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남매 장남 아내로 30년 시집살이한 아내 앞에서 한없이 작아진다는 KBS 1기 아나운서

“나는 아직도 아내 앞에선 꼼짝도 못 합니다.”

KBS 공채 1기 아나운서, ‘열린음악회’와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의 얼굴이었던 이계진. 그의 인생엔 방송보다 더 드라마 같은 러브스토리가 숨어 있었습니다.

군 복무 중 낯선 사람에게 위문편지를 받고, 이름만 보고 ‘남자인 줄’ 알고 답장을 썼던 이계진. 전역 후 우연히 그 편지의 주인공을 만나게 됐고, 놀랍게도 그 편지는 여성이 보낸 것이었죠. 그렇게 인연은 시작됐고, 둘은 결혼에 골인하게 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결혼 이후였습니다. 7남매의 장남으로 태어난 이계진, 그의 아내는 무려 30년 동안 시어머니와 시누이들의 시집살이를 감내해야 했습니다. 이계진은 당시에 대해 “아내가 너무 힘들었을 것”이라며 지금도 미안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그는 한창 방송 전성기 시절에도 “내 가치를 돈으로 매기는 게 싫었다”며 출연료조차 따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51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순간 귀농을 결심합니다. 언젠가 방송 섭외가 끊길 그날을 대비해 미리 시골살이를 연습하고 싶었다는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시골이 익숙하지 않을 아내는 오히려 그를 따라와 집 설계를 도맡았고, 새로운 인생에 함께 발을 디뎠습니다. 이계진은 말합니다. “내가 뭔가 결정하면 아내는 항상 따라와 줬다. 그게 고맙고 미안해서, 지금도 아내 앞에선 꼼짝을 못 한다”고요.

결혼 48년이 지난 지금, 그의 아내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 인생은 전혀 지루하지 않아요. 그리고 남편 얼굴이 지루하게 생기지도 않았잖아요?”
누군가의 인생은 화려하진 않아도, 진심이 빛날 때 가장 감동적입니다.
이계진 부부가 바로 그 증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