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볼리비아 리튬 협력, 늦지 않았다".. YLB 前 대표 [김태욱의 세계人터뷰]

김태욱 기자 2022. 6. 13.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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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안 카를로스 술레타 전 볼리비아 리튬공사(YLB) 사장 단독 인터뷰.. "韓, 눈부신 발전비결은 끝없는 혁신"
머니S는 지난 4일·6일(이하 한국시각) 후안 카를로스 술레타 전 볼리비아 리튬공사(YLB) 대표이사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은 지난 4일 머니S와 인터뷰 중인 술레타 전 대표(왼쪽)와 지난 2020년 1월 볼리비아 방송매체 RTP와 인터뷰 중인 술레타 당시 YLB 대표. /사진=김태욱 기자(왼쪽), RTP 공식 유튜브
전기차 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전기차 배터리의 주원료인 리튬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리튬은 지난 2월 1kg당 약 7만990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인 약 1만2800원보다 450% 이상 급등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4월8일(이하 한국시각) 트위터를 통해 "리튬 가격이 미친(insane) 수준까지 급등했다"며 "실제로 (리튬)채굴·정제 과정에 직접 진출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이 같은 상승세에 주목받는 국가가 있다. 전세계 리튬 매장량이 가장 많은 남미의 볼리비아다.

우리나라도 볼리비아 리튬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인 바 있다. 에보 모랄레스 당시 볼리비아 대통령(2006.01~2019.11 재임)은 지난 2010년 8월 방한해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한 뒤 리튬 개발 MOU를 체결했다. 양국은 이밖에도 4차례의 MOU를 체결했다. 하지만 이 같은 '리튬 양극재 생산 조인트벤처 설립' 등의 노력은 현재 모두 수포로 돌아간 상태다.

볼리비아에서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 외 다른 의미로도 화제다. 리튬은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지난 2019년 11월 불명예 퇴진할 당시 "리튬을 얻으려는 미국의 쿠데타"라고 주장하면서 정치적 의제로 떠올랐다. 당시 야권과 미국은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퇴진을 "부정선거"라고 발표했으나 여권의 반발을 잠재우지 못했다.

머니S는 정확한 사실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4~6일 볼리비아 리튬공사(YLB)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한 후안 카를로스 술레타와 비대면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술레타 전 대표는 사장 자리에 오르기 전부터 당시 망명 중이던 모랄레스 전 대통령과 트위터에서 설전을 벌이며 주목받은 인물이다.

"한국과 볼리비아의 '2012년 리튬 합의'가 백지화된 점이 유감스럽다"고 말문을 연 술레타 전 대표는 "2012년 포스코가 개발한 리튬 추출 신기술은 놀라웠다"면서도 "막판 한국 측의 예상치 못한 요구에 (계약이) 무산됐다"고 회상했다. 이어 "전 세계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강조했다.


"아르헨티나 리튬개발 나선 포스코, 신기술 사용하지 않는 이유 궁금"


볼리비아 우유니 사막 전경. /사진=로이터
-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지난 2012년 7월 "볼리비아에서 '양극재 생산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 및 조인트벤처 설립'을 골자로 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현재 해당 계약은 사실상 백지화됐는데.

▶협상은 순항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포스코가 리튬추출 신기술을 개발한 직후 '기술에 대한 로열티'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계약이) 틀어진 것으로 안다.

- 포스코의 신기술에 대해 설명해달라. 현재 전 세계 기업들이 앞다퉈 개발중인 'DLE 공법'(리튬을 직접 추출하는 방식)과 어떤 차이가 있는가.

▶두 기술의 차이를 논하기는 조심스럽다. 포스코가 해당 기술을 실제로 사용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포스코 외 다른 기업들도 해당 기술을 사용한 적이 없다. 하지만 확실한 점은 포스코가 신기술을 선보였을 당시 대단히 놀랐다는 점이다. 포스코의 주장대로 해당 기술로는 리튬 추출 기간을 1개월까지도 감축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현재 전통적인 리튬 추출 방식인 '자연증발 방식'은 한계에 봉착했다. 자연증발 방식으로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볼리비아 우유니 사막의 경우 리튬의 약 9% 밖에 채굴하지 못한다. 햇빛이 강한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에서도 기존 방식으로는 최대 40~45% 회수율을 넘기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포스코가 현재 아르헨티나에서 신기술이 아닌 기존 자연증발 방식을 사용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 일각에서는 '자원의 국유화'를 앞세우는 볼리비아 정부가 애당초 한국과 조인트벤처를 설립할 계획이 없었으며 한국 측에 협상 막판 여러 조항을 추가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이 아니다. 지난 2012년은 양국이 '윈-윈(Win-Win) 합의' 에 이를 수 있는 최적의 시기였다. 외국 자본의 투자를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볼리비아 광산법'은 2014년이 돼서야 국회를 통과했다.

- 볼리비아의 자원 국유화는 지난 2009년 개헌 당시 주요 의제였다. 실제로 볼리비아 헌법은 '자원의 국유화'를 명시했다. 사실상 볼리비아 정부가 지난 2009년부터 외국 자본의 리튬 개발을 제한한 것 아닌가.

▶2009년 개헌 당시 해당 문구가 포함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헌법은 기본법이지 않은가. 즉, 구체적인 제약 등을 명시한 광산법이 통과되기 이전인 지난 2011~2012년 양국에는 많은 기회가 있었다.

- 현재 볼리비아 광산법의 유권해석이 명확하지 않다. 볼리비아 정부가 51%를 소유한 특수목적법인 혹은 합작사가 리튬 채굴권에 개입한다면 이는 적법한가.

▶채굴권 개입은 위법이다. 현재는 볼리비아 광산법에 저촉된다. 물론 이처럼 과도한 국유화가 볼리비아의 리튬 개발을 발목 잡은 것도 사실이다. 이 같은 강력한 국유화 움직임을 지양할 필요가 있다. 당장 '향후 10년 주요 리튬 생산국 명단'에 볼리비아를 찾을 수 없다. 그동안 모랄레스 대통령 등 볼리비아 정치권은 어디서 무엇을 했는가. 이런 가운데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미국이 리튬 채굴권을 넘기지 않자 자신을 쫓아냈다'고 주장한다. 완벽한 거짓말이다.


"자원국유화, 올바른 선택인가 되물어야"


후안 카를로스 술레타 전 볼리비아 리튬공사(YLB) 대표는 '자원 국유화 움직임을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4일(한국시각) 머니S와 인터뷰 중인 술레타 전 대표(왼쪽)와 볼리비아 우유니 사막 전경. /사진=김태욱 기자(왼쪽), 로이터
- YLB 대표에 임명된 직후인 지난 2020년 1월 로이터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자원 국유화에 적극 찬성한다'고 언급하지 않았는가. 입장이 바뀐 것인가, 아니면 리튬 산업이 지난 2년 동안 변한 것인가.

▶당시 인터뷰는 공기업 대표의 입장에 입각한 답변이었다. 나는 (자니네 아녜스)임시 대통령 시절 대표직에 올랐다. 무슨 권한이 있겠는가. 심지어 주 볼리비아 독일 대사관과 (볼리비아)시민단체들로부터 사퇴 압박에 직면했다. 그들은 내가 과거 칠레 정부의 리튬 자문위원에 임명된 점을 문제 삼았다. 실제로 3주만에 대표직에서 쫓겨나지 않았는가.

- 방금 '볼리비아 시민단체'를 언급했는데 현재 볼리비아 시민단체, 나아가 몇몇 지방정부는 3%인 '리튬 개발 로열티'를 15%까지 늘릴 것을 요구한다. 중앙정부의 '외국 기업 리튬 채굴권 제한'으로 나타난 역효과 아닌가.

▶시민단체와 지방정부의 '자원 국유화 강화'에는 반대하지만 '로열티 인상' 주장에는 동의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독일 ACI Systems다. ACI Systems가 볼리비아와 개발 협약 당시 내건 조건은 터무니 없다. 지방정부는 물론 볼리비아 중앙정부에도 전혀 도움되지 않는 사업 플랜을 가져왔다. 볼리비아에 로열티를 전혀 지급하지 않는 조건이었다.

- 리튬 개발 프로젝트 진행 경험이 전무한 ACI Systems와 계약을 체결한 이유가 궁금하다.

▶대단히 이해하기 어려운 계약이다. 이 같은 거대 프로젝트에 ACI가 계약을 체결한 것 자체가 이해하기 어렵다. 계약대로라면 ACI는 YLB와 합작사를 설립하고 올해(2022년)부터 수산화리튬을 생산해 무려 70년 동안 이익을 취하기로 돼 있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도 지난 2019년 말 시민단체의 압박에 결국 ACI와의 계약을 포기하지 않았는가.

- 지난 2019년 볼리비아 정부는 중국 TBEA와도 계약을 체결했다. 주된 내용은 YLB가 지분 51% 를 소유하는 조건으로 합작사를 설립하는 것이었는데.

▶TBEA도 독일 ACI처럼 많은 문제가 있다. TBEA 관련 에피소드가 있다. 지난 2019년 당시 TBEA와 볼리비아 정부의 계약조건은 '전통 채굴 방식'이었다. 하지만 최근 정부의 'DLE 공법을 조건으로 한 리튬 개발 입찰'에 TBEA가 다시 지원, 최종 명단에 올랐다. 이것은 TBEA가 지난 2019년엔 DLE 공법을 '사용 못하는 척' 했음을 의미한다. 즉, 그들은 볼리비아 리튬 개발에 있어 '최대 효율'이 아닌 '자신들만의 이익'만을 고려한 것이다. 사실 TBEA가 DLE 공법이 없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 방금 중앙정부의 'DLE 입찰'을 언급했다. DLE 공법의 상업화에 성공한 기업은 현재 미국의 '리벤트'와 독일의 '벌칸 에너지' 등 소수 아닌가.

▶사실이 아니다. 현재 최소 5개 프로젝트가 DLE 공법으로 진행중이다. 한 곳은 아르헨티나, 다른 네 곳은 중국이다. 방금 언급한 독일 벌칸 에너지의 경우 최근 LG에너지솔루션과 수산화리튬 공급 체결을 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벌칸 에너지는 뜨거운 지하수에서 DLE 공법을 사용해 추출한 리튬을 LG에너지솔루션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아직 진행된 적 없는 일종의 '모험'이다. 절대로 가능성이 낮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말 그대로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현대차 제2의 美 조지아주는 남미"


사진은 에보 모랄레스 전 볼리비아 대통령이 망명생활을 마치고 지난해 3월 볼리비아로 귀국해 연설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 올해 리튬 가격이 450% 이상 폭등했다. 앞으로 전기차 회사들이 자동차 가격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배터리 가격을 통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남미 리튬 생산국들이 향후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같은 기구를 설립할 가능성이 있나.

▶남미 국가들이 현 상황에서 OPEC과 유사한 기구를 설립하는 것은 옳지 못한 선택이다. 다만 남미 국가들로 구성된 허브(Hub)를 출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남미 국가는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칠레, 브라질, 콜롬비아, 페루다. 브라질은 리튬 매장량은 적을 수 있으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니켈 등이 풍부하다. 콜롬비아는 남미의 몇 안되는 자동차 조립국이다. 이 6개 국가들은 서로 협력해야 한다. 우리는 충분한 기술력과 시장이 없다. 생산-공급망 구축을 위해서는 연합해야 한다. 생산-공급망이 구축되면 현대차의 지난달 미국 조지아주 대규모 투자와 같은 프로젝트가 남미에서도 펼쳐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마지막으로 전 세계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대한민국 국민들은 창의성과 혁신, 능력에서 압도적인 민족이다. 지금은 선진국이지만 50년 전에는 아니었다. 한국을 성공으로 이끈 비결이 무엇인가. 아마 '끝없는 혁신'일 것이다. 현재 양국(한국과 볼리비아) 리튬 협력 등이 중단됐으나 아직 늦지 않았다. 앞으로 멋진 미래를 함께 그릴 수 있다. 아울러 미국 등 북미 국가들에 말하고 싶다. 전기차 배터리 부품을 호주와 중국에서 수입할 이유가 없다. 남미와의 협력을 강화해 남북미 아메리카 생산-공급망을 구축한다면 얼마나 멋지겠는가.

김태욱 기자 taewook970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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