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석유 최고가격제 3월 물가 0.4~0.8%p 낮추는 효과 있었다”
중동 전쟁과 유가 급등에 대응해 시행된 ‘1차 석유 최고 가격제’가 3월 소비자물가를 최대 0.4~0.8%포인트(p)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2%였는데, 최고 가격제가 아니었다면 최대 3%의 상승률이 나왔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중동 전쟁 대응 태스크포스(TF)’는 22일 이런 내용을 담은 중동 전쟁 대응 주요 정책 이슈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 “최고 가격제 없었으면 ℓ당 휘발유 값 460원 더 비쌌을 것"
우선 KDI는 3월 4주차의 최고 가격제가 없었을 경우 ‘가상 가격’과 ‘실제 가격’을 분석해 그 차이를 살펴봤다. 연구를 진행한 마창석 KDI 연구위원은 “1차 최고 가격제(3월 13~26일 시행) 효과가 온전히 적용됐다고 볼 수 있는 시점이 3월 4주차”라고 설명했다.
가상 가격은 싱가포르 거래 시장에서 거래된 국제 석유 제품 가격과 원·달러 환율을 바탕으로 정유사 가격을 1차 추정하고, 그 가격을 바탕으로 주유소 가격을 2차 추정했다. 국제 유가가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계산에 쓰인 국제 유가를 시기별로 구분해 여러 가상 가격을 산출했다. 가령 ‘2월 4주차 국제 유가가 3월 4주차 소비자 가격에 적용된다’는 가정부터 ‘3월 4주차 국제 유가가 3월 4주차에 적용된다’는 가정까지 시나리오를 설정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해당 가상 가격을 실제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오피넷)에 고시된 소비자 가격과 비교했다.

그 결과 3월 4주차에 최고 가격제가 없었을 경우 나타났을 여러 가상 가격의 중위값은 휘발유의 경우 리터(ℓ)당 2279원으로 추정됐다. 당시 실제 가격은 1819원이었는데, 460원 인하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 밖에 자동차용 경유와 실내 등유 가상 가격은 각각 2732원, 2061원이었는데, 실제 가격은 이보다 916원, 552원 낮은 1816원, 1509원으로 나타났다.
KDI가 소비자물가지수 휘발유·경유·등유 품목 가중치를 고려해 계산한 결과, 이는 최종적으로 전체 물가지수를 0.4~0.8p 인하시키는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마 위원은 “더 먼 시점의 국제 유가를 적용할수록 물가 인하 효과는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앞서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는 2.2%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한편 마 연구위원은 2021년 11월 둘째 주에 시행된 휘발유 유류세 인하 효과를 바탕으로, 4월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유류세 인하 효과는 물가를 0.2%p 낮추는 수준이 될 것으로도 추산했다.

◇ 온전한 최고 가격제 효과로만 보긴 힘들어… 장기 효과 분석 잇따라야
다만 3월 당시 최고 가격제 외에도 정부 점검이나 매점매석 단속, 2차 최고 가격제 시행 예고 등 여타 정책 패키지가 함께 작용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석유 최고 가격제’ 정책만의 효과로 과대 해석됐을 여지가 있다. 가상 가격 산출 방식이 다소 단순화된 데다, 국제 유가가 주유소 가격에 언제 반영되느냐에 따라 추정 효과가 0.4%p에서 0.8%p로 최대 두 배 벌어진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이번 연구에서의 관측 기간이 매우 짧은 만큼, 실제 최고 가격제 효과를 보려면 2·3차 최고 가격제가 미친 장기적인 효과까지 함께 따져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KDI는 또 다른 연구를 통해 “중동 전쟁 발발 이후 3월 소비 축소는 아직 없었다” “기초생활보장 비수급 가구 에너지 부담이 기초생보 수급 가구보다 오히려 큰 만큼, 수급 여부에 따른 차등 지원만으론 한계가 있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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