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시간대 노년층 무임승차 제한 검토…“노인 복지 축소 우려”

이유경 기자 2026. 4. 2. 19:49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구 도시철도 무임승차 손실 672억, 정부 대책 필요
전문가 “혼잡 완화 효과 미미…노인권 보장 우선해야”
▲ 지난 2024년 12월 하양역 개통을 앞두고 안심역에서 대구 시민들이 역사를 지나는 모습. 경북일보DB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출·퇴근 시간대 노년층 무임승차 제한을 포함한 대중교통 혼잡 완화 대책 마련을 국토교통부에 지시했다.

혼잡 시간대 수요를 분산시켜 전력 사용과 운영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다만, 일각에서는 노인 복지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노년층의 대중교통 무료 이용을 출퇴근 시간에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중동발(發) 에너지 위기에 따라 공공부문 승용차 5부제 등이 시행되면서 한시적으로 출퇴근 시간대 대중교통 혼잡 완화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노년층(65세 이상) 도시철도 무임 승차 제도는 지난 1984년 노인복지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도입됐다.

장애인과 국가 유공자도 해당하지만, 노년층이 전체 무임 승차 인원의 약 85%를 차지하고 있다.

나라살림연구소가 분석한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대구 도시철도 무임승차 인원 4481만4000명으로, 서울(2억8380만 명)과 부산(1억1141만 명)에 이어 3번째로 많다. 대구는 2023년부터 2028년까지 65세 이상에서 70세 이상으로 무임승차 가능 연령을 상향조정하고 있는 중으로, 지난해 무임승차 가능 연령은 67세 이상이다.

다만,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도시철도 운영사들의 재정 부담은 급증하고 있다.

대구 도시철도 당기 순손실은 1948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부산(2143억 원) 다음으로 많은 수준이다.

이 가운데 무임승차에 따른 손실액은 672억 원으로, 전체 손실액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무임승차 손실액은 2022년 512억 원, 2023년 561억 원, 2024년 681억 원으로, 코로나19 시기였던 2020년과 2021년을 제외하고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도시철도 운영 기관들은 적자 금액 일부를 정부 차원에서 보전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대중교통 혼잡 완화 대책이 중동발 에너지 위기 해결을 위한 잠정 대책으로 논의되는 것이지만, 그간 해법을 찾지 못한 무료 승차 문제를 개선할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대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대구시가 시간대별 대중교통 이용 패턴을 분석한 결과, 일반 시민과 달리 어르신들의 무임 이용은 주로 오전 11시 전후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시간대 제한이 실제 혼잡 완화나 에너지 절감으로 이어질지는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대중교통 이용 분산의 필요성에는 충분히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그 방식의 실효성과 수용 가능성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노년층의 출퇴근 시간대 이용 제한이 도입될 경우 이들의 일상적 이동과 기본권에 끼칠 영향까지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노년층의 도시철도 시간대 제한이 도입되면 노인들의 이동권에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규제 중심의 정책이 시행되면 추후 다른 분야에서도 노년층을 대상으로 통제적인 정책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진숙 대구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년층의 출퇴근 시간대 이동은 단순 여가활동 뿐만 아니라 일상과 경제활동이 포함된다"라며 "출퇴근 시간대 이용을 제한하는 시차적 규제 정책은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조치가 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노인들의 욕구가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통제 중심 접근보다 다른 대안을 적극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라며 "고령층의 사회 참여는 복지뿐 아니라 건강 측면에서도 중요한 요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