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이 바라는 건 尹의 ‘사과할 용기’…“이뤄진다면 좋게 평가할 것”

김동환 2023. 11. 21.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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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당 창당 여부가 판가름날 다음달 27일까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기대하는 것은 한 마디로 '용기'로 압축된다.

다시 말해 '내가 한 게 잘못됐다'거나 '이것을 되돌릴 거야' 등 대국민 메시지를 내는 윤 대통령의 '사과할 용기'다.

윤 대통령을 향한 '변화 요구'에 자신에 대한 사과 등도 포함됐냐는 취지 추가 질문에는 "사과는 크게 기대 안 한다"며 "그럴 용기도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이 전 대표는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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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KBS 라디오서 “‘내가 잘못됐다’고 하는 건 큰 용기라고 생각”
영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일(현지시간) 런던의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 간담회에서 격려사를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런던=연합뉴스
 
신당 창당 여부가 판가름날 다음달 27일까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기대하는 것은 한 마디로 ‘용기’로 압축된다. 다시 말해 ‘내가 한 게 잘못됐다’거나 ‘이것을 되돌릴 거야’ 등 대국민 메시지를 내는 윤 대통령의 ‘사과할 용기’다.

이 전 대표는 21일 오전 KBS 라디오 ‘특집 KBS 1라디오 오늘’에 출연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 기소 ▲서울 이태원 참사 유족 면담 문제 해결을 국정 기조 전환의 상징적 단면이 될 수 있다 보고, 이를 위해 무엇보다 윤 대통령의 용기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는 “강서 보궐선거 이후 많은 것이 변한 것처럼 묘사했지만 체감할 수 있는 게 없었다”며 “지금 말한 (세 가지) 것들은 명시적으로 대통령이 잘못한 것을 받아들여 인정하고, 그다음에 변화를 가져와야 하는 것들”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대통령께서 상투적으로 ‘나 이제부터 많이 들을 거야’ 이런 이야기와 다르게 ‘내가 한 게 잘못됐어’ ‘이제 이걸 되돌릴 거야’라고 하는 것은 큰 용기라고 생각한다”며 “이게 다는 아니지만 큰 시발점이 될 거고, 만약 (실제로) 이뤄진다면 저도 좋게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바뀌지 않으면 신당’이던 그간의 기조를 조금이나마 바꿀 길로 보이는데, 이 세 가지가 전부는 아닐지라도 어느 정도 엉킨 문제를 해결할 물꼬는 틀 수 있다는 이 전 대표의 생각으로 읽힌다.

같은 맥락에서 이 전 대표는 “대통령께서 이것을 다 되돌리고 국정 기조를 바로 세우신다고 그러면 제가 신당을 창당할 동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용기 있는 대응으로 ‘대통령은 바뀐다는 데 너는 왜 그러냐’는 여론이 생기면, 국민의힘과 영영 헤어질 명분이 서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로도 비친다.

윤 대통령을 향한 ‘변화 요구’에 자신에 대한 사과 등도 포함됐냐는 취지 추가 질문에는 “사과는 크게 기대 안 한다”며 “그럴 용기도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이 전 대표는 답했다. 그리고는 “저한테 사과하라는 게 아니라 지금까지 1년 반 동안 국정 혼란과 당이 안 좋은 모습을 보인 데 대해 (대통령이) 사과했으면 좋겠다”며 “혁신위가 들어섰을 때 인요한 위원장이 당을 대표해 사과하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는데, (그때) ‘누구신데 와서 갑자기 사과를 하느냐’고 이야기했었다”고도 떠올렸다.

국민의힘 상황이 마치 학교폭력 터지면 상대의 수용 여부와 상관없이 그저 자리 유지를 위해 사과하는 가해자와 다를 게 없다던 여러 라디오 인터뷰에서의 지적과 같은 궤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당사자가 어떤 마음으로 사과하고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을 하는지가 중요하지, 갑자기 다른 사람이 대리인으로 와서 사과한다고 하면 학폭으로 문제될 사람이 누가 있느냐”고 되물었다. 나이 60이 넘은 윤 대통령에게 대리인이 왜 필요하냐면서 시원하게 당사자끼리 매듭 푸는 게 중요하다는 메시지다.

이 전 대표는 “모든 일은 ‘사필귀정’으로 바로잡히기 때문에 대통령께서 그런 무리수를 다시는 두지 않게 하려고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사과는) 안 할 거 같으니 (다른 사람들도) 별로 기대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사과와 거리가 다소 멀어 보이는 윤 대통령 모습에는 좀처럼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등 검사의 기질이 있지 않겠냐며, 과거의 ‘직업적인 특성’이 반영된 거라 본다고도 그는 덧붙였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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