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조지아주에서 전례 없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가 급작스럽게 한국 방문을 추진하며 현대자동차그룹 경영진과의 긴급 면담을 요청한 것이다. 이번 방한은 지난 9월 4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공장에서 발생한 대규모 이민 단속 사태의 여파로 풀이된다.
갑작스러운 주지사의 SOS 신호
21일 현지 언론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AJC)’에 따르면, 켐프 주지사실은 단속 나흘 뒤인 9월 8일 현대자동차 쪽에 긴급 이메일을 발송했다. 이메일에는 “주지사가 곧 한국을 방문하며,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 관계자 면담을 요청한다”는 내용과 함께 “현대자동차는 조지아주의 중요 투자자이며 파트너”라는 언급이 담겼다.

이는 켐프 주지사의 세 번째 방한이지만, 이번만큼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한국인 300여 명이 대거 체포된 사건으로 한미 관계에 급류가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현대차의 55억 달러(약 7조 원) 규모 조지아 투자 프로젝트가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15년 바쳤는데…” 현대차의 분노
현대차 호세 무뇨스 사장은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 투자자 행사에서 이번 사태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는 조지아주와 15년간 파트너십을 유지해왔다”며 “이런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특히 체포된 300여 명의 한국인 대부분이 첨단 배터리 생산 기술을 보유한 핵심 인력이라는 점에서 사태의 심각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들 없이는 공장 가동은 물론 미국 직원들에 대한 기술 전수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조지아주의 절박한 수습 노력
트립 톨리슨 서배너 경제개발청장은 지난 17일 “현대차에서 일하던 한국인들이 돌아오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들은 배터리 장비를 설치하고, 완성될 공장에서 일할 직원들에게 기술을 가르쳐줄 유일한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대차에 지지를 표하고, 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위해 여전히 함께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디트로이트 현대차 경영진들을 만났다”며 “그들을 되돌아오게 하는 것과 관련해 많은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켐프 주지사의 방한은 다음 달 28~29일 일본에서 열리는 국제회의 참여 일정을 전후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방문이 한미 간 경제 협력 관계 회복의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
미국 내 반이민 정서가 고조되는 가운데 발생한 이번 사태는 글로벌 기업들의 미국 투자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 전략에 중대한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