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한 국내 여행도 다 가봤다. 해외여행도 새로운 것을 찾게 되는 지금. 이럴 땐 버킷리스트를 다시 살펴본다. 기존에 가보지 못했던 세계로 꿈꾸게 한다. 입국 전 코로나19 검사도 폐지되고 여행의 장벽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2022년 달력을 4장 남기고 있는 시점에서 내년 휴가 준비도 멀지 않았다. 지금부터 부지런히 준비해야 한다.
오랜만의 해외 여행. 미리 준비하면 값싸게 갈 수 있다. 급하면 탈난다. 터무니없이 비싼 값을 줘야하니 말이다. 아직 정하지 못했다면, 크루즈 여행은 어떨까.
점차 크루즈 연령대는 확실히 낮아지고 있어요.
그만큼 젊은 층에게도 크루즈 여행의 매력이 통하는 것이죠.
김문영 로얄캐리비안크루즈 매니저는 크루즈 트렌드를 묻자 이같이 설명했다.

크루즈 하면 럭셔리의 대명사, 그사세(그들이 사는 세상), 인생 막판 슈퍼리치들의 특권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면 오산이다. 크루즈는 작을수록 비싸고 큰 배일수록 가격이 합리적이다. 그렇다고 규모만 크다고 능사가 아니다. 떠 다니는 호텔을 채우는 콘텐츠와 퀄리티가 어떤지도 유심히 들여다봐야한다.
구매력 높은 실버와 4050세대는 물론, MZ세대가 즐겨 찾고 있다는 '크캉스(크루즈+바캉스)'의 진면목을 살펴보자.
01. 귀차니스트도 다 품는 초호화 힐링

이번에 묵었던 크루즈 '스펙트럼호(Spectrum Of The Seas)'. 2019년 4월 아시아에서 처음 운항을 시작했다. 세계적 크루즈 선사인 로얄캐리비안사의 17만t에 달하는 매머드급 크루즈다.
높이만 건물 16층 수준. 객실 수만 2137개다. 여기에 함께 오를 승객만 4246명. 든든한 승무원만 1551명이 동시에 탄다. 고객 2.7명 당 승무원 1명꼴로 응대를 할 수 있는 셈이다.

익숙치 않아 그렇지 크루즈, 하루 종일 재미가 있다. 쉴 틈이 없다. 특히 MZ세대에겐 놀이터다. 대부분 크루즈에는 특급호텔 저리 가라 하는 즐길거리가 널려있다. 뷔페 식사, 다수의 레스토랑과 바, 카페, 면세점, 노래방까지 딸려있다.



영화관, 대공연장, 카지노, 피트니스센터, 테니스코트, 범퍼카, 조깅트랙, 놀이방, 수영장 등 모든 게 함께 움직이는, 바다 위 올인클루시브 특급 호텔이다. (크루즈 비용에는 선실, 식사, 공연 관람 등을 포함하고 있다) 당연히 없는 게 없다. 선상에서 즐기는 액티비티와 밤마다 펼쳐지는 공연은 크루즈에서만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묘미. 전 연령대가 즐길 수 있도로 화려하고 취향 저격 제대로 한 다채로운 볼거리로 채워진다.
02. 소식좌도 대식좌로 거듭나는 출구없는 레스토랑

소식좌도 대식좌로 거듭날 출구없는 음식의 향연을 즐길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크루즈는 일정동안 언제든 무료로 식사할 수 있는 식당과 유료 레스토랑이 있다. 매일 세계 각국의 음식이 차려지는 뷔페와 초호화 코스 요리를 제공하는 정찬 다이닝룸이 무료다. 정찬 식당에서는 점심과 저녁 식사가 풀 코스(에피타이져, 스프, 샐러드, 메인 식사, 디저트)로 나온다. 운영시간에 언제든 가서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03. 첫 크루즈라면 '발코니 선실'로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크루즈센터(MBCCS, Marina Bay Cruise Centre Singapore)에서 승선 준비를 한다. 터미널 수속 과정에서 카드키를 발급받는다. 객실 키이면서 신분증, 결제 수단 역할을 하는 마스터키다. 크루즈를 돌아다닐 때마다 보여줘야 하기때문에 잘 들고 다녀야 한다. 객실이 굉장히 많다. 기나긴 통로를 지나서 방문을 열면 이런 광경이 펼쳐진다.

보통 크루즈 객실 유형은 4가지로 나뉜다. 내측(창문이 없는 선실), 오션뷰(열리지 않는 창문이 있는 객실), 발코니(바다가 보이는 발코니가 있는 객실), 스위트 등이다. 내측은 크루즈 단골들이 애용하는 경우가 많다. 크루즈 즐길거리에 박식해 배에서 대다수 시간을 보내고 객실에 오래 머무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첫 크루즈, 그리고 크루즈의 정석을 느끼고 싶다면 발코니 선실을 추천한다. 바다 공기의 청량함을 객실에서 언제, 어느 때나 느낄 수 있다.

자고 나면 벌써 다른 곳에 와 있다. 백미는 발코니 위에서 맞는 해상 해넘이와 해돋이. 바다 한가운데서 맞이하는 일몰과 일출은 다른 여행지에서 느끼지 못했던 기분을 가져다줄 것이다. 시간대 별로 제각기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는 바다와 하늘 풍광을 놓치지 마시길.
04.극강의 I유형(내향)도 E(외향)를 만드는 곳

일단 MBTI 앞자리 E(외향형)인 이들은 조용히 손들 것. 파워 핵인싸에겐 파라다이스인 곳이 크루즈 아닐까. 그들에게 제격인 곳이 이곳이다. 15층 선미 야외 데크는 가족들과 MZ세대 놀이터다.

대표적인 액티비티 시설인 실내 스카이다이빙 아이플라이(iFly)부터 인공 파도타기 '플로 라이더', 암벽등반, 바다 관람차 북극성(North Star)은 물론 크루즈의 최신식 시설과 엔터테인먼트를 경험할 수 있다. 이렇게 즐기다보면 절로 옆에 있는 사람들과 담소를 나누게 된다. 국적은 상관 없다.
바다 전망을 바라보며 23피트(7m) 높이의 유리관 속에서 스카이다이빙을 하는 기분은 새롭다. 배에서 내리지 않고 바닷 바람을 맞으며 인공 파도타기라니. 초보자도 충분히 누릴 수 있으니 걱정말 것. 현실감을 잊게 한다.

뱃머리 쪽의 가장 높은 데크에 위치한 관람차 '북극성'(North Star). 이게 기가 막힌다. 마치 영화를 보듯 정면의 통유리를 통해 360도로 펼쳐지는 아찔한 절경 구석구석을 15분간 샅샅이 훑어볼 수 있다.
05. 이곳이 진짜 수영장 끝판왕

14층 데크에 있는 실내외 수영장과 선베드는 일정 중 가장 먼저 찾았던 곳이다. 크루즈 첫 날 승선하면 사람들이 이곳부터 모여든다. 실컷 즐기다가 이너피스(내적 힐링)가 필요하다면 언제든 와서 머무르게 될 것이다.

노키즈존 찾는 이들도 걱정마시길. 성인 고객만을 수용하는 어덜트 온리(Adults Only) 전용 풀장인 '솔라리움'이 있어 고요한 휴식을 누릴 수 있다.

06. 아이까지 봐주는 크루즈

가족 여행객들이 정말 많았다. 그만큼 아이를 위한 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는 얘기. 어린이 전용 풀장과 유아놀이방인 어드벤처 오션을 눈여겨 보시라. 아기를 봐주는 놀이방이 있어 육아에 지친 부부에게 추천한다. 유아교육을 전공한 육아 전문 도우미가 상주해 부모들이 크루즈 일정을 즐길 동안 아이들도 낯선 여행지에서 전문 케어를 받을 수 있다. 놀이방인지 크루즈인지 헷갈릴 정도다.
07. 기항지 투어
기항지 투어를 하는 동안 기존 여행처럼 짐을 몇번이나 정리하고 들고 다녀야하는 불편함도 없다. 크루즈를 탄다고 해서 육지 여행은 못한다는 생각은 정말 오해. 매일 기항지에서 선택하는 색다른 관광이 기다리고 있다. 취향대로 고르실 것. '말레이시아 인스타그래머블 스폿'은 재미를 안겨주는 최고의 투어다. 기항지 투어는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인기 코스는 금방 매진되니 미리 예약해둘 것을 추천한다. 배에서 내린 여행객들은 말레이시아 랜드마크를 비롯해 다양한 먹거리, 볼거리들로 가득한 시내를 관광한다.
크루즈 즐기는 꿀팁 8
1. 텀블러나 물통을 가져갈 것

스위트를 제외한 일반 선실은 체크인 당일 생수 1병만 지급한다. 크루즈 내 식당에서 커피나 물을 언제든 받아올 수 있으니 객실에 구비해두면 밤낮으로 편리하게 지낼 수 있다.
2. 어메니티와 비상약은 필수
선실 내에 바디워시 겸 샴푸, 비누를 구비하고 있다. 이게 전부다. 육지처럼 편히 사러 나갈 수도 없고 크루즈 내 마트가 꽤 비싸다. 트리트먼트와 개인별로 필요한 칫솔&치약, 린스 등의 어메니티와 비상약은 꼭 챙겨가도록 하자.
3. 전열기구는 반입 금지
여행용 다리미나 멀티탭, 휴대용 주전자를 챙겨왔다가 빼앗기는 경우를 많이 봤다. 마지막 날 돌려주지만 어차피 사용하지 못하니 챙기지 않길 바란다. 참고로, 고데기는 사용할 수 있다. 드라이기도 있으나 바람 세기는 약한 편이다.
4. 구김가지 않는 옷 위주로 챙길 것
다리미를 제공하지도 않고 챙길 수가 없으니 옷을 다릴 수가 없다. 최대한 구김가지 않는 옷을 챙겨오시길!
5. 여름이어도 얇은 긴팔 정도는 필수
크루즈 안은 24시간 에어컨을 풀가동한다. 바닷 바람도 밤에는 의외로 쌀쌀하니 건강한 여행을 위해 필요하다.
6. 앱을 잘 활용할 것
크루즈 여행도 많이 디지털화가 됐다. 인기 기항지 투어 등은 마감이 빨리 되니 미리 예약을 하고 가자.
7. 면세점을 잘 활용하자
기한이 임박한 화장품이나 시중엔 세일을 잘하지 않는 브랜드들의 클리어런스 세일도 꽤 있다. 공항 면세점보다 훨씬 저렴한 품목들이 많았다.
8. 승선카드는 카드 목걸이로
크루즈에서 승선카드는 마스터 키다. 객실 키이면서 신분증, 결제 수단 역할을 한다. 모든 결제는 탈 때 주어지는 승선카드로 해결한다. 매번 카드 하나만 들고 다니기가 불편하다. 잃어버리지 않게 카드 목걸이를 준비해가면 편리하다.
[싱가포르·말레이시아/글·사진 = 권효정 여행+ 에디터]
※취재 협조 = 로얄캐리비안 크루즈, 싱가포르관광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