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유튜브 채널 표절 논란 일파만파 "무슨 자신감으로… 뻔뻔하다"
[인터뷰] 표절 피해 유튜버 지식인 미나니
"카피 채널들 과학 뿐 아니라 IT, 영화, 인물 등 유튜버 콘텐츠 표절"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
과학 유튜버 리뷰엉이 등의 고발로 유튜브 콘텐츠 표절 문제가 수면 위에 올랐다. 여러 프로그램을 활용해 인기 영상을 확인하고, 유튜브 콘텐츠 소스를 사실상 복사 붙여넣기해 무단으로 베끼는 사실이 알려졌다. 신사임당이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주언규PD는 표절 콘텐츠로 성공한 유튜버인 우주고양이 김춘삼 인터뷰 영상을 통해 윤리적 고민 없이 표절을 하나의 전략처럼 다루면서 공분을 샀다. 표절에 쓰인 노아AI 프로그램은 주언규씨가 관여하고 있기도 하다.
과학 유튜버들은 공동 대응에 나섰다. 과학 유튜버인 지식인 미나니(이민환)도 피해자 중 한 명이다. '우주고라니' 채널 콘텐츠를 보면 섬네일부터 영상 구성, 대본 등 내레이션 목소리 외엔 동일한 콘텐츠로 느껴질 정도다. 섬네일(미리보기 이미지) 속 사진과 글은 동일하다. “방금 물방울이 입에서 떨어져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소량이라 괜찮아 보이지만 사실 위험하긴 했습니다”라는 그의 대본은 '우주고라니' 콘텐츠에서 “방금 물방울이 떨어져나가는 모습을 보셨나요. 소량이라 괜찮아 보이지만 사실 우주에서는 정말 위험할 수 있습니다”라고 표절됐다.

이민환 유튜버는 미디어오늘과 서면 인터뷰를 통해 표절 사실을 알게 됐을 때 “놀랐다”고 했다. 주언규 PD 인터뷰 영상을 보면 표절 콘텐츠 제작자는 “우주에 대한 내용을 전혀 몰라도 우주 관련 영상 대본을 3시간이면 만들 수 있다”며 “논문을 실제로 읽어봤는데 너무 어렵고 읽을 수가 없어서 (유튜브) 요약본을 참조했다”고 당당하게 밝힌다. 이에 이민환 유튜버는 “무슨 자신감으로 저런 말을 했는지, 공부도 할 줄 모르는데 왜 영상을 만들었을까. 뻔뻔하다”고 지적했다.
이민환 유튜버는 콘텐츠 제작을 위해 자료를 구매하고 과학과 관련한 현장을 찾아 취재하고 분석한다. 그는 “최근에는 미국 IBM 보스턴 Watson AI Lab에 직접 가서 인공지능과 ChatGPT 관련 콘텐츠를 촬영하고 제작 중이다. 과학연구 현장으로 직접가거나 관계 연구원과의 인터뷰를 하다보니 보통 롱폼 기준 한 콘텐츠를 만드는 데 1~2주 정도 걸린다”고 했다. 이처럼 시간을 투자해 공들여 만드는 콘텐츠를 불과 몇시간만에 '도둑질'하고 있는 셈이다.
과학 유튜버들은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민환 유튜버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드는 채널보다 표절 또는 카피캣들의 영상들이 더 노출이 많이 되는 상황”이라며 “과학 쪽뿐만 아니라 영화, IT, 인물 인터뷰 채널 등 많은 오리지널 창작 채널들이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표절 유튜버들에게 과학 분야 외의 다른 표절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 언제부터 표절이 이뤄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나.
“리뷰엉이님이 먼저 인지하고 2월2일에 저에게 연락을 주셨다. 리뷰엉이님만의 문제인가 생각하다가 제 영상도 카피돼 돌아다닌다는 말을 듣고 찾던 중 제 영상을 카피한 채널, 그리고 비슷한 수많은 우주 카피 채널(우주고라니, 우주고양이, 우주도령, 우주코끼리, 우주토끼 등 공장식 운영)들이 1월 말쯤부터 우후죽순 생겨난 것을 확인했다.”
- 주언규PD의 인터뷰 콘텐츠가 공개되기 전에도 이런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나.
“이전에는 주제가 겹치는 정도만 확인했다. 이건 문제가 되지 않기에 다들 넘어갔는데 주PD와 김춘삼의 인터뷰 공개 후 우후죽순 생겨난 우주영상 채널들을 돌아보던 중 긱블, 지식인미나니, 리뷰엉이, 우주먼지의 현자타임즈, 신박과학 등 여러 과학 유튜브 채널들의 대본 내용까지 완전히 일치하는 영상들을 발견하게 됐다.”
- 콘텐츠 표절로 인한 피해는 어느 정도 규모인가.
“한 채널을 특정하여 표절한 것이 아닌 산발적으로 하다 보니 채널 개개별로의 피해 규모를 산정하기는 어렵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드는 채널보다 표절 또는 카피캣들의 영상들이 더 노출이 많이 되는 상황이 되다 보니 과학 뿐만 아니라 영화, IT, 인물 인터뷰 채널 등 많은 오리지널 창작 채널들이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보는 상황이다.

- 과학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들였을 것 같은데, 주언규PD의 영상을 보고선 어떤 생각이 들었나.
“처음엔 놀라웠다. 영상을 보면 김춘삼이 '우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동영상을 만드니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논문을 실제로 읽어봤는데 너무 어렵고 읽을 수가 없어서 요약본을 참조했다'라고 말한다. '무슨 자신감으로 저런 말을 했는지, 또 공부도 할 줄 모르는데 왜 영상을 만들었을까. 뻔뻔하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이런 사람들 때문에 가짜뉴스가 더 퍼지는 것 같다. 화가 나기보다는 왜 저런 시간 낭비하는 짓을 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저렇게 해봤자 개인 브랜딩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어차피 결국엔 걸려서 저작권 신고로 삭제되는데. 물론 그대로 베껴 만들어 올리면 잠깐 동안은 돈을 벌 수도 있으니 괘씸하긴 하다.”

- '노아AI'를 통한 표절의 사업화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나.
“최초로 어떤 생각을 가지고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우선 AI가 아닌데 AI라는 표현을 넣은 것부터 이상하긴 하다.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직접 프로그램을 사용해 보신 분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비용도 엄청 비싸고 애초에 이 프로그램의 구조가 다른 채널 영상을 베끼는 걸 유도하는 것 같기도 하더라. 프로그램 자체는 불법은 아니겠지만 악용하는 사람들이 심각하다.”
- 표절을 한 유튜버들은 어떤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나.
“표절 유튜버들의 사과문을 보면 과학 유튜버들에 대한 사과만 있다. 그러나 간접적 피해를 본 여러 분야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자분들께도 일일이 모두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들이 공장식으로 표절, 카피 채널을 대량으로 만들어서 조회수와 노출을 뺏어갔으니까. 법적 책임을 묻기 전에 모든 유튜브 채널에게 일일이 사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 콘텐츠 제작에 보통 어느 정도의 시간을 투자하나.
“콘텐츠 제작을 위해서 과학과 관련한 현장 등으로 직접 가서 연구원분들과 함께 콘텐츠를 제작한다. 과학연구 현장으로 직접가거나 관계 연구원과의 인터뷰를 하다보니 보통 롱폼 기준 한 콘텐츠를 만드는데 1~2주일 정도 걸린다. 현장에서 찍은 촬영장면이 부족할 때면 연간 구독료를 내고 사용하는 envato와 공공 자료로 배포하는 NASA, JAXA, ESA, 미국 의회 도서관 등에서 자료를 받고, 또 인터뷰한 연구원분들의 자료를 받아 영상을 구성한다. 가끔 그림을 그려서 설명하기도 한다.”
- 이번 문제가 어떤 변화와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나.
“콘텐츠를 만드시는 분들 스스로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콘텐츠가) 먼 미래에 나의 자산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면 개선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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