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V70 전기차'는 강남의 '마칸'이 될 수 있을까? [시승기]
이 차는 장점과 단점이 명확하다. 듀얼모터가 뿜어내는 400마력대 국산 스포츠 중형 SUV라는 점, 전기차 특성상 초반부터 쏟아져나오는 320kw(435마력)·700Nm(71.4kg.m)의 폭발적인 힘이 매력이다. 여기에 각종 편의장비와 고급스러운 실내도 강점으로 꼽힌다.
단점도 뚜렷하다. 보조금 50%를 받을 수 있는 7332만원부터 시작하는 가격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시승차처럼 풀옵션을 선택할 경우 9300만원이 훌쩍 넘는다. 포르쉐 신형 마칸 S가 9560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 이상 가성비로 국산차를 산다는 것은 제네시스에게는 통하지 않는 말이 됐다.
GV70 전동화 모델의 외관에서는 내연기관과 차이점을 찾기 어렵다. 굳이 언급하자면 라디에이터 그릴과 사라진 머플러 팁 정도다. 팽팽하게 당겨진 활 시위처럼 긴장감이 느껴지는 캐릭터 라인 등 외관은 내연기관 GV70 그대로다. 충전기는 앞부분에 위치하고 있는데 전기차 운전자들은 이 대목에서 불편함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가격을 생각했을 때 수동식으로 열고 닫는 충전기 포트는 전동식으로 바꿨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뒷좌석은 키 180cm가 넘는 성인이 앉았을 때도 큰 불편함은 없었다. 다만 바닥이 올라오면서 앞좌석 아래로 발을 넣거나 하는 공간이 없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포르쉐의 타이칸 처럼 처음부터 앞좌석 아래에 발을 넣을 수 있게 했다면 조금 더 쾌적한 공간이 됐을 것 같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아니다보니 GV60 등이 보여준 전기차 특유의 광활한 실내공간이나, 개성있는 배치 등이 빠진점도 아쉽다. 다만 내연기관차와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은 이 차를 구매할 실소비자에게는 오히려 이질감을 덜어줄 대목으로도 해석됐다.
이 차는 그동안 부드럽고 편안함을 추구했던 기존 제네시스와는 달랐다. 경기 하남에서 출발해 경기 가평의 한 카페까지 고속도로와 국도를 번갈아 달렸다. 가속페달에 발을 밟는 순간 달려나가는 힘이 스포츠카를 방불케 했다. 스티어링휠 아래쪽에 감춰둔 부스터 버튼까지 누르면 10초간 40kW의 힘이 추가된다.
다만 차는 빠르기가 전부가 아니다. 얼마나 잘 멈추고, 고속에서 큰 차체를 안정적으로 끌고 가는 지가 핵심이다. 여기에 스포츠성을 내세운 차라면 운전이 주는 순수한 즐거움도 중요하다. GV70 전동화 모델은 우선 부드러운 주행질감을 나타낸다. 편안하고 안락한 주행이 가능하다.
다만 고속에서 좌우 움직임이 커졌을 때는 무거운 SUV 특유의 흔들림까지 잡아내진 못했다. 롤링이 심한 편은 아니었다. 기본적으로 배터리가 아래에 깔려 낮은 중심을 만들어내지만 움직임이 커졌을 때는 이 무게가 차에 부담으로 느껴진다. 물론 4P 브레이크는 급제동시에도 불안함 없이 차를 잘 세워줬다.
전기차로는 이례적으로 E-터레인 모드가 장착됐지만 이날 도로 환경상 별도의 테스트를 해보지는 못했다. 1억원에 육박하는 차로 오프로드를 달릴 운전자가 얼마나 될 지는 알 수 없지만, 개별 제어되는 모터의 구동력 배분으로 배터리를 실은 무거운 차가 험로에서 어느정도의 성능을 낼지는 궁금했다.
주행중 패들시프트는 다른 전기차처럼 회생제동 단계를 제어해 주는데, 스포츠성을 앞세운 차량이라면 이 부분에 대한 앞으로의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스포츠 주행을 즐기는 운전자들은 패들 시프트를 활용해 기어를 낮추며 감속을 하거나 더 큰 힘을 순간적으로 낼 수 있게 하는데 전기차는 아직 이에 대한 대응이 적확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기차 특성에 맞는 새로운 주행 아이디어가 나올 대목인 것 같다.
GV70 전동화 모델은 일상적인 주행을 원하는 운전자에게는 조금은 과도한 스펙처럼 느껴졌다. 대신 빠르고 안락한 스포츠 SUV를 원하는 운전자에게는 좋은 선택지가 될 것 같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는 출시를 거듭할수록 다음차가 더 기다려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연기관에서는 따라잡지 못했던 수입차와의 간극을 전기차 시대에는 훨씬 더 빠르게 좁혀가고 있는 것 같았다.
가평=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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