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 주식 시대
현재 대한민국 사회에 가장 뜨거운 키워드는 '주식'이다. 점심시간 식당가에서는 수익률 인증샷이 대화의 중심이 되고 서점의 베스트셀러 코너는 재테크 서적들이 점령했다. 바야흐로 '전 국민 주식 시대'다. 하지만 뜨거워진 열기만큼이나 그 이면에서 들려오는 경고음은 갈수록 날카로워지고 있다.
지난 1956년 한국의 증권시장이 개장된 이후 종합주가지수는 1천 포인트에서 2천 포인트까지 18년 4개월, 2천에서 3천 포인트까지는 13년 5개월, 3천에서 7천 포인트까지는 5년 4개월이 걸렸다. 그러나 지난 6일에는 불과 4개월만에 4천에서 7천 포인트까지 찍어 영국, 캐나다를 제치고 세계 7대 자본 시장으로 급격히 부상한 날로 기록됐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주식 투자는 기업의 성장에 동참하고 그 결실을 나누는 가장 보편적인 수단이다. 그러나 최근의 시장 양상은 '누가 얼마를 벌었다더라'는 식의 소문에 휩쓸리는 '포모(FOMO·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증후군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특정 테마주가 뜨면 앞뒤 가리지 않고 뛰어드는 '묻지마 투자'는 이미 위험 수위를 넘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투자의 재원이다. 내 집 마련의 꿈이 멀어진 청년 세대와 노후가 불안한 중장년층이 너나 할 것 없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빚투(대출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저금리 시대의 끝자락에서 무분별하게 빌린 자금은 금리 인상이라는 파고를 만날 때 치명적인 독이 될수 있다.
금융 당국에 따르면 주식 신용거래 금액이 36조 원이라고 한다. '일확천금'을 노리는 묻지마 투자에서 이제는 속도를 늦추고 본질을 돌아봐야 한다. 정부와 금융 당국은 시장의 과열을 막기 위한 투명한 공시 체계를 강화하고 유튜브 심지어 방송을 빙자한 불법 리딩방이나 주가 조작 세력에 대한 엄중한 감시와 처벌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개미 투자자 또한 인식의 전환이 시급하다. 주식은 단기간에 인생을 역전시켜주는 마법의 지팡이가 아니다. 변동성을 견뎌낼 수 있는 여유 자금으로 긴 호흡을 가지고 우량 기업과 함께 성장한다는 건강한 투자 철학이 정착돼야 한다.
군중심리에 휩쓸려 벼랑 끝으로 질주하기보다 잠시 멈춰서 발밑을 확인해야 할 때다. 광풍이 휩쓸고 간 자리에는 회복할 수 없는 경제적 상흔만이 남게 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광풍'은 잠시 사람을 흥분시킬수 있다. 묻지마 투자가 아닌 투자처의 재무 재표를 꼼꼼히 살피고 자신의 감당에 맞는 냉정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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