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수위, 통신비 인하 검토..5G 중저가 요금제 신설 추진

나현준 2022. 4. 26.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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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우수 국민제안 선정
5G 중저가 요금 신설 추진
현 요금제 만족도 8% 그쳐
새정부 인하 나설지 주목

◆ 윤석열 인수위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6일 방문한 인천 계양산전통시장에 시민들이 대거 몰려 인사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가 5세대(5G) 통신요금 인하 카드를 검토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4%대의 고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국민의 대표적 생활비 중 하나인 통신비를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선 것이다. 이번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통신비 인하' 공약을 하지 않아 이례적이란 평이 많았는데, 차기 정부가 통신비 인하에 적극 나설지 주목된다.

26일 인수위에 따르면 인수위는 5G 중저가 요금제 신설안을 '우수 국민제안'으로 선정했다. 총 6만여 건에 달하는 국민제안 중 인수위 각 분과 전문위원들이 향후 검토할 만한 사항 20개를 추렸는데, 이 중 5G 중저가 요금제 신설안이 포함된 것이다. 수능 원서 주소지 접수 철폐, 외국인 부동산 취득 규제 강화 등 이미 인수위가 발표한 것도 20건에 포함돼 이번 20건은 차기 정부 국정 과제로 선정되거나 혹은 차기 정부가 해야 할 일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허성우 인수위 국민제안센터장은 "20개 선정 과제 중 우선순위를 정해서 차기 정부에 제안을 하려고 한다"며 "인수위가 내부 건의를 거쳐서 곧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인수위 내부 소식통은 "주파수 추가 할당 문제로 연초에 통신사 간 이견이 있는 등 통신 분야는 이해관계자 대립이 첨예한 상황"이라며 "당장 국정과제에 포함되지는 못하더라도 여러 통신 이슈는 차기 정부 출범 후 다루게 될 듯하다"고 설명했다.

인수위 국민제안센터가 5G 중저가 요금제를 신설해달라는 제안을 우수 국민제안으로 '선정'한 것은 현장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연맹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와 알뜰폰의 5G 요금제 93개를 분석한 결과 5G 요금제는 데이터 제공량 20GB 미만과 100GB 이상(무제한 요금제 포함)으로 양극화돼 있다. 소비자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31.1GB인데 이를 서비스할 '중저가 요금제' 없이 알뜰폰 요금제(월 2만원대·데이터 제공 11GB) 혹은 8만원대 이상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밖에 없다. 통신사가 5만원대 5G 무제한 요금제를 만들었지만 10GB 데이터를 쓴 후에는 '속도제어'가 걸린다. 한마디로 '중간이 없는 것'이다.

소비자연맹 측은 "5G 요금제 만족도는 8.7%에 불과하다"며 "가계 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해 5G 중저가 요금제 신설, LTE(4G) 반값 통신비 등을 도입해야 한다"고 인수위에 정책 건의서를 지난 14일 전달했다.

만일 인수위가 한 달 데이터 이용량 20~100GB대에서 5G 중저가 요금제 신설을 도입한다면 소비자 선택권 증진뿐만 아니라 고물가 대응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윤 당선인이 수차례 '물가 잡기'를 강조했고, 인수위 역시 이 차원에서 유류세 인하폭을 20%에서 30%로 다음달부터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세금을 줄여서 ℓ당 2000원에 육박하는 휘발유 가격을 줄이려는 의도다.

통신비 역시 2019년 5G 상용화 이후 오르는 추세다. 통계청이 발표한 가구당 월평균 가계수지(전국 2인 이상 실질 기준)에 따르면, 가구당 통신비 지출은 2019년 14만7857원에서 2021년 15만4210원으로 4.2% 상승했다. 가계 소비 지출에서 통신비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2년 새 5%(2019년)에서 5.24%(2021년)로 증가하는 추세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2019년 5G 상용화 이후로 월 8만원대 5G 요금제(무제한 데이터 기준)가 보급되면서, 6만원대 4G 요금제에 비해 가격이 다소 비싸진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통신업계는 인수위의 추가 방침에 긴장하는 모양새다. 역대 정권마다 가계 통신비 인하는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고 경쟁적으로 추진해왔다. 이번에 윤 당선인이 별다른 '통신비 공약'을 하지 않아 추가 규제는 없을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는데, 인수위 국민제안센터에서 주요 안건으로 재점화되면서 통신사들은 긴장하는 모양새다.

기존 통신업으로는 더 이상 돈을 벌지 못해 '탈통신'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규제는 통신사 입장에서는 악재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은 지난해 회사 분할 과정에서 주주에게 보내는 투자설명서에 '무선통신 요금 부담 완화를 위한 정부 정책 변화'를 위험 요소로 꼽았다.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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