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저근막염, 염증뿐 아니라 구조 봐야 하는 이유
잘못된 체중 지지·부적절 근육 사용 등
작은 움직임에도 쉽게 미세 파열 일어나
역학적 원인 해결 위해선 추나치료 시행

추웠던 겨울이 지나가고, 다시 따뜻해져가는 2월 말 날씨가 풀리면서 건강을 위해 산책이나 등산, 조깅을 시작하는 분들이 부쩍 늘고 있다. 하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내디딘 첫걸음에서 발바닥을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날카로운 통증을 느끼며 내원하시는 환자분들이 많다. 흔히 '족저근막염'이라 불리는 이 질환은 성인 발바닥 통증의 가장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히며, 활동량이 급증하는 이 시기에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이준석 태영명가한의원 원장에게 한의학으로 바라본 '족저근막염'에 대해 들어본다.
◇족저근막염이란

◇족저근막염 원인은 '구조적 불균형'
염증은 신호일 뿐, 진짜 원인은 '구조적 불균형'이다. 우리 발바닥에는 걷거나 뛸 때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고 발의 아치(Arch)를 유지해 주는 두꺼운 섬유띠인 '족저근막'이 있다. 이 막에 미세한 손상이 반복되면서 조직이 변성되고 통증이 생기는 것이 족저근막염인데,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왜 유독 내 발바닥에만 이런 과도한 스트레스가 집중되는가' 이다.
그 핵심 원인은 바로 '잘못된 체중 지지'와 '부적절한 근육 사용'에 있다. 우리 몸은 발바닥부터 무릎, 골반, 척추까지 하나로 연결된 유기체다. 만약 평소 자세 불균형으로 인해 골반이 틀어져 있거나 다리 길이에 미세한 차이가 있다면, 보행 시 체중은 어느 한쪽 발로 불균형하게 쏠리게 된다. 또한 평발이나 아치가 지나치게 높은 요족의 경우, 족저근막은 정상 범위를 벗어나 과도하게 늘어나거나 긴장하게 되면서 일상적인 걸음조차 치명적인 손상으로 다가오게 된다.
주변 근육과의 상호작용 역시 매우 중요하다. 우리 몸의 뒷면 근육들은 서로 연결돼 있다. 특히 종아리 근육(비복근·가자미근)이 과도하게 긴장돼 수축하면, 이는 아킬레스건을 거쳐 발바닥 근막을 뒤쪽으로 강하게 잡아당기는 장력으로 작용한다. 마치 팽팽하게 당겨진 활시위처럼 변한 근막은 아주 작은 움직임에도 쉽게 미세 파열이 일어나고 염증이 발생한다.
즉 족저근막염은 단순한 발의 문제가 아니라 내 몸의 전체적인 균형과 움직임의 시스템이 무너졌음을 알리는 신호다.
◇족저근막염 한의학적 치료는
한의학에서는 족저근막염을 치료할 때 아픈 부위인 발바닥만 보지 않는다. 통증을 일으키는 역학적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추나치료를 중점적으로 시행한다.
추나치료는 한의사가 손과 신체 일부분을 이용해 환자의 틀어진 관절과 근육을 바로잡는 수기 치료법이다. 먼저 골반과 하지의 정렬을 바로잡아 어느 한쪽 발에만 체중이 과하게 실리지 않도록 하중을 효과적으로 분산시킨다. 또한 발바닥 근막을 팽팽하게 잡아당기던 종아리 근육과 허벅지 뒤쪽 근육(햄스트링)의 긴장을 섬세하게 이완시켜, 근막에 가해지는 물리적인 장력을 직접적으로 낮춰준다.
이렇게 구조가 바로 잡히면 근막으로 가는 비정상적인 스트레스가 사라지며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이때 침 치료와 약침 치료를 병행하면 손상된 부위의 기혈 순환을 돕고 염증을 빠르게 제어할 수 있다. 여기에 약해진 인대와 근막의 재생을 돕는 맞춤 한약 처방이 더해진다면, 단순한 통증 완화를 넘어 다시 건강하게 걸을 수 있는 튼튼한 발의 구조를 완성할 수 있다.
방치는 더 큰 통증을 부른다. 족저근막염을 방치하면 통증을 피하기 위해 비정상적인 보행 자세를 취하게 되고, 이는 결국 무릎과 골반, 심지어 허리 통증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든다. 아침에 일어나 첫 발을 뗄 때, 혹은 오래 앉아 있다가 일어날 때 발꿈치 안쪽에서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이는 이미 우리 몸이 보내는 적신호다.
이준석 태영명가한의원 원장은 "이번 봄, 다시 힘차게 걷고 싶다면 내 발바닥이 왜 고통을 호소하는지 그 근본적인 원인에 귀를 기울여 보기 바란다"면서 "염증만 잠재우는 치료를 넘어, 추나치료를 통해 내 몸의 균형과 올바른 움직임을 되찾는 것이야말로 건강한 보행을 위한 가장 확실한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bjh@namdonews.com
도움말/이준석 태영명가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