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공격사주’ 선 긋는 용산에 “무관하니 더더욱 진상규명 해야”

韓, ‘김대남 녹취록’ 관련 강경 대응 방침 재확인
“갈등 조장, 온당치 않다”는 대통령실과 온도 차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9월2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생각에 잠긴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공격 사주' 의혹이 담긴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의 녹취록과 관련한 강경 대응 방침을 재확인하며 용산과 확연한 온도 차를 드러냈다. 

한 대표는 3일 개천절 경축식에 참석한 뒤 김 전 선임행정관 녹취록 내용과 관련해 "좌파 유튜브, 아주 극단에 서 있는 상대편에다가 허위 공격을 사주하는 것은 선을 많이 넘은 해당 행위"라고 직격했다. 

그는 후속 조치가 불가피한 점을 강조하며 "모의하는 게 아니라 실행 행위 자체가 그대로 녹음됐는데 당이 알고서도 묵인한다면 공당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니까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가 공개한 녹취에 따르면, 김 전 선임행정관은 지난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후보 때문에 죽으려고 한다. 이번에 잘 기획해서 (한 후보를) 치면 여사가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해당 녹취록이 공개된 후 "국민들과 당원들께서 어떻게 보실지 부끄럽고 한심하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당 차원의 윤리위 조사와 법적 대응도 추진 중이다. 

용산은 김 전 선임행정관과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와의 연관성에 연일 선을 긋고 있다. 한 대표가 이번 의혹과 관련한 대응 수위를 높이며 판을 키우고 있는 반면 대통령실은 진화에 나서며 정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날 언론 공지에서 "대통령 부부가 김대남과의 친분이 전혀 없음을 밝힌다"며 "김대남과 찍은 사진은 대통령실 연말 송년회, 직원 퇴임 행사 등에서 다른 직원들과 함께 찍은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 인터넷 매체에서 방영한 김대남 전 행정관의 녹취 내용 대부분은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난 일색이고, 다만 지난 전당대회 당시 당 대표 관련 내용이 일부 있었을 뿐"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 녹취록을 근거로 대통령실과 당의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며 "근거 없는 주장과 무분별한 의혹 보도에 유감을 표한다"고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월1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을 마치고 퇴장하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등과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그러나 한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 반응에 대해 "(대통령실이 김대남과 대통령 부부가) 무관하다는 입장을 냈다"며 "저도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져야 할 사람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들께서는 그런 형편없는 보안 의식과 공적 의식이 있는 사람이 중요 공공기관의 임원으로 계속 근무하고 있는 것, 거기에 임용된 것 자체에 대해서 이상하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한 대표는 이날 김 여사 특검법이 국회 재표결을 거치게 된 데 대해서는 "민주당이 통과시키려고 하는 특검법은 민주당이 모든 걸 정하고 민주당 마음대로 하는 특검법"이라며 "부결시키는 것이 맞는다 생각하고 당원들과 당 의원들께도 그런 설득을 드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검법이 한 번 더 넘어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미리 얘기하지 않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한 대표는 "김 여사와 관련한 문제들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이 있을 것이라는 것으로 알고 있고 당에서도 생각들이 많을 것이고 국민들이 보시는 시각도 다양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여사가 공천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와 김영선 전 의원 공천 관련 메시지를 주고 받은 데 대해서도 "제 생각이 중요한 건 아니고 여러분의 생각이 중요한 거 아니겠느냐"며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