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난치성 전립선암 환자를 위한 방사성의약품 표적 치료법 도입

- 기존 치료법으로 치료할 수 없었던 환자들에 한해 적용
- 진단부터 치료까지 통합된 '테라노스틱스' 접근법

서울아산병원 암병원 테라노스틱스센터 의료진이 환자에게 투여할 방사성의약품을 준비하고 있다 / 출처 : 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에서 전립선암 치료제 ‘플루빅토(Pluvicto)’를 본격 도입한다. 기존 항암치료에 실패한 전립선암 환자들에게 시도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이다.

플루빅토는 스위스의 제약사 노바티스(Novartis)의 표적 방사성의약품 주사제다. 플루빅토에 사용된 방사성동위원소 루테튬(177Lu)은, 정상 세포 피해를 최소화하며 암세포를 파괴할 수 있는 표적 치료에 적합하다. 반감기도 약 일주일 정도로 짧은 편이어서 치료 후 빠른 배출이 가능하다.

난치성 전립선암 환자 대상 허가

전립선 세포의 세포막에는 전립선특이막항원(Prostate-Specific Membrane Antigen, PSMA)이 존재한다. 전립선 암세포에서 특히 많이 발현되는 단백질로, 전립선 암세포는 PSMA를 정상 세포에 비해 과도하게 생산하는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PSMA를 표적으로 하여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 등을 통해 이미지를 출력하면 전립선 암세포의 위치와 진행 상황 등을 판단할 수 있다. 플루빅토에 함유된 루테튬은 이 PSMA에 선택적으로 결합,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플루빅토는 2022년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았고, 국내에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의 ‘글로벌 혁신 제품 신속심사 지원체계’를 통해 지난 5월 정식 시판 허가를 받았다. 단, 허가된 적용 대상은 ‘PSMA 양성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 성인 환자에 한한다.

이 환자들은 암세포가 호르몬 저항성을 갖게 돼, 호르몬 요법으로 효과를 보기 어렵다. 또한, 암이 이미 전이된 상태로 치료가 어렵거나 복잡한 경우에 해당한다. 안드로겐 수용체 경로 차단 치료, 탁산계열 항암제 치료 등 기존의 치료법에 반응하지 않는 난치성 환자들이다.

플루빅토 치료 대상이 되는 환자의 전립선암 맞춤 PET/CT 영상 소견 / 출처 : 서울아산병원

방사성의약품 활용한 ‘치료+진단’ 통합 접근법

플루빅토를 활용한 치료는 ‘테라노스틱스(Theranostics)’ 접근법에 기반한다. 치료(Therapy)와 진단(Diagnostics)을 결합한 방식으로, 방사성의약품을 통해 암 진단부터 치료까지 시행하는 것을 말한다.

먼저 환자에게 진단용 방사성의약품을 이용해 PET/CT(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컴퓨터 단층 촬영)를 시행한다. 약물은 PSMA에 결합해 전립선 암세포의 위치를 시각화해서 보여주게 되며, PET/CT 스캐너를 통해 이미지를 촬영하면 의약품에 포함된 방사성 물질이 내뿜는 양전자를 감지해 암세포의 활동을 확인하게 되며, 그 해부학적 구조까지 알 수 있게 된다.

촬영 결과 암세포에서 PSMA가 과도하게 발현된 것을 확인하면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인 플루빅토를 주입해 치료하게 된다. 약물 투여는 안전을 위해 별도의 특수 방사선 관리 구역에서 진행하게 되며, 이후 방사선 신호를 감지할 수 있는 감마카메라 영상을 통해 약제가 종양을 흡수하는 것을 확인한다.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2020년 11월 전립선 암세포의 PSMA 발현 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 진단용 방사성의약품 ‘갈륨(68Ga)-PSMA-11’을 직접 조제하는 것으로 식약처에 등록했다. 이후 전립선암 맞춤 PET/CT를  진료에 적용해 왔다.

테라노스틱스 치료 영역 확대

서울아산병원 테라노스틱스센터는 2023년 개소했다. 신경내분비종양 루타테라 치료를 시작으로, 다양한 난치성 암에서 테라노스틱스 임상 적용을 진행 중이다. 전립선암에 대해서는 2022년부터 글로벌 임상시험에 참여해온 바 있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박인근 교수는 “플루빅토는 기존 치료법으로 치료가 어려웠던 전립선암 환자들에게 비교적 안전하게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이라고 말했다. 또한, “현재는 고가의 비급여 치료제이기에 매우 제한된 환자들에게만 사용 가능할 것으로 보여, 제도·정책적 접근으로 문턱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서울아산병원 핵의학과 이동윤 교수는 “플루빅토 치료가 개시됨으로써, 상대적으로 치료 부작용이 적은 테라노스틱스 치료 영역이 전립선암까지 확대됐다”라며 “난치성 전립선암 환자분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게 될 것을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Copyright © 본 콘텐츠는 카카오 운영지침을 준수하며, 저작권법에 따른 보호를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