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의용군으로 지원하면 왜 법적 처벌을 받을까?

이 사진을 보라. 지난 7일 우크라이나에 의용군으로 참전한 이근 전 해군 특수전전단 대위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이다. 언제 죽을지 모를 우크라이나 한복판에 의용군으로 참전한 이 전 대위. 군복을 입고 군견과 함께 앉아있는 모습이 사뭇 비장하다.

유튜브 댓글로 “우크라이나에 의용군으로 지원하면 왜 법적 처벌을 받는지 알아봐 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크라이나를 위한 그분의 용기는 정말 대단하지만 현행법상으로는 형사처벌 요건에 해당돼 논란이 계속될 것 같다.

우크라이나 의용군 처벌 수위는?

이윤제 명지대 법학과 교수에게 이 전 대위가 주의해야 할 법들을 물어봤다. 검사 출신인 이 교수는 캐나다 몬트리올 총영사 겸 국제민간항공기구 대사를 지낼 정도로 형사법과 국제법에 두루 정통한 전문가다.

이윤제 명지대 법학과 교수
“외국에 대해 사전한 자에 대하여 처벌하는 규정이 있는 거 같아요. 이거 말고도 우리나라 형법에는 살인죄라든지 폭발물 사용죄라든지 범죄들이 있어요. 사람이 다른 사람을 죽이거나 폭발물 사용을 하면 안 되죠. 그게 우리나라 형법인데 우리나라 국민이 외국에 나가서 그러한 행위를 하면 그거에 대해서 형법이 적용돼요.”

이 교수의 말을 풀어서 설명하자면 이 전 대위는 첫째로 ‘사전(私戰)죄’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국가의 선전포고 없이 개인이 외국을 상대로 전투를 했다는 거다. 이 법이 왜 필요하냐면 나라끼리는 전쟁하지 않는데 개인이 마음대로 수교국을 침공하는 걸 막기 위해서다. 형량은 1년 이상 징역인데 상한선이 없는 중죄다.

다만 이름도 낯선 이 사전죄는 1953년 제정된 이래 한번도 적용된 적이 없다. 2015년 외교부가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에 가담한 김군에 대해 적용을 검토했다가 실종상태가 이어지면서 실제 처벌은 이뤄지지 않았다.

둘째로 폭발물 사용죄. 교전 중 수류탄 등 폭발물을 사용하는 경우인데 우리나라에선 그 처벌 수위가 사형 또는 7년 이상 징역으로 세다. 언론에서 이 전 대위가 최대 사형까지 받을 수 있다고 언급하는 이유가 이 법 때문. 다만 총기는 폭발물로 보지 않는데 목숨이 달린 전쟁에서 총은 쏘고 수류탄은 안 쓰고… 그게 쉬울까 싶다.

이밖에도 외교부가 경찰에 고발한 여권법 위반 혐의도 있다. 여행금지 지역에 무단으로 입국했기 때문인데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

그렇다면 이 전 대위가 처벌을 피할 방법은 없을까?

이윤제 명지대 법학과 교수
“이러한 처벌을 안 받으려면 정당방위라든지 긴급피난이라든지 이런 거에 해당해야 하는데...우리나라에 적군이 쳐들어 왔을 때 우리가 그거에 대항해 싸우는 건 당연히 정당방위가 되겠지만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인데 우리나라 사람이 가서 개인적으로 한쪽 편을 들어서 싸웠을 때…어려울 것 같아요. 형법이라는 게 이렇게 사람을 죽이는 걸 갖다가 쉽게 허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긴 알아야겠다…”

한 마디로 내가 선택한 전쟁에 정당방위를 적용하기가 어렵다는 얘기.

또 이 모든 죄는 우리나라 국민이 외국에서 범죄를 저질러도 우리나라 법의 적용을 받아야 하는 속인주의에 의거, 국내 입국과 동시에 처벌받을 수 있다. 거기에다 피해자의 고소를 필요로 하는 친고죄가 아니기에 수사기관이 인지만으로 수사를 시작할 수 있다.

사실 이 모든 고민조차 이 전 대위가 무사히 한국에 귀국할 때 가능한 얘기다. 러시아군에 포로로 잡힌다면 러시아 형법에 따라 교도소에서 징역을 살 수도 있다. 혹 러시아군을 죽였다면 당연히 살인죄가 적용된다. 러시아는 국제형사재판소(ICC) 가입국도 아니어서 전쟁포로로서 처우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결론을 내리자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너무나 안타깝고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한 이 전 대위의 행동은 정말 용감한 일이지만 법의 판단은 또 다른 문제라는 것. 그런데 이런 형량 얘기가 다 무슨 소용일까. 일단은 살고 봐야 하는데… 이 전 대위가 반드시 살아 돌아오기만을 간절히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