카메라 같았다. 'CJ('브로커' 배급사)에서 섭외한 건가' 했다. 상상도 못했는데 레드카펫에 더 많은 분들이 '라일락' CD를 가지고 계셨다.

'갔다와도 돼요?' 하니까 '얼마든지' 라고 하시더라. 그때가 유일하게 칸에서 제가 제일 자유로웠던 순간이다. 팬이랑 교감하고 하는 건 한국에서도 했던 거니까. '쟨 누구야' 다들 이렇게 볼 것 같고, 저를 처음 보는 시선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를 알고있고 나를 환영해주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좀 마음이 편해졌다. 그떄 저를 따라다니던 카메라가 메인 카메라라는 건 한국에 와서야 알았다. 촬영감독님이 키스를 날려달라고 하셔서 했는데, 알았다면 못 했을 거다."

-작품 공개된 뒤 호평이 많았다. 여우주연상 감이라는 찬사도 나왔다.

"그런 반응을 당시에는 몰랐다. 관계자들이 '지은씨 칭찬이 많아요' 하셨는데 으레 해주시는 격려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많은 영화가 왔는데 그 중에 내 연기를 눈여겨 볼 사람이 있을 거란 기대를 솔직히 안했다. 제가 쫄아서 그럴 수 있는데, 전세계 사람들이 와 있는데 그런 기대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나중에 파파고를 돌려보고 '내 이름을 거론한 사람이 있네' 하고 신기했다. 감독님의 힘을 느꼈다. 감독님의 영화라 눈여겨봐주시는 분이 계셨고 그 와중에 작지 않은 역할을 맡아서 그랬던 거라고 생각하니 감사했다."

-시작은 어땠나. 어떻게 제안을 받았나.

"제안받기 1년 전 쯤에 한국 식당 간장게장집에서 고레에다 감독님을 마주친 적이 있다. 이선균 선배, 다른 감독님과 식사 중이었는데 저는 '와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신기하다' 하며 물러나서 구경을 했다. 그러고 약 1년 뒤 감독님과 만나 그 식당에서 미팅을 했다. 1년 전엔 모르셨는데 알게 되신 경로도 궁금했다. '사람 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구나' 했다. 그때 괜히 나서서 '감독님 저는 한국의 가수고…' 이런 거 안 하길, 구경만 하길 잘했다 했다.(웃음)"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에게 출연을 제안받았을 때는 어땠나.

"대본을 받았을 때부터 '이건 대박이다' 했다. 당시엔 '드림'을 먼저 크랭크인했을 때다. 아무 정보가 없는 배우일 수 있는데 감독님 선배님이 중요한 역할에 저를 믿고 써주신 것이 신기하고 내가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크게 들었다. 부담이 크게 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이라도 걱정할만한 일이 없을 현장이었다. 그때 당시에는 혹시 영화 촬영장이 처음이라서 너무 따로 놀거나, 실수하거나, 선배들이 불편해하거나 이런 걱정이 많았다. 제 걱정보다 감독님 선배님 스태프가 처음인 저를 배려해 주셨다. 괜한 걱정을 했네 하고 머쓱할 정도였다."

▲ 배우 이지은(아이유). 제공|EDAM엔터테인먼트

-당시 엄마 연기가 하고 싶었는데 그런 제안을 받았다고 했다. 어마 연기라니, 무슨 이유였는지.

"왜였는지는 모르겠다. 하던 작품을 끝내고 차기작 생각을 하던 때였다. '엄마 역할을 하고 싶다.' 그냥 막연한 생각이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어떤 엄마라는 것도 없이. 그냥 출산의 경험이 있는 엄마 역할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걸 인터뷰에서 언급한 적이 있었다. 그러고 나서 곧 제안을 받았다. '인터뷰가 스포였냐'는 팬도 있었는데 그런 건 아니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이 제안을 주셨는데, 게다가 엄마 역할이라니 정말 하고 싶었다."

-아이를 낳아 베이비박스에 버리는 엄마다. 단순한 어머니 캐릭터가 아닌데.

"연기할 때는 어떤 형태든 엄마 역할이어서 기쁨이 컸다. 그런데 단순히 엄마라고 정의내리기엔 여러 과거가 있고 짊어진 짐도 많고 복잡한 인간이기 때문에, 설정이 많은 역할이라 고민해내는 게 어렵기는 했다. 모든 장면에서 이 인물이 복합적으로 보였으면 했다. 물론 우성이의 엄마이고 버린 죄책감도 있지만 그것을 제외하고라도 이 인물은 힘든 점도 많고 생각할 것도 많고, 그냥 지쳐있는 한 사람으로 보였으면 했다."

-강렬한 욕설 연기가 있다. 직접 한국식 욕을 준비했다고 했는데, 하기 어색하지는 않았나.

"두번째 테이크 만에 좋은데 하고 오케이를 해주셨다. 명쾌하게 오케이가 나온 몇 순간 중 하나였다. 선배님들도 재밌어 하셨다. 다시 주어진다면 이제는 좀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연예계 생활을 10년 넘게 하면서 처음으로 직절적인 욕을 처음 해 봐서 '어떻게 들릴까, 어떻게 보여질까, 내가 해서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했다. 지금 한다면 좀 더 여유롭게 찰지게 하고 싶은 생각도 있다.

연습을 많이 했다. 가까운 사람들 위주로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 그분들이 들어야 '어색해'라고 할 것 같고, '거기서는 이 욕이 어울릴 것 같아'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그 가까운 사람이란, 동생에게 피드백을 받는 일은 없어서, 엄마 아빠께서….(웃음) 가장 객관적으로 절 봐주신다. 노래를 할 때도 그렇고. 절대 무조건적으로 칭찬해주시는 분이 아니어서 들으시면 잘 캐치해주시지 않을까 했다. 그리고 매니저 분들에게 하면서 '어떤 게 더 진짜같아' 어드바이스를 해주셨던 부분이 있다."

-헤어와 메이크업 등이 강렬하다.

"정규앨범 끝나자마자 촬영 바로 들어갔다. 감으면 머리가 빗어지지 않을 만큼 많이 상하고 길었다. 긴 머리를 살렸으면 좋겠다고 해서 칼라피스, 탈색모 작업을 했다. 한 번도 안해봤던 수준의 스모키 화장이다. 안 해봤던 분장이어서 초반부에는 덕을 많이 본 것 같다. 저도 몰입이 되더라. 입술이 튼 것처럼 실리콘을 바르면 내가 팍팍한 인간 같고 다크서클 그려놓으면 어제 밤새고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때가 있다. 분장과 의상이 초반 몰입에 확실히 도움이 되더라. 제게 잘 어울리고 예쁘게 나오는 건 아니었지만 소영이란 인물을 표현하기에는 굉장히 좋았던 것 같다. 연기에 도움을 준 것 같아서. 초반에는 어떻게 나올지 모르니까 모르겠다가, 테스트 촬영을 해보니까 소영이 같고 새로웠다. 그래서 더 과감하게 갔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배우 이지은(아이유). 제공|EDA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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