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의 ‘현란한 용병술’…랭킹 134위 인니 이끌고 “우린 결승 간다”

김창금 기자 2024. 4. 26.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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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국에서는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의 영웅으로 돌아왔다.

신태용 인도네시아 23살 이하 축구대표팀 감독이 26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한국을 제압(2-2 뒤 승부차기 11-10)하면서 '신태용 매직'의 가공할 위력을 과시했다.

A대표팀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도 인도네시아는 134위로 한국(23위)보다 훨씬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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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한국팀 독일 격파 지휘 ‘카잔의 기적’
국내선 정당한 평가 못 받아…인니서 영웅 등극
인도네시아의 23살 아시안컵 4강 진출을 축하하는 아시아축구연맹 SNS. AFC 누리집 갈무리

고국에서는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의 영웅으로 돌아왔다. ‘난놈’ 신태용 감독이 한국의 올림픽 꿈을 꺾을 줄은 ‘축구의 신’도 몰랐을 것이다.

신태용 인도네시아 23살 이하 축구대표팀 감독이 26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한국을 제압(2-2 뒤 승부차기 11-10)하면서 ‘신태용 매직’의 가공할 위력을 과시했다.

객관적 전력에서 인도네시아의 승리를 점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A대표팀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도 인도네시아는 134위로 한국(23위)보다 훨씬 낮다.

하지만 랭킹은 허수이고, 축구는 변수가 많다.

2019년부터 인도네시아 대표팀 사령탑에 부임한 신 감독은 그동안 강팀을 만들어냈고, 이날 극적인 드라마를 완성했다.

신 감독은 이날 한국과의 경기에서 예상과 달리 강공을 펼쳤고, 분위기를 타면서 완승을 거둔 것은 그의 현란한 임기응변 용병술을 보여준다. 그 바탕엔 선수단의 역량을 하나로 끌어내는 ‘밀당’의 리더십이 있다.

그는 경기 뒤 아시아축구연맹과 인터뷰에서 “4강에 오를 것이라 믿었다. 골키퍼 에르난도 등 선수들과 오랫동안 함께하면서 그들을 잘 알고 있다. 단 하나 내가 그들에게 주고자 했던 것은 의욕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를 믿어라. 우린 결승까지 갈 수 있다고 말했고, 그 자신감이 우리를 4강으로 이끌었다. 인도네시아 축구는 상승세다. 어떤 팀과도 싸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태용 감독은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당시 세계 최강 독일을 2-0으로 격파하고 ‘카잔의 기적’을 만든 바 있다. 조별리그 1승2패로 16강에 오르지 못했지만, 경기 내용이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귀국 뒤 제대로 평가를 받기도 전에, ‘거스 히딩크 감독이 한국 사령탑에 관심 있다’라는 얘기가 미디어를 통해 퍼졌다. 팬들이 가세하면서 히딩크 감독 부임설은 더 팽창했고,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됐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한국을 이끌던 신태용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결국 히딩크 부임설은 유야무야됐지만, 신태용 감독은 기회를 잡지 못했고, 대신 파울루 벤투 감독이 선임됐다.

그 뒤 5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고, 신태용 감독은 한국팀의 저승사자가 돼 나타났다.

신태용 감독은 한국과의 8강을 앞두고 “한국과는 만나지 않기를 바랐다”고 했다. 하지만 얄궂게도 운명의 대결이 펼쳐졌고, 한국팀을 제압했다.

신 감독은 인도네시아의 영웅이 됐다. 이미 2027년까지 계약 연장을 공고히 했다. 이중국적 선수를 다수 활용한 팀 체질 개선, 전술 능력이 뛰어난 최인철 코치의 조력 등은 앞으로 인도네시아팀의 발전 전망을 밝히고 있다. 이날 한국에 동점골을 허용한 뒤 3분여 만에 추가골을 뽑아낸 것은 집요해진 인도네시아팀의 역량을 보여준다.

신 감독은 4강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우즈베키스탄의 8강전 승자와 결승행을 다툰다. 또 6월에는 A대표팀을 이끌고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 출격한다. 인도네시아는 아시아 2차 예선 F조 2위(2승1무1패)를 달리고 있어 최종예선 진출이 유력하다.

신 감독은 “6월에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진출을 위해 2경기를 치른다. 지켜보라. 잘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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