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영화 <휴민트>로 돌아오며 차가운 누아르 한복판에서 애틋한 멜로 감정까지 책임졌다는 평가를 받은 배우가 있습니다.
바로 배우 신세경인데요.

박정민과의 멜로 라인을 통해 차갑기만 할 수 있는 첩보 누아르에 처절하지만 뜨거운 온기를 불어넣으며 “신세경의 얼굴이 영화의 정서”라는 말까지 나왔죠.

그런데 이 배우의 시작은 지금과는 또 다른 의미에서 모두를 놀라게 했던 순간이었습니다.

1998년, 여덟 살이었던 신세경은 서태지의 첫 솔로 정규 5집 <Take Five> 포스터 모델로 데뷔하게 됩니다.

당시 서태지의 솔로 컴백은 극비리에 진행되던 프로젝트였고, 신세경 역시 “감기약 광고인 줄 알고 촬영장에 갔다”고 훗날 회상했을 정도였는데요.

촬영 당일, 어른들은 계속 울어보라고 했고 슬픈 음악이 하루 종일 흘러나오는 현장에서 꼬마 신세경은 할아버지를 떠올리며 진짜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그 눈물이 서태지의 선택을 이끌었고, 포스터가 공개되자 “이 아이는 누구냐”는 반응이 쏟아졌죠.
신비로운 외모,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슬픔을 품은 표정은 단숨에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후 신세경은 EBS <딩동댕 유치원>, <모여라 딩동댕>, 대교방송 <김영만의 미술나라> 등 여러 어린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자연스럽게 얼굴을 알렸는데요.

각종 방송 출연과 광고, 심지어 음반 제안까지 이어졌지만 그는 어느 순간 조용히 화면에서 모습을 감췄습니다.

초등학교 고학년 무렵이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연기를 배우기 시작했고, 너무 어린 시절 빠르게 소비되기보다 천천히 준비하는 길을 택한 것 같아요.
그리고 이 시기에 지금도 회자되는 유명한 캐스팅 일화가 하나 등장합니다.

김지운 감독이 영화 <장화, 홍련>의
홍련 역으로 신세경을 점찍었지만, 당시 연락이 닿지 않아 끝내 함께하지 못했다는 이야기인데요.

만약 이 캐스팅이 성사됐다면 우리는 문근영이 아닌 신세경의 ‘홍련’을 보게 됐을지도 모르죠.

김지운 감독은 이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신세경의 얼굴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난 우리나라 아이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고 더 나아가 지구인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을 했었다”며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인상을 남긴 배우였다는 뜻이겠죠.

이후 신세경은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왔고, 지금은 누아르와 멜로를 동시에 품을 수 있는 성숙한 배우로 자리 잡았습니다.

어릴 적 모두를 놀라게 했던 그 얼굴이 이제는 영화의 감정을 책임지는 얼굴이 된 셈이죠.

여전히 아름답고 신비한 신세경이 앞으로 또 어떤 얼굴을 보여줄지 자연스럽게 기대해 보게 됩니다.
나우무비 에디터 썸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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