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손대면 ‘미쉐린 별’ 된다...美명문고 수석졸업 뇌섹남의 정체
손종원 조선호텔앤리조트 셰프 인터뷰
공대 다니다 4학년때 그만둬
‘좋아하는 일’ 찾아 요리 전업
라망시크레·이타닉가든 2곳
미쉐린 1스타 맛집으로 키워
‘evolve(진화하다)’. 서울 강남 조선팰리스 호텔 한식당 ‘이타닉가든’, 그리고 명동 레스케이프 호텔 양식당 ‘라망시크레’의 주방 벽면 팻말에 적힌 단어다. 두 곳 모두 외식업계에서 최고 영예로 꼽히는 ‘미쉐린가이드 서울 2023’에서 1스타를 받은 맛집이다.
두 곳의 레스토랑의 헤드 셰프는 손종원(39) 씨다. 서울에서 35곳 뿐인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 가운데 두 곳 이상에서 동시에 별을 획득한 셰프는 손씨가 유일하다. 그는 지난달 프랑스 관광청이 선정한 ‘라 리스트 2024 (LA LISTE 2024)’에서도 아시아 셰프로는 유일하게 ‘New Talents of the Year 2024’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아시아에서 가장 촉망되는 셰프로 공인받은 셈이다.
아직 30대, 젊은 나이에 최고 수준 반열에 오른 그는 항상 고민하고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는 셰프다. 손 셰프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셰프의 매력은 평생 배울 수 있다는 것”이라며 “고객들에 만족감을 주기 위해 끊임없이 진화하겠다는 의지를 주방 팻말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우연히 뉴욕의 요리학교 CIA에 들른 그는 흰색 모자를 쓰고 요리를 배우는 학생들을 보며 인생 항로를 바꾸기로 결심했다. “누군가에게 음식을 만들어줬을 때 기뻐하는 모습에서 다른 무엇보다 큰 보람을 느꼈다”는 그는 부모님 반대를 무릎쓰고 대학을 4학년때 중퇴했다.
20대 중반 늦은 나이에 요리를 시작한 것은 그에게 콤플렉스였다. 샌프란시스코의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에서 주 5일을 일하고 나머지 이틀도 잘하는 식당을 찾아 배우려고 무급으로 일했다. “제가 정한 길이니까 아프다는 소리도 못했다. 정말 악착같이 배웠다”고 그는 회상했다.
미국에서 경력을 쌓은 손 셰프는 조선호텔앤리조트가 2018년 문을 연 레스케이프호텔 라망시크레 레스토랑의 헤드셰프로 초빙됐다. 라망시크레는 오픈 2년 만에 미쉐린 가이드 1스타를 획득했고, 이후 3년 연속 별 행진을 잇고 있다. 실력을 인정받아 작년엔 최고급 호텔인 조선팰리스 이타닉가든의 헤드셰프까지 맡았다. 이타닉가든도 작년 말 미쉐린 1스타를 받았다.
최고급 호텔 레스토랑인 만큼 이타닉가든의 가격(런치 19만원·디너 32만원)은 상당하다. 그에 맞는 만족감을 고객에게 전하기 위해 손 셰프는 끊임없이 고민한다. 지난해 미쉐린가이드에 이름을 올린 후 외국 손님들이 부쩍 늘었다. 그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적인 맛을 소개하기 위해 나물을 많이 사용한다. 요리 뿐만 아니라 서빙과 공간 구성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쓴다. 식기도 기성품이 아닌 음식과 궁합에 맞게 주문제작해 사용한다.

앞으로의 목표는 미쉐린 2스타, 3스타를 받는 것이다. 그는 “미쉐린 스타는 받는 것도 어렵지만, 유지하는 것 또한 그 이상으로 힘들다”면서 “더 높은 평가를 받았을 때 그에 맞는 준비가 돼 있어야 하기 때문에 하루하루 내공을 더 깊이 쌓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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