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파트를 고를 때 수영장이나 사우나, 골프연습장 같은 고급 커뮤니티 시설은 큰 매력입니다.
하지만 막상 입주한 뒤 수영장을 한 번도 이용하지 않는 세대까지 관리비를 똑같이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집값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했던 고급 시설이 오히려 입주민들의 지갑을 위협하는 골칫거리가 된 것입니다.

신축 아파트들의 고급화 경쟁으로 수영장과 사우나 등을 갖춘 단지가 늘고 있습니다.
문제는 시설 이용자와 비이용자 간의 비용 갈등입니다.
수영장을 쓰지 않는 세대라도 물을 쓰지 않는 상태에서 관리에 필요한 인건비, 전기료, 수도료, 청소비 등이 발생합니다.
일부 단지에서는 이를 전체 관리비에 포함해 부과하면서 비이용 세대까지 비용을 떠안는 구조가 만들어졌습니다.

관리비 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평균 관리비는 2021년 ㎡당 2,442원에서 2025년 3,033원으로 올랐습니다.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월평균 관리비가 약 20만 원에서 25만 원대로 늘어난 것입니다.
특히 수영장은 수질 관리와 수온 유지, 안전요원 배치 등으로 고정비가 상당해 체감 부담이 더욱 큽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는 대규모 커뮤니티 운영 이후 관리비가 크게 늘어난 대표적 사례입니다.
커뮤니티 운영 전 ㎡당 1,884원이던 관리비가 이후 4,528원까지 상승했습니다. 전용 84㎡ 기준으로 약 16만 원에서 38만 원 수준으로 뛴 것입니다.
입주민들은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무료 이용 횟수를 축소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모든 단지가 고급 커뮤니티를 반기는 것은 아닙니다.
경기 광명시 철산주공13단지는 주민 투표를 통해 수영장 설치를 최종 제외했습니다.
편의성과 상품성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보다 매달 반복되는 인건비와 에너지 비용 등 장기적인 유지관리 부담이 더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공용시설은 단지의 자산이자 주거 환경에 영향을 미치므로 실제 이용 여부만으로 비용을 나누기 어렵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반면 제한된 인원만 쓰는 시설에 모든 세대가 동일하게 비용을 내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반론도 팽팽합니다.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은 이용자에게 별도로 이용료를 부과할 수 있는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화려한 시설보다 이용하지 않는 입주민까지 납득할 수 있는 투명하고 합리적인 비용 부담 기준 마련이 관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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