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터 내린 구찌, 불타는 아마존 서버…글로벌 기업 중동발 쇼크

최수진 2026. 3. 6.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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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으로 명품업계 전망 부정적 변화
매출 타격 우려에 명품 매도세 이어지면서 주가 하락


중동 분쟁이 심화하면서 글로벌 브랜드의 경영에도 차질이 생겼다. 주요 명품은 매장을 임시 폐쇄하고 시간 단위로 현지 직원들의 안전을 확인하고 있다. 매출 타격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글로벌 명품 기업들의 주가는 하락세다. 온라인 전자상거래 업체 역시 공급망 불안정으로 운영에 제동이 걸렸다. 

 ◆ 매장 문 닫고, 시간대 조정에 명품 주가 급락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쿠웨이트, 카타르, 오만,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등에 있는 미군 기지와 대사관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고 있어서다.

중동의 상황은 주요 명품 기업들의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세계 최대 명품 기업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주가는 2월 27일 544.10유로를 기록했지만 3월 3일 502.20유로까지 떨어졌다. 

구찌 모회사인 케링그룹 역시 285.90유로(2월 27일)에서 254.25유로(3월 3일)까지 떨어졌다. 까르띠에를 보유한 리치몬트그룹 주가는 157.25스위스프랑(CHF)에서 142.25스위스프랑으로 하락했다. 

영국 패션 전문매체 BoF는 “중동 갈등이 격화하면서 안정감이 흔들리고 있다”며 “명품업계의 몇 안 되는 밝은 전망 중 하나가 위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중동시장은 중국과 미국 시장의 명품 매출이 부진한 가운데 유일하게 긍정적인 지역으로 평가받았다. 주요 기업들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지만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어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지난해 중동은 명품 시장에서 좋은 실적을 기록한 지역이다.

신용평가사 모닝스타는 “이란 전쟁 발발로 명품주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명품업계 주가가 1~7% 하락했다. 전반적인 불안감과 불확실성으로 인해 소비가 위축돼 구매 욕구가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동 지역 여행을 제한하거나 금지 권고를 내린 국가가 늘어나면서 현지 명품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최근 중동 관광객들은 유럽 명품 소비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온 만큼 이번 사태는 명품 회복세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베르사체, 지미추, 세포라 등 900개 매장을 운영하는 중동 최대 규모 유통기업 찰룹그룹(Chalhoub Group)은 이란 인근 국가인 바레인 매장을 임시 폐쇄했다. UAE, 사우디, 요르단 등에서는 직원들의 매장 출근을 자율에 맡기기로 결정했다. 현지 직원들은 자발적으로 출근을 재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링그룹은 UAE, 쿠웨이트, 바레인, 카타르 등에서 일시적으로 구찌·생로랑·발렌시아가·보테가 베네타 매장을 폐쇄한다. 기업들은 시간 단위로 직원들의 안전을 확인하고 있으며 각국 정부 지침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면서 향후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단,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일 것으로 보인다. 중동 지역 매출이 전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며 전쟁의 지속 기간이 짧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중동이 전 세계 명품 소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10%로 적은 편이다. 

 ◆ 데이터센터 소실되고 배송도 중단

현지 매장이 없는 기업들도 안전한 것은 아니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은 아부다비 물류센터 운영을 중단하고 해당 지역 배송을 중단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와 요르단 직원들에게는 실내에만 머물도록 권고하고 재택근무 전환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출장은 금지했다. 

이번 사태로 아마존의 매출 타격도 불가피하다. 아마존은 2017년 중동 최대 온라인쇼핑몰 ‘수크닷컴’을 인수하면서 중동 진출을 확정했다. 이후 사우디, 이집트 등 지역에서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해왔다. 그러나 최근 중동 분쟁이 격화하면서 운영 방식을 변경해 안전을 우선으로 영업에 나서고 있다. 아마존은 현재 UAE, 사우디, 요르단, 바레인, 쿠웨이트, 이집트, 튀르키예, 이스라엘에서 기업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해당 지역에는 물류창고와 데이터센터도 있다. 

이번 사태로 중동 지역 셀러와 고객의 피해도 크다. 약 30만 명에 달하는 입점 셀러들은 배송 지연 문제를 겪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문이 취소되면 매출이 감소될 수 있다. 아마존은 아부다비 배송 중단 결정을 언제 해제할지 밝히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데이터센터 피해도 발생했다. 아랍에미리트 2개 데이터센터는 이란의 드론 공격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고 바레인의 데이터센터 인근에서 드론 공격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매체들은 데이터센터가 이란의 새로운 목표물이 됐다고 전했다. 

아마존 클라우드 사업부인 아마존웹서비스(AWS)는 “구조적 손상이 발생했고 인프라에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며 “일부의 경우 화재 진압 활동으로 수해 피해까지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오류율이 증가하고 서비스 가용성 저하가 발생해 운영에 차질이 생겼다는 입장이다. 

공급망이 불안정한 곳은 아마존뿐만 아니다. 테무와 쉬인 등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배송 기한을 늘리고 있다. 테무는 배송 예상 기간을 기존 15일에서 20일로 연장했고 쉬인은 5~8일에서 최대 10일이 걸린다고 공지했다. 

반도체 회사 엔비디아는 두바이 사무실을 일시적으로 폐쇄하고 직원들의 재택근무를 지원하고 있다. 젠슨 황 CEO는 최근 모든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 황 CEO는 “영향을 받은 직원들과 가족들을 위해 24시간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에 기반을 둔 6000명의 엔비디아 직원이 여기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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