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이렇게 지으면 망한다! ‘폭망하우스’ 안되려면?

집을 지을 때 보통 잘 지어진 사례만 눈여겨보는 경우가 많다.
사실 더 중요한 것은 집짓기에서 흔히 범하는 실수와 위험을 피해 가는 것이다.
그렇게만 해도 집짓기는 절반의 성공이다.

최근 집짓기 관련 TV 프로그램에서 “집, 나처럼 지으면 망한다”는 주제를 다뤄 큰 관심을 끈 바 있다. 프로그램에 등장한 집주인은 자신의 집을 ‘폭망하우스’라고 칭하며 후회하는 부분들을 짚어 냈다. 급기야는 “이렇게 집 짓는다는 사람이 있다면 뜯어말리러 가겠다”고 말하기에 이른다. 설정 자체는 흥미를 유발할 수 있지만 생각해 보면 굉장히 씁쓸한 이야기이다.

부부는 전원생활의 꿈을 안고 온 정성을 다해 그림 같은 집짓기에 몰두했다고 한다. 생애 최고의 작품을 지어보자는 마음으로 땅을 구하는 것부터 공간 설계, 시공 과정에까지 깊이 개입했다. 그런데 살아보니 “잘못 지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주택 취재를 다니다 보면, 거의 대부분의 집에서 아킬레스건처럼 취약한 공간이 보인다. 처음에는 예쁘고 좋아 보이는데, 나중에는 쓸모가 없어 방치되거나 가성비가 떨어져서 괜히 지었다고 후회하는 공간들이 있는 것이다.
자칭 ‘폭망하우스’ 건축주들이 집 짓고 나서 가장 후회하는 점이 무엇이었는지 알아보자.

1. 집 지을 때 인맥 활용했다가 망했다

보통 집을 지을 때 건축주들은 가까운 사람 혹은 아는 사람을 찾으려는 심리가 있다. 친인척이나 친구, 지인 등을 통해 인맥 찾기에 나선다. 그렇게 소개받아서 시공사를 선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더 불리할 때가 많으니 주의해야 한다.
공사하다가 문제가 생겨도 소개해 준 지인 생각에 제대로 항의도 못하거나 적당한 선에서 타협해 버리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공사할 때 아는 사람에게 너무 기대다가는 오히려 속앓이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시공사를 정할 때는 시장조사를 통해 몇 개 업체를 지정한 후 공식적으로 견적서를 받아 충분히 비교검토하고 계약서도 제대로 쓴 다음에 공사를 시작하는 것이 깔끔하다.

2. 싼 땅, 첫눈에 반한 땅 샀다가 망했다

아무 토지나 일단 싼 거 같으면 매입하고 보는 것은 위험하다. 마치 모르는 주식을 싸다는 이유로 저평가됐다고 덥석 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현재 값이 싸다고 그 주식이 다 오를 수 있는 건 아닌 것처럼 말이다.
토지도 마찬가지다. 싸다면 싼 이유가 뭔지 제대로 파악부터 해야 한다. 정말 저평가된 것인지, 아니면 값쌀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지를 명확하게 알아본 후 구입해도 늦지 않다.
값싸고 첫눈에 좋아 보이는 토지는 함정이 있을 수 있다. 집터가 도로보다 낮아서 수분에 취약한 터이거나 지하수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땅일 수도 있다. 집터의 기본 조건들을 충분히 검토한 후 구입하자.

3. 특별한 집 지었다가 망했다

평소 집에 대한 로망이 컸던 건축주일수록 설계에 많은 바람을 담으려고 애쓰기 마련이다. 그러다 보니 매우 특별한 집이 탄생하기도 한다.
주택 외부에서만 봐도 특이 여부를 예상할 수 있다. 벽에 매달려 돌출된 창들이 보이는 집들도 그렇고, 벽이 사선으로 꺾여 있는 집들도 그렇다. 이런 집들은 내부 공간에도 차이가 발생한다. 하지만 특별하게 지은 집일수록 공사비가 증가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나중에 환금성도 떨어진다.

건축 형태는 단순할수록 좋다는 것을 머릿속에 넣어두어야 한다. 공간이 복잡할수록 시공 난이도도 높아지고 공사 기간이 길어져 공사비용 증가에도 영향을 준다. 무엇보다 하자 발생 가능성도 커진다. 살면서도 만족하기보다는 이도저도 못하는 애물단지 공간이 될 수 있다.
설계는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시공비에 큰 차이가 발생하고 생활하는 내내 불편할 수 있기에 전문성이 필요하다.

4. 영화처럼 살려다가 망했다

영화나 TV 드라마에 등장하는 주택들을 보면 나도 한번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이 혹하게 된다. 그러나 주택은 공간미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앞서 기능이 반드시 충족되어야 한다.
화장실을 예로 들어보자. 특히 전원주택을 짓는 사람들은 화장실에 대한 로망이 크다. 2층에 욕조를 놓고 통창을 만들어서 산을 전망하며 느긋한 목욕을 즐겨야지 하는 마음으로 욕실 규모와 인테리어에 많은 투자를 한다. 그러고는 1층에는 좌변기와 손 닦을 만한 작은 세면대를 설치한 작은 화장실을 만든다.

현실은 정반대다. 시골 생활에서는 마당 가꾸기, 텃밭 일과 같은 야외활동이 많기 때문에 옷에 흙을 묻히고 실내로 들어오면 바로 화장실로 가서 편하게 옷을 벗고 씻을 수 있어야 한다.
그나마 작은 화장실이라도 출입구 가까이 있으면 다행인데, 출입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화장실을 만들면 이동하면서 진흙, 먼지가 실내에 다 떨어지고 공기 중에 퍼진다. 또한 생활 동선에 맞지 않게 설계된 2층 욕실은 사용 빈도가 확 떨어진다. 결국 돈은 돈대로 들이시고 생활은 불편하기 그지없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폭망하우스 피하는 현명한 집짓기 방법은?

❶ 폭망하우스 사례 찾아보기
될 수 있으면 폭망하우스 사례를 다수 찾아서 연구하는 게 좋다. 타산지석이라고 남의 실수에서도 배울 것이 많다.

❷ 짓기 전에 검증하기
내가 실현하고 싶은 공간이 있다면 실효성의 검증을 해봐야 한다, 이미 그렇게 지은 공간에 사는 사람들의 경험을 들어보면 충분히 검증할 수 있다.

❸ 전문가 활용하기
무엇보다 전문가를 활용해야 한다. 요즘은 주택 설계도를 직접 그리는 일반인들이 상당히 많다.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등을 잘 다루는 사람들이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직접 3차원 집을 설계하는 경우다. 여기서 끝나면 반드시 문제가 발생한다. 주택설계 전문가들, 즉 주택설계 경험이 많고 피드백을 많이 쌓아 온 건축가나 시공자에게 반드시 검증받을 것을 권한다.

 글 구선영 주택·부동산 전문가 ※ 머니플러스 2023년 10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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