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민주당 찜찜한 승리, 절제하라는 6·3 민의

전반적으로 이번 선거는 탄핵과 조기 대선, 정권 교체를 거치며 형성된 '기울어진 정치지형'이 다시 한번 확인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지난 1년간 높은 국정 지지율을 유지해 온 이재명 정부에 대해 유권자들이 우선 국정 운영의 연속성과 안정에 무게를 실어준 결과인 것이다. 이로써 현 여권은 행정권력과 입법권력에 이어 서울을 제외한 지방권력도 상당수 확보했다. 민주화 이후 보기 드문 강력한 권력 기반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서울시장 선거에서 보듯 이번 승리가 곧 무조건적인 신임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민주당의 승리로 끝났지만 그 격차가 크지 않은 곳도 적지 않았다. 민주당의 '공소취소 특검' 추진 등을 계기로 선거 막판 일부 지역에서 나타난 추격전은 정부·여당의 독주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이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대통령은 이런 민심을 신중히 헤아리길 바란다. 역대 정권에서 보듯 '승자의 오만'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 지난 1년 동안 경제 회복과 실용 노선을 앞세워 높은 지지를 얻었지만 현재의 경제 지표가 마냥 견고한 것은 아니다. 반도체 초호황의 이면에는 자산 양극화와 물가 부담, 산업 간 격차라는 그늘도 짙게 드리워져 있다. 이재명 정부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절제된 자세로 국민 통합과 협치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대선과 총선에 이어 지방권력까지 대부분 넘겨주게 된 국민의힘은 더 큰 혼돈의 상황으로 내몰릴 처지에 놓였다. 패배는 예견된 일이었다. 국민의힘은 시대착오적인 비상계엄으로 정권을 내준 뒤에도 반성과 쇄신 의지를 보여주지 못했다. 혁신 노력은커녕 '윤석열 어게인' 세력과 절연하지 못한 채 불명예 퇴진한 전직 대통령의 후광에 기대려고 했다. 전면적인 노선 전환과 과감한 인적 쇄신에 나서지 않는다면 보수의 재기는 요원하다. 한동훈 후보의 당선은 야권 내에선 장동혁 대표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있다. 장 대표부터 물러나야 한다.
이번 선거는 거대 양당의 극한 대립 속에 지방자치의 본질이 크게 훼손됐다는 점에서 짙은 아쉬움을 남긴다. 유권자들의 삶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챙기는 기초 의원·단체장 선출의 장이 중앙정치의 '대리전'으로 소비된 것이다. 이제 여야 모두 당장의 승패를 떠나 민심의 흐름을 냉철히 읽어야 한다. 투표율(잠정 61%)이 4년 전보다 많이 높아진 것도 정치 본연의 조정 기능과 역할에 대한 민심의 갈증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긴 흐름으로 보면 민심은 늘 균형추 역할을 해 왔다. 대외적 경제안보 여건은 그 어느 때보다 위태위태한데, 언젠가부터 국론은 진영에 갇혀 갈수록 양극화하고 있다. 그럴수록 합리적 중도 세력의 민심을 중심에 두고 나라의 미래를 생각하는 정치 세력이 결국은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2028년 4월 총선까지 전국 선거가 없다. 정쟁과 갈등을 뒤로 하고 나라살림과 민생을 챙기는 협력과 경쟁의 장을 펼칠 기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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