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가치 살린 의령 공유교육, 2학기 준비합니다
어색함과 설렘이 감돌았던 교실은 이제 왁자지껄한 소리로 가득했다. 작은학교(전교생 60명 이하)가 권역별로 모여 수업과 방과후 시간을 함께하는 의령교육지원청 '공유교육' 이야기다. 지난달 25일 1학기 마지막 '공유교육' 수업이 있었던 동부권 거점학교인 부림초등학교를 찾았다. 교사들은 학기를 돌아보며 반성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함께 해볼 수 있어서 좋아" = 최윤지 학생은 부림초교 봉수분교장에서 유일한 6학년이다. 하지만 올 1학기 매주 화요일에는 같은 학년 친구 여럿을 만날 수 있었다. 주지우 부림초교 6학년 학생도 그중 하나다. 두 학생은 시 짓기 모둠 활동 때 처음 알게 됐다.
"윤지의 털털한 성격이 좋아요."(지우)
"지우가 먼저 말 걸어주고 챙겨줘서 고마워요."(윤지)
윤지 학생은 수학 시간 만들기나 게임을 같이 해볼 수 있어서 기억에 남고, 지우 학생도 함께 땀을 흘리는 체험형 스포츠인 뉴스포츠 시간이 가장 즐거웠다고 한다.
부림초교(전교생 37명), 부림초교 봉수분교장(13명), 유곡초교(12명), 낙서초교(5명) 3~6학년이 '공유교육'을 함께했다. 이날 낮 12시 50분께 통학버스에서 내린 학생들은 운동장을 가로질러 각자 교실을 찾아갔다.
문남곤 의령교육지원청 장학사는 "사실 학생들이 이동해서 다른 교실을 쓰는 것이라서 교실을 새롭게 꾸며야 할지도 고민했는데 괜한 걱정이었다"며 "학생들이 적응해서 그런지 자연스러워 보인다"고 말했다.
부림초교는 지난겨울 악기보관 창고를 고쳐 '공유교육' 참여 교사를 위한 휴식 공간을 만들었다. 각 학년 교실에는 화요일마다 이곳에 오는 친구들을 위해 새 책상을 더 놓아뒀다.
수업은 협력 중심이었다. 이날 3학년은 음악 시간에 리코더를 배웠다. 2~3명 소수였던 때와 달리 10여 명이 함께 소리를 내니 화음도 느낄 수 있었다.
6학년은 3명씩 4개 모둠으로 앉아 학급신문 만들기를 논의했다. 특히 한 학기 '공유교육'으로 함께한 활동을 떠올려보면서 이야기꽃을 피웠다.
교실마다 담임교사 3~4명이 협력했다. 한 명이 주된 설명을 하고 다른 교사들은 학생을 개별적으로 지도해줬다. 학생들은 수업 이후 방과후 활동으로 케이팝(K-pop)댄스, 드론·로봇, 뉴스포츠, 축구 등을 즐겼다.
◇성과 나눔과 반성… 2학기 준비 = 교사들은 수업을 마치고 부림초교 글담터(도서관)에서 전문적 학습 공동체 활동으로 워크숍을 했다. 윤호경 부림초교 연구교사 사회로, 이들은 '공유교육' 준비 과정부터 3월 첫 만남, 어울림 체육대회, 수련회, 수업, 방과후 학교, 전문적 학습 공동체까지 돌아봤다. 그리고 '좋·아·해'(좋았던 것·아쉬운 것·해보고 싶은 것)를 메모지에 적고 말했다.
소수가 아닌 학생 다수가 모여 모둠 활동이나 프로젝트 수업을 할 수 있었던 점은 학생과 교사 모두 만족해했다. 다만 학교별로 일부 교과서가 달라 협의를 거쳐 재선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학생들이 즐거워하는 방과후 프로그램이나 학교 간 협력 활동을 늘리자는 목소리도 있었다.
김인한 부림초교 교감은 "부림면만 해도 내년에 2~3명 입학 예정이고, 출생자 수가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며 "학생들의 사회성 형성이 걱정인데, 상호작용 기회를 얻고 또래 관계를 형성하는 데 공유교육이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령교육지원청은 이달 '공유교육'에 함께하는 작은학교 연구부장 교사들과 함께 성과 나눔 협의회를 하고, 8월 말 개학을 앞두고 2학기 교육과정 재구성 회의도 열 계획이다. 여름방학을 보낸 학생들이 학교로 돌아오고 '공유교육'은 다시 시작된다.
/이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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