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설계사 부업 실제 해보니, 첫 달 수입 대공개

투잡으로 해본 보험 설계사, 전 과정을 공개합니다!
메리츠 화재의 도움을 받아 투잡 보험설계사에 도전해 봤다. /꼬집기 캡처

‘N잡’이라는 말이 등장한 지 6~7년이 됐습니다. 신조어라고 하기에도 어색할 정도로 N잡, 부업은 우리 일상 깊숙이 들어왔습니다. 블로그를 하며 외식비를 줄였다는 친구, 스마트스토어 셀러로 본업보다 더 큰 수익을 벌었다는 친구도 있었죠. 그래도 그리 마음이 동하지 않았습니다. 따로 시간을 내야 한다는 점이 부담스럽게 느껴졌기 때문이죠.

만약 부업을 한다면 가장 빠른 방법은 ‘보험설계사’가 되는 길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알아보니 영업을 아예 하지 못해도 가족, 지인의 보험을 설계하는 것만으로도 꽤 수익을 낼 수 있다더군요. 여러 보험사에 문의했더니 메리츠화재가 도움을 주기로 했습니다. 보험 설계사가 되는 과정부터 보험 계약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가감 없이 공개합니다.

1. 메리츠의 파트너가 되기 위한 여정

하루 30분~1시간 분량의 손해보험 설계사 시험 준비 커리큘럼. /꼬집기 캡처

메리츠화재에서는 프리랜서 손해보험 설계사를 양성하는 제도로 ‘메리츠 파트너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전담 멘토가 배정됩니다. 제 담당 멘토는 서울 강남지역 담당 권소용 지점장(47)이었는데요. 약속한 시각에 통화하며 시험일, 준비 과정 등을 안내받았습니다.

부업으로 설계사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을 위해 온라인으로도 들을 수 있는 커리큘럼이 있더군요. ‘메리m’이라는 모바일 플랫폼을 이용해 강의 수강부터 모의고사, 오답 문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메리m’을 통해 실전문제를 풀어보는 모습. 스마트폰으로 모의고사를 보고 오답을 확인할 수도 있다. /꼬집기 캡처

커리큘럼은 완벽했습니다. 하루 30분~1시간 분량으로 부담스럽지도 않았죠. 하지만 일과 공부를 병행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느슨해질 때쯤엔 어김없이 전담 멘토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아직 강의를 한 강의밖에 듣지 않으셨더라고요”, “오늘까지 손해보험영역 강의 다 들으셔야 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면서 다시 의지를 다졌습니다.

2. 병아리 손해보험 설계사

시험장에는 예상 외로 또래로 보이는 20~30대가 꽤 많이 보였다. /꼬집기 캡처

3월 21일, 준비했던 시험을 치기 위해 ‘종로 5가’에 있는 시험장으로 향했습니다. 그간 통화, 문자로만 연락했던 전담 멘토를 만나니 어찌나 반갑던지요. ‘보험 설계사’ 하면 흔히 떠올리는 중년 여성 응시자가 많을 거라 생각했지만 제 편견이었습니다. 또래로 보이는 20~30대가 응시자의 절반 이상이었죠.

‘손해보험’과 ‘제3보험’ 두 과목에서 각각 60점 이상이면 합격인데요. 100점은 바라지도 않았습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합격을 위한 60점만 넘기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험장에 들어섰죠. 1시간 동안 50문항의 문제를 풀었습니다.

전담 멘토에게 합격 소식을 받아 기뻐하는 모습. /꼬집기 캡처

다음 날 아침, 전담 멘토에게 반가운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다름 아닌 ‘합격’ 소식이었죠. 이후 보험연수원에서 제공하는 모집종사자 교육을 동영상으로 이수했습니다. 그로부터 4일 뒤엔 3월26일 설계사 위촉 과정을 전자 서명으로 마무리했습니다.

3. 내가 정말 ‘보험 설계사’라고?

전담 멘토인 권 지점장(오른쪽)은 시험 이후에도 보험 상담, 설계 과정을 도와주겠다며 응원을 보냈다. /꼬집기 캡처

정식으로 보험 설계사가 됐지만 여전히 불안한 마음이 앞섰습니다. 아직 누군가의 보험을 직접 설계해 주기엔 부족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럴 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존재가 있습니다. 시험 준비를 도와줬던 전담 멘토입니다. 시험 합격 후에도 “보험 상담, 설계 과정에 대해 언제든 편하게 연락을 달라”는 말에 그제야 안심이 됐죠.

이제 정말 실전에 나설 차례입니다. 제가 보험설계사가 되는 모습을 지켜보던 회사 동료가 고맙게도 보험문의를 먼저 해왔습니다. “서른 살에 월 보험료로 25만원을 넘게 내고 있는데, 비싸다고 느껴진다”는 고민이었죠. 동료의 동의를 얻어 전담 멘토와 보험 점검에 돌입했습니다.

보험 고민이 있다며 찾아온 직장 동료. /꼬집기 캡처

공부를 하고 나니 전엔 보이지 않던 단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가령, ‘적립보험료’, ‘20년 납입’, ‘비갱신’ 등 단어의 단순한 뜻 외에도 장단점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수준이 됐죠. 설명하다가 조금이라도 애매하다 싶은 부분은 전담 멘토에게 바로 연락해 정확한 정보 전달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결과적으로 동료는 운전자 보험에 가입했습니다. 간병인 보험도 가입을 권했지만, “간병인이 필요할 때쯤(50년 후)엔 간병을 로봇이 할 것 같다”는 이유로 거절했죠. 하지만 동료가 내는 월 납입금은 오히려 줄었습니다. 기존 보험 중 중복 보장인 부분과 적립보험료를 해지한 덕분이죠.

4. 대장정의 마무리는 달달한 월급

계약한 건에 대해 설계사가 받는 수수료는 익월 20일에 지급된다. /꼬집기 캡처

4월 19일. 다시 카메라를 켰습니다. 지난 3월의 메리츠파트너스 활동에 대한 수익금을 확인하기 위해서죠. 계약한 건에 대해 설계사가 받는 수수료는 익월 20일에 지급되는데요. 본래 지급일인 20일이 토요일이라 하루 일찍 받을 수 있었습니다.

지난 3월에 계약한 고객은 총 2명이었는데요. 이들이 내는 월 납입 보험료의 총액이 설계사로서 받게 될 수익금의 가장 주요한 요소가 됩니다. 두 사람의 총 월 납입 보험료는 약 8만5000원 정도였습니다. 여기에 몇 가지 계산식을 더해 완성된 수익금은 아래와 같습니다.

4월 19일에 입금된 금액은 총 90만3820원이다. /꼬집기 캡처

4월 19일 입금된 금액은 총 90만3820원입니다. ‘부업’, ‘N잡’이라고는 했지만 시험 준비 과정을 제외하면 특별히 따로 시간을 낼 필요가 없었습니다. 가까운 가족, 직장 동료와 가볍게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은 ‘근무 시간’처럼 느껴지지도 않았죠. 궁금한 게 있거나 막힐 땐 담당 멘토에게 조언을 얻었습니다. 다른 부업과는 달리 언제든 물어볼 수 있는 담임선생님이 있다는 느낌이 들어 든든했죠.

그동안 멀게만 느껴졌던 ‘보험’과도 한층 가까워진 것 같습니다. 2023년 실손보험 3세대를 4세대로 전환한 후에 주변에서 “왜 그랬냐?”, “보험은 옛날 보험이 무조건 좋다!”는 말을 듣고 시무룩했던 적이 있는데요. 막상 직접 공부해 보니 각각 장단점이 뚜렷하고, 제 상황에선 4세대로 전환하는 게 유리한 게 맞았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나와 내 가족의 보험을 직접 점검할 수 있게 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번 체험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고 싶네요.

/이영지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