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천년고찰 오어사의 새바람, 성주스님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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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시 오천읍에 자리한 천년고찰 오어사.
이곳의 새로운 주지로 임명된 성주스님은 고요한 사찰의 일상 속에서도 특별한 따뜻함을 지닌 분이었다.
성주스님은 출가하던 시절을 회상하며 말했다.
성주스님과의 대화는 종교적 가르침을 넘어, 삶에 대한 따뜻한 성찰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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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유나경 기자] 경북 포항시 오천읍에 자리한 천년고찰 오어사. 겨울 끝자락, 저수지의 얼음이 서서히 녹아가듯 사찰에도 따스한 봄기운이 스며들고 있었다. 이곳의 새로운 주지로 임명된 성주스님은 고요한 사찰의 일상 속에서도 특별한 따뜻함을 지닌 분이었다.
대웅전 앞마당에서 스님을 처음 만났을 때, 그는 맑은 미소로 기자를 맞이했다. 따뜻한 차 한 잔이 내어지고, 차의 온기가 손끝에 전해지듯 스님의 말에도 깊은 사색과 따뜻한 울림이 담겨 있었다.
![오어사 주지 성주스님 [사진=유나경 기자]](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2/13/inews24/20250213163212144yrzt.png)
"불교는 대중과 더 가까워져야 합니다" 작년 불교박람회에서 MZ세대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는 질문에 스님은 이렇게 운을 뗐다. "호기심이었겠죠. 그러나 중요한 건 일시적인 관심이 아닌 지속적인 연결입니다. 불같이 일어났다 꺼져버리는 것이 아니라, 정법(正法)을 통해 깊이 뿌리내려야 합니다."
성주스님은 출가하던 시절을 회상하며 말했다. "그때는 동아리 활동도 활발했고, 사찰에서 지내며 불교와 가까워질 기회가 많았어요. 지금은 그런 교류가 사라졌죠." 출가 인구 감소와 청소년 법회의 부재를 우려하며, 그는 "불교가 밝은 미래를 가지려면 일상과 더 가까워져야 합니다. 사찰이 도심으로 나가야 하고, 포교원 같은 청년 친화적인 공간이 필요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나눔과 봉사로 이어졌다. 오어사는 지역사회에서 쌀 나눔 봉사로 잘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한 질문에 스님은 '반분(半分)'이라는 수행 원칙을 언급했다. "큰스님께서 항상 나누며 살라고 하셨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 중 인연법이 있죠. 나눔은 결국 좋은 인연이 되어 돌아옵니다. 중요한 건 받는 이의 마음까지 배려하는 것입니다. 생색내지 않고 따뜻한 마음으로 베푸는 것이 진정한 보시(布施)입니다."
![눈 내리는 오어사 풍경 [사진=유나경 기자]](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2/13/inews24/20250213163213532mqos.jpg)
기자는 치열한 경쟁과 불안 속에서 살아가는 청년들의 삶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스님은 잠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기더니 조용히 답했다. "우리는 결국 출발한 곳으로 돌아갑니다. 그 과정에서 만나는 희로애락도 모두 인연이에요.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고, 좋은 업을 쌓아가는 겁니다. 특히 말의 힘을 간과하지 마세요. 말은 복을 쌓을 수도, 업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스님의 말은 단순한 교훈이 아니라, 삶의 본질을 꿰뚫는 깊은 깨달음이었다. "복도 저금하듯 쌓아야 한다."는 스님의 말 속에는 작은 선행이 쌓여 큰 복이 된다는 진리가 담겨 있었다.
불교가 종교 선호도는 높지만 일상에서 영향력이 약하다는 지적에 대해 스님은 "불교가 대중과 멀리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오어사도 새로운 시도를 준비 중이다. "힘든 청년들이 편히 쉬고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청년 쉼터를 구상 중입니다. 그들의 하소연에 작은 위로라도 건네고 싶어요." 또한 경내 앞에 폭포를 조성해 사람들이 와서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한다.
성주스님과의 대화는 종교적 가르침을 넘어, 삶에 대한 따뜻한 성찰로 이어졌다. 오어사라는 천년고찰이 단순한 사찰을 넘어 현대인들에게 마음의 무게를 덜어주는 공간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 본다.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나눈 대화 끝에 스님의 마지막 말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가시 하나가 코끼리를 넘어뜨리듯, 작은 변화가 큰 희망을 만듭니다."
/대구=유나경 기자(ynk89@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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