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철 운전자들이 가장 번거롭게 여기는 일 중 하나는 바로 성에 제거다.
히터를 틀어 녹이자니 연료가 아깝고, 성에 제거 스크래퍼는 유리에 흠집이 날 수 있어 꺼려진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연구진이 전기만으로 성에를 깔끔하게 제거하는 ‘정전식 제빙(Electrostatic Defrosting)’ 기술을 개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열이나 화학물질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서리를 떨어뜨리는 이 기술은 자동차뿐 아니라 항공, 가전 등 다양한 산업에 적용 가능성이 크다.
얼음 내부 ‘이온 결함’이 핵심, 물리적 힘 없이 떨어져 나가

기술의 핵심은 얼음을 녹이는 것이 아니라, 얼음 내부의 전하 특성을 역이용하는 것이다.
물이 얼어붙으며 만들어지는 결정 구조에는 자연스럽게 수소 이온이 과하거나 부족한 ‘이온 결함’이 발생한다.
이 결함들은 전기를 가하면 자석처럼 반응하며 움직이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반발력이 얼음 결정 자체를 부숴 성에가 표면에서 떨어져 나가게 된다.
단순한 물리력도, 고온도 아닌 전하 이동이 만드는 미세한 충격이 서리를 제거하는 방식이다.
초소수성 표면으로 효과 극대화, 효율은 75%까지 상승

처음엔 전기만으로 서리를 완벽히 제거하긴 어려웠다. 구리판에 얼음을 올리고 550V 전압을 가해도 절반밖에 제거되지 않았고, 전압을 높이면 오히려 전류가 샜다.
이때 돌파구가 된 것이 ‘초소수성 표면’이다. 물을 튕겨내는 이 특수 기판은 내부에 공기층을 유지하며 전기 누설을 막아주는 절연 역할을 한다.
이 표면 위에서는 전압을 높일수록 서리 제거율이 정직하게 상승했고, 결과적으로 제거율 75%를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에너지 소비 줄이고 환경 부담도 낮춰, 산업 전반에 파급 가능성

정전식 제빙 기술은 단지 자동차 성에 제거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비행기 날개, 산업용 냉장고, 히트 펌프 등 기존엔 열이나 약품에 의존했던 영역에서 더 저렴하고 안전하게 결빙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된다.
특히 에너지 소모를 줄이고 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지속 가능성도 크다.
연구팀은 현재 75%인 제거 효율을 100%로 끌어올리는 실험을 이어가고 있으며, 향후 상용화를 위한 기술 개발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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