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시승] ‘가성비’ 전기 SUV 대결, 기아 EV3 vs. BYD 아토 3

소형 SUV는 가족용 자동차의 첫 단추로 인기다. 이 가운데 ‘가성비’ 소형 전기 SUV로 관심 받는 기아 EV3과 BYD 아토 3을 저울질했다. 둘은 차급과 장르는 물론 최고출력과 서스펜션 형식, 굴림 방식마저 같다. 그런데 가격은 아토 3이 845만~1,656만 원 더 저렴해 호기심을 자아낸다. 과연 둘의 비교 무대는 ‘기울어진 운동장’인지 지금부터 살펴보자.

글 김기범 편집장(ceo@roadtest.kr)
사진 서동현 기자(dhseo1208@gmail.com)
① 배경
이번 비교의 주인공은 기아 EV3과 BYD 아토 3이다. 3,000만 원대부터 시작하는 5도어 소형 전기 SUV다. EV3은 3,995만~4,895만 원, 아토 3은 3,150만~3,330만 원이다. 아토 3이 845만~1,656만 원, 비율로는 21~32% 더 저렴하다. 기아 레이 EV나 현대 캐스퍼 일렉트릭처럼 더 저렴한 전기차도 있다. 하지만 경차 기반으로, 체급이 낮다.

따라서 뒷좌석 온전히 활용할 가족용 전기차 가운덴 EV3과 아토3이 실질적 시작점인 셈이다. 기아는 EV3을 B세그먼트, BYD는 아토 3을 C세그먼트라고 주장한다. 유럽의 차급 체계로 차체 길이가 기준이다. 차이는 크지 않다. 아토 3이 15.5~16.5㎝ 길 뿐 너비와 높이, 휠베이스는 EV3과 2.5~5.5㎝ 차이다. 다만, 트레드는 EV3이 3~3.9㎝ 넉넉하다.
둘의 공통점은 이어진다. 가령 출력과 굴림 방식, 서스펜션 형식이 같다. 전기차 대중화를 위해 젊은 고객 노렸다는 점 또한 판박이. 공교롭게 이름도 모두 3으로 끝난다. EV3에서 EV는 ‘전기차(Electric Vehicle)’의 이니셜. 아토는 물리학의 최소 시간 단위 ‘아토초(attosecond, 100경분의 1초)’에 뿌리 뒀다. 둘 다 숫자 3은 라인업 내 서열을 뜻한다.

BYD 아토 3은 2022년 2월 중국에서 위안 플러스로 데뷔했다. 국내엔 지난 4월 중순 출시했다. 4~8월 아토 3 판매는 1,764대. 기아 EV3은 지난해 5월 공개해 6월부터 팔기 시작했다. 올해 1~8월, EV3 판매는 1만7,041대. 아토 3 판매량의 10배에 가깝다. 그런데 출시 이후 글로벌 누적 판매는 정반대다. EV3이 10만여 대, 아토 3은 100만여 대다.
[표①] 차체 크기
② 밑바탕
EV3의 밑바탕은 ‘E-GMP(Electric Global Modular Platform)’다. 그런데 출시 이후 온라인상에서 “기존 e-GMP와 달리 니로 EV의 내연기관 공용 플랫폼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왔다. 모터-감속기 일체형이 아니고, 400V 시스템이란 점을 근거로 꼽았다. 실제로 기아는 7월 언론 대상으로 치른 EV3 기술 설명회 때 니로 EV 대비 개선한 수치를 강조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e-GMP의 정의를 확장한 개념”이라고 해명했다. 처음부터 확장 가능성 감안해 정의했다면 피할 수 있었던 논란이다. 세단은 물론 미니밴과 픽업까지 아우른 토요타의 ‘TNGA(Toyota New Global Architecture)’와 비슷한 경우다. 심지어 TNGA는 뼈대뿐 아니라 파워트레인의 효율 향상마저 꾀하는 신차 개발의 사상 또는 철학을 뜻한다.
아토 3의 밑바탕은 BYD의 400V 전기차 아키텍처, ‘e-플랫폼 3.0’이다. 핵심은 초박화(超薄化)와 집적화(集積化). 모터 컨트롤러와 감속기, 온보드 충전기, 컨버터,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전력 배분 장치(PDU), 열관리시스템(TMS) 등을 하나로 묶었다. 그 결과 효율과 수명을 높이고, 무게와 부피는 줄였다. 제조 공정을 단순화해 원가도 낮췄다.

BYD는 최근 국내 출시한 씨라이언 7을 통해 ‘e-플랫폼 3.0 에보(EVO)’도 선보였다. 지난 3월엔 ‘슈퍼 e-플랫폼’도 공개했다. 최대 1,000㎾의 충전 속도 지원하는 1,000V 아키텍처다. 5분 충전으로, 400㎞를 달릴 수 있다. 고속 모터의 속도는 3만511rpm까지 높였다. 참고로, 기아 EV6 GT는 2만1,000rpm 전기 모터로 시속 260㎞까지 소화한다.
③ 겉모습
기아 EV3과 BYD 아토 3은 다양한 경험 쌓은 베테랑 디자이너의 지휘로 빚은 결실이다. 기아 디자인 센터장은 카림 하비브(Karim Habib). 레바논 출신으로, 캐나다 맥길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공부하고, 미국 ‘아트센터 칼리지 오브 디자인(ACCD)’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다. 이후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인피니티를 거쳐 2019년 기아로 옮겼다.

BYD 디자인 총괄 볼프강 에거(Wolfgang Egger)는 독일 출신. 그런데 이탈리아 밀라노의 국제예술과학대학을 나왔다. 이후 알파로메오, 란치아 등 피아트 그룹 산하 브랜드를 거쳤다. 2007~2013년에는 발터 드 실바의 뒤를 이어 아우디와 람보르기니 디자인을 지휘했다. 2016년 중국의 BYD로 옮긴 뒤 지금까지 수석 디자이너 자리를 지키고 있다.
EV3 디자인은 현재 기아의 테마 ‘상반된 요소의 조화(Opposite United)’에 충실하다. 간결하고 기계적인 느낌 물씬하다. 언뜻 미니멀해 보이지만, 치밀한 의도를 숨겼다. 동그란 휠 속의 직사각형 무늬가 좋은 예다. 그밖에도 평면을 가장한 곡면, 직선으로 위장한 곡선 등 반전이 반전을 거듭한다. 고차원적 디자인인데, 조형미는 호불호가 나뉠 수 있겠다.

아토 3의 디자인은 EV3과 대조적이다. 유기적인 선과 면으로 차체를 빚었다. 조화와 비례, 정확성과 적합성처럼 오랫동안 검증 거친 보편적 요소의 조합이다. 따라서 낯선 엠블럼 빼면 취향을 타지 않는다. ‘용의 얼굴’ 테마는 다분히 중국풍. 그러나 지나치진 않다. 다만, 튀어나온 도어 핸들과 저렴해 보이는 휠, 커버 씌우지 않고 속을 드러낸 보닛은 옥에 티다.
④ 실내
EV3의 실내 디자인은 겉모습 테마를 오롯이 계승했다. 반듯하고 심플하다. 최신 전기차 탄다는 자긍심 부추기기 충분하다. 디자이너의 의도를 완벽한 품질로 구현한 노련함도 돋보인다. 다만, 디자인이 실용성을 압도한 부분은 아쉽다. 너무 아래로 밀려나 바람 방향에 제약 많은 송풍구가 대표적. 어스 이상 트림의 도마 같은 센터 트레이도 쓸모가 마땅치 않다.

실내 공간은 좀 더 우람한 덩치의 아토 3보다 오히려 넓다. 좌우 모서리 끝까지 알차게 활용한 결과다. 앞좌석 크기는 다소 빠듯한 편. 뒷좌석 무릎과 어깨 공간은 여유만만이다. 하지만 높은 벨트라인과 위로 갈수록 안쪽으로 기운 B필러 때문에 시각적으로 답답하다. 대신 등받이를 6:4로 나눠 뒤로 눕힐 수 있다. 실내 소재는 플라스틱 느낌이 너무 짙다.
외모와 달리 아토 3의 실내는 파격적이다. 구성은 평범한데, 디테일이 ‘쇼킹’하다. 테마는 ‘피트니스’와 ‘음악’. 실내 도어 손잡이와 앞좌석 사이 팔걸이는 러닝머신의 워킹 레일, 송풍구는 덤벨, 실내 도어 손잡이는 악력기, 도어 포켓 고무줄은 기타 줄을 연상시킨다. 대시보드는 만두피 여미듯 눌러 접었고, 여백엔 옅은 주름을 새겼다. 위트 넘치고 발랄하다.

앞뒤 좌석은 EV3보다 넉넉하고 입체적. 착좌감도 좀 더 푹신하다. 둘 다 인조 가죽 씌웠지만, 마감이 훌륭하다. 현란한 대시보드로 에워싼 앞좌석은 EV3보다 오붓한 느낌. 앞 도어 팔걸이가 바깥쪽 무릎과 종종 맞닿아 불편했다. 공간감은 아토 3의 승리다. 유리 지붕 덕분에 뒷좌석 개방감이 더 뛰어나다. 뒷좌석은 6:4로 접을 수 있지만, 등받이는 고정이다.
⑤ 사용자 편의성
EV3은 12.3인치 디스플레이 두 개가 어깨동무했다. 시승차는 어스 롱레인지. 헤드업 디스플레이 옵션도 더했다. 59만 원의 값어치는 충분히 한다. 운전 중 정보창 곁눈질할 필요가 거의 없었다. 중앙 터치스크린 밑엔 터치 버튼을 배치했다. 실제 써보니 장단점이 있다. 주요 기능을 따로 뺀 점은 반갑다. 하지만 화면 조작 중 무심코 건드리기 쉬웠다.

아토 3은 운전대 너머 5인치 LCD 디스플레이를 달았다. 최근 폭스바겐과 폴스타 전기차를 통해 익숙한 크기다. 중앙의 터치 디스플레이는 12.8인치로 큼직하다. 터치 버튼 눌러 세로 화면으로 회전시킬 수 있다. 다만, 애플 카플레이와 연결할 땐 가로 모드만 지원한다. EV3과 달리 공조장치 조절 기능까지 스크린이 삼켰다. 하지만 사용하긴 어렵지 않다.
둘 다 순정 내비게이션을 갖췄다. 따라서 스마트폰 연결해 데이터 쓸 필요 없다. 시승차 기준, 스피커 개수는 둘 다 8개. 오디오는 EV3이 59만 원짜리 옵션인 ‘하만 카돈’, 아토 3은 기본 장비인 ‘디락(Dirac®)’이다. 주관적 판단으로, 음질은 하만 카돈이 우월했다. 차량 전기를 외부로 연결해 쓸 수 있는 ‘V2L(Vehicle to Load)’ 기능은 둘 다 기본이다.

가격 차이만큼 장비의 종류와 기능은 EV3이 앞선다. 가령 아토 3도 음성인식 기능이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AI) 접목한 EV3보다 인식률과 활용성이 떨어진다. 빌트인캠2,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스마트 회생 시스템 플러스, 아케이드 게임, 디스플레이 테마 등은 EV3만 갖췄다. 무선 업데이트는 둘 다 제공한다.
⑥ 동력원과 배터리
EV3과 아토 3 모두 ‘영구자석 동기모터(PMSM, Permanent Magnet Synchronous Motor)’로 앞바퀴를 굴린다. 고정자(Stator)에 흐르는 전류와 회전자(Rotator)의 영구자석이 만드는 자기장의 상호작용으로 회전한다. 높은 효율과 출력 밀도, 정밀한 제어가 가능해 최근 전기차 심장의 대세다. 다만, 영구자석 원료가 희토류여서 지속가능성은 떨어진다.

최고출력은 둘 다 150㎾로, 약 204마력(PS). 최대토크는 EV3 28.8㎏·m, 아토 3 31.6㎏·m다. 기아는 EV3의 모터와 기어의 진동 줄이는 한편, 모터와 인버터 커버에 흡차음재 넣어 소음을 줄였다. 그럼에도 동력원의 기술 세대는 아토 3이 앞선다. 구동 모터와 컨버터, 감속기 등 8가지 요소를 하나로 통합한 ‘8-in-1’ 전기 파워트레인을 얹는 까닭이다.
EV3은 NCM(니켈·카드뮴·망간) 리튬이온 배터리를 품는다.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인도네시아 카라왕에 세운 합작법인 그린파워가 만든다. 용량과 항속거리, 배터리 10→80% 충전시간은 각각 기본형 58.3㎾h/350㎞/29분, 롱레인지 81.4㎾h/501㎞/31분. 삼원계 리튬이온은 아토 3의 ‘리튬인산철(이후 LFP)’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다.

대신 LFP 배터리는 과방전 및 과충전 때도 화재나 폭발 위험이 적다. 수명도 길고 내구성도 뛰어나다. 코발트 같은 희귀 금속 쓰지 않아 제조 원가도 낮다. BYD는 LFP 배터리를 최대한 많이 싣는 기술을 고도화해 단점을 상쇄해 가는 중이다. 예컨대 칼날처럼 얇고 기다란 ‘블레이드(Blade)’ 형태로 만들어 차체에 통합했다. 그 결과 차체 강성도 높였다.
[표②] PE(Power Electronic) 시스템
⑦ 주행성능
아토 3은 움직임이 사뿐사뿐하다. 딱히 섬세하게 조작하지 않아도, 부드럽게 가속에 살을 붙여 나간다. 주행 모드는 에코와 노멀, 스포츠의 세 가지. 차이는 크지 않다. 회생 제동은 밋밋하다. 아이러니하게도 덕분에 전기차 특유의 위화감이 적다. 물리 제동도 직관적이지 않다. 페달 조작 초기 찰나의 응답 없는 구간을 지나 제동력이 샘솟는다.

속도 높여 주행의 템포를 바짝 당기면, 204마력, 31.6㎏·m가 수치보다 한층 강렬하게 들이닥친다. 공차중량 1,750㎏의 차체를 경쾌하게 튕겨 낸다. BYD가 밝힌 아토 3의 0→시속 100㎞ 가속 시간은 7.3초. EV3보다 0.2초 더 빠른데, 부드러운 섀시 세팅 때문에 기대 이상 드라마틱하다. 비판적 관점으로 해석하면, 파워가 섀시를 성큼 압도한다.
한편, 같은 환경과 조건에서 차만 바꿔 타면, 단독 시승 때 느끼지 못한 특징이 두드러진다. EV3이 그렇다. 아토 3이 가볍고 발랄하다면, EV3은 진중하고 비장하다. 이처럼 묵직한 주행 감각은 피부로 와 닿는 가속에 영향을 미친다. 아토 3보다 무게가 85㎏ 무겁고 최대토크가 2.8㎏·m 낮은 EV3 어스 롱레인지를 타면서 추진력 아쉬운 순간이 종종 있었다.

수치 역시 살짝 뒤진다. EV3의 0→시속 100㎞ 가속 시간은 7.5초. 하지만 가속 이외에도 감속과 코너링, 재가속 등을 종합한 주행 성능은 오히려 EV3이 유리해 보인다. 강력한 회생 및 든든한 물리 제동 덕분에 보다 안심하고 자신감 있게 몰아붙일 수 있기 때문. 스포츠 모드도 훨씬 적극적이다. 정속 주행 중 모드만 바꿔도 속도가 팍 치솟을 정도다.
[표③] 동력 성능
⑧ 핸들링과 승차감
번갈아 몰아보니 둘의 차이가 한층 명료해진다. 아토 3에서 EV3으로 바꿔 타면, 뻑뻑한 조작감이 새삼 낯설다. EV3의 진짜 지향점은 204마력, 28.8㎏·m를 월등히 넘는다는 확신이 밀려든다. 아토 3과 대조적으로, 섀시가 파워를 여유 있게 압도한다. 노련한 세팅도 돋보인다. 피칭과 롤링, 요잉 등 불필요한 움직임을 억제했다. 그 결과 시종일관 듬직하다.

아토 3은 누구나 쉽고 부담 없이 다룰 수 있다. 출퇴근과 자녀 등하교 등 도심 주행패턴과 잘 어울린다. 스티어링도 정교하고, 승차감 또한 매끈하다. 특히 고르지 않은 노면에서 충격 삼키는 재주가 뛰어나다. 17만7,000㎞의 세계 최장 도로 인프라와 다양한 기후 및 환경 갖춘 중국에 초점 맞춘 결과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국내 주행 환경과도 궁합이 좋다.
EV3의 승차감도 흠잡을 데 없다. 과속방지턱 다스리는 거동은 SCI급 학술지에 논문 등재할 실력. 아토 3보다 1.2배 더 강한 중력이 작용하는 느낌이다. 굽잇길에서 트위스트 추는 실력도 EV3이 한 수 위다. 운전 실력만큼 심오한 재미를 파고들 수 있다. 벌써부터 EV3 GT가 궁금해진다. 다만, 트레드 215㎜의 얇은 타이어로 노면 붙드는 덴 한계가 있다.

코너에서 아토 3은 보다 자연스럽게 기운다. 가속 페달 짓이기면 턱을 살짝 들고 달려 나간다. 솔직한 몸놀림은 속도와 비례해 격해진다. 그나마 EV3보단 넓적한 235㎜의 타이어로 노면 움켜쥔 결과다. 차급과 장르 감안하면 부족하지 않다. 제법 리드미컬하게 궤적을 도려낼 수 있다. 그런데 특별히 즐겁진 않다. 아토 3은 평온한 일상에서 더 매력이 빛난다.
[표④] 섀시
⑨ 총평
이번 비교의 과녁이 살짝 어긋났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아토 3 플러스는 EV3 어스 롱레인지 대신 에어 스탠다드와 붙였어야 했다. 하지만 시승차 수급이 여의치 않았다. 다행이 EV3은 가격과 배터리, 항속거리, 약간의 무게 차이 빼면 스탠다드와 롱레인지가 거의 같다. 에어와 어스 트림의 차이도 결국 편의장비. 따라서 주요 성능과 기능 비교는 가능했다.

다만, 둘의 가격 차이는 동급으로 보기 어렵다. EV3 GT-라인 롱레인지 풀 옵션과 아토 3 기본형으로 스펙트럼을 극단적으로 넓히면, 차이는 무려 2,185만 원. 거의 소형차 한 대 값이다. 그런데 이 같은 비대칭이 비교에 재미를 더했다. 아무래도 쫓기는 쪽은 EV3. 확연히 차이 나는 몸값과 오랜 세월 쌓아온 제조사의 노하우를 매순간 입증해야했으니까.

EV3은 멋지게 해냈다. 아토 3보다 효율적으로 확보한 공간은 패키징 노하우의 승리. 간결하고 미래적인 디자인과 소재는 ‘눈으로 보는 품질’의 모범 사례다. 제조사만큼 협력 업체의 역량도 중요하단 사실을 새삼 일깨운다. ‘오버 스펙’ 혐의 짙은 주행감각은 신생 후발주자가 넘보기 힘든 내공. 다만, 첨단 기능 욕심에 옵션 담다보면 5,000만 원을 넘어선다.

반면 아토 3은 옵션으로 예산 초과할 걱정 없다. 디자인과 성능도 준수하다. 전비와 항속 거리는 운전으로 얼마간 상쇄 가능하다. 저온 성능은 상온의 96.4%(기준 75%)로 인증 받았다. 결국 EV3과 아토 3의 선택을 좌우할 핵심은 우열보다 소비 취향. 극단적으로 비약하면 아이폰 17 프로 맥스와 16e의 차이다. ‘가성비’의 접근이라면, 의외로 결정은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