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사장 후보들, TBS 인수부터 임명동의제 폐지 공약까지

김예리 기자 2024. 9. 21.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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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성·이우탁·이창섭 등 12명 지원…김광일 조선일보 논설위원은 자진철회

[미디어오늘 김예리 기자]

▲연합뉴스 사옥. 사진=미디어오늘

국가기간통신사 연합뉴스 차기 사장에 배재성 전 KBS 홍보실장, 이우탁 관훈클럽 총무 등 12명이 지원했다. 김광일 조선일보 논설위원은 지원했다가 자진 철회했다.

연합뉴스 최대주주이자 경영감독기구인 뉴스통신진흥회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19일까지 사장 후보자 공개모집을 진행한 결과 총 13명이 지원했다. 뉴스통신진흥회가 온라인 공지한 '2024년 연합뉴스 사장 지원자 이력서 및 경영계획서'를 보면, 접수 순으로 △추승호 연합뉴스TV 상무 △이창섭 전 펜앤드마이크 사장 △정천기 연합뉴스 경영기획 담당 상무 △이우탁 관훈클럽 총무 △황대일 전 연합뉴스 콘텐츠총괄본부장 △정규득 연합뉴스 글로벌코리아본부장 △신현태 지방소멸대응전략포럼 총괄 △이명조 전 연합뉴스 유럽총국장 △이경욱 아시아투데이 상무 △배재성 강원도립대 겸임교수 △김대영 전 한국폴리텍대학 강사 △최기억 연합인포맥스 대표이사가 지원했다. 김광일 논설위원은 20일 지원을 철회했다.

KBS 홍보실장을 지낸 배재성 겸임교수를 제외한 11명의 지원자는 전현직 연합뉴스 임직원이다. 배재성 겸임교수는 △데스크 강화 등으로 공정저널리즘 확립 △글로벌 통신사 위상 정립 △AI 디지털 혁신 △정부구독료 등 복원으로 경영 안정화를 경영 계획으로 내놨다.

지원자 가운데 일부는 연합뉴스 편집권 독립을 위한 장치인 편집총국장 임명동의제 폐지를 경영계획으로 제시했다. 이우탁 관훈클럽 총무는 편집총국장 임명동의제 폐지와 '지난 정부 시절 편향보도' 대국민 사과, 연합뉴스TV 지분 매각 모색 등을 공약했다. 그는 이번 지원이 지난 2021년에 이어 두 번째다. 추승호 연합뉴스TV 상무도 편집총국장 임명동의제 재검토와 인사평가제 즉시 시행을 경영 계획으로 내놨다.

정규득 글로벌코리아본부장은 현행 편집총국장제가 “시장경제에 원리에 맞지 않고 책임경영 실현도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며 편집총국장제 원점 재검토를 제안했다. 정규득 본부장은 2010년 법조팀장을 맡으며 한명숙 전 국무총리 뇌물 사건을 검찰에 편향되게 보도했다는 법조팀 집단 반발을 사고 연합뉴스 노보에 오른 바 있다.

연합뉴스 재직 당시 불공정 보도 논란에 휩싸이거나 해고 징계를 받은 인사도 있다. 이창섭 전 펜앤드마이크 사장은 박근혜 정부 당시 편집국장 대행을 지냈고, '삼성 장충기 문자'로 널리 알려졌다. 2018년 공정보도 훼손과 회사 명예 실추 등 이유로 해고됐고, 곧바로 해고무효 소송에 나섰으나 1~3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이 전 사장은 △미디어융합 인프라구축 재추진 △연합뉴스TV 매각과 TBS 인수 검토 등을 경영 계획으로 내놨다.

황대일 전 콘텐츠총괄본부장은 2018년 공정보도 훼손과 법인카드 부정사용 등의 이유로 정직 6개월을 받은 뒤 부당징계 판결을 받았다. 서울행정법원은 2020년 공정보도 훼손은 입증이 불충분하다고 봤고 법인카드 부정사용은 인정되나 징계 양정이 과하다고 판결했다. 황 전 본부장은 경영계획서에서 △AI 도입 국문기사 다국어번역 △팩트체크 전담부서 신설 등을 제시했다.

지원 마감 뒤 6일 만에 사실상 사장 선임 계획

뉴스통신진흥회는 19일 사장추천위원회 구성을 완료했다. 뉴스통신진흥회는 사추위 검증을 거쳐 6일 뒤인 오는 26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최종 후보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사추위원은 총 6명으로 뉴스통신진흥회 이사 가운데 △대통령 추천 송태권 이사 △야당 추천 엄주웅 이사 △신문·방송협회 추천 김환주 이사 등 3명과 △공병설 전 전국언론노동조합 연합뉴스지부장(연합뉴스지부 추천 외부인사) △김광석 전 SBS뉴스텍 대표이사(진흥회-연합뉴스 협의 추천) △수용자권익위원 채다은 변호사 등 6명으로 구성됐다.

언론노조 연합뉴스지부는 20일 낸 성명에서 “우려하는 것은 국가기간통신사의 가장 소중한 가치인 공정보도를 훼손하거나, 구성원을 대표하는 조직인 노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전횡을 일삼을 이가 언감생심 사장 자리를 넘보는 것”이라며 “경영계획서만 들여다봐도 그런 근심이 단순히 기우가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연합뉴스지부는 “우리는 연합뉴스가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끝까지 지켜보고 끝까지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노조 연합뉴스TV지부는 같은 날 “연합뉴스TV는 2011년 개국 이후 최초의 단독 사장 선임을 앞두고 있다”며 “연합뉴스 사장 지원자의 직무수행계획서를 살펴보니 우려스러운 인식을 가진 분이 여럿”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TV지부는 “연합뉴스TV 구성원들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단순히 연합뉴스의 소유물 또는 통치 대상으로 생각하는 인식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연합뉴스TV 첫 단독 사장 선임 절차를 투명화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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