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웃 C] 권오성 현대위아 대표의 과제, 부품 재편·방산 플랫폼化

/사진=현대위아

권오성 현대자동차 연구개발지원사업부 상무가 현대위아의 새 대표로 임명됐다. 시장에서는 이번 인사에 대해 '파격'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사업구조 재편이 진행되는 시점에서 직급을 두 단계나 뛰어넘은 고속승진 인사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권 대표가 이끌 현대위아는 과거와는 다른 색채를 보여줘야 한다. 자동차 부품은 내연차에서 전동화로 무게중심을 재조정해야 하고, 특수부문(방산)은 '경량화 105㎜ 자주포'를 양산해 '플랫폼' 기업으로 탈바꿈 해야 한다. 저수익사업(공작기계) 매각은 장기적으로 이점이지만, 단기적으로는 매출공백으로 인식될 수 있다.

/자료=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저수익사업 정리…'내연→전기차' 무게이동 중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위아 공작기계 부문의 매출은 매년 감소 추세를 보였다. 주력제품군이 시장에 안착하지 못했고 수익성도 악화되면서 규모의 경제를 갖추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작기계·특수 부문 매출 및 영업이익 추이는 공작기계 매출 비중이 높으면 영업적자를, 낮으면 영업흑자를 기록하는 양상을 보인다. 지난해의 공작기계 매출 비중은 10년래 가장 낮았지만 영업이익은 10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행인 점은 모빌리티 부문의 매출개선이다. 현대차·기아의 고부가가치 차량 비중 확대로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고가 부품 납품 비중이 늘었다. 또 △멕시코법인 생산량 확대 △인도법인 증설 △전기차 열관리 시스템 비중의 점진적 증대 등으로 충분히 메울 수 있는 수준이다.

자동차 부품 부문의 증설 및 생산전환도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 공작기계 매각대금은 설비투자 및 양산시설 확충에 사용된다. 주로 △국내외 설비보완 △인도공장 생산능력 확충 △멕시코법인 생산전환 등에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경량화 105mm 자주포 /사진=김덕호 기자

과제는 '방산 재편'…부품사 탈피해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의 키를 쥔 것은 방위산업을 담당한 특수부문이다. 회사로서는 단순 부품 제조사가 아닌 플랫폼 보유 업체로 진화하는 것이 주요 과제다.

방산 업계에 따르면 현대위아 방산 부문은 포신 제작에 특화됐다. 회사는 K2전차와 K9자주포의 포신을 독점 생산한다. 다만 무기체계 플랫폼을 갖춘 기업들에 비해 거래 규모가 작고 타사의 수주에 매출이 종속돼 있다. 이에 독자적인 매출을 낼 수 있는 플랫폼을 보유하고 이를 이용해 국내외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조건이다.

양산을 목표로 하는 무기체계는 '경량화 105㎜ 자주포'다. 국방신속기술연구원의 신속시범사업에 선정되며 개발이 확정됐다. 지난해 7월 1차 사격시험을 마쳤고 8월에 군사적 활용성 평가를 진행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한 동일 구경의 경량화자주포(풍익)와는 개발 방향이 다르다. 풍익은 구형 포신(M2/M101 계열), 구형 차체(K-711)를 재활용하는 데 방점을 뒀다. 반면 현대위아가 개발한 자주포는 신형 곡사포(KH178), 신형 전술차량(K-151)을 플랫폼으로 활용하며 사거리, 탄약 위력, 기동성 면에서 앞선다. 기동헬기를 활용한 공중수송도 가능하다.

/자료=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현대위아는 경량화자주포 승인을 염두에 두고 화포 제조사로 성장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회사는 이달 8일 국내외 수요처들을 대상으로 '글로벌 대구경 화포 전문 제조 홍보회'를 열고 글로벌 대구경 화포 전문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내놓았다. 이 행사에는 방위사업청을 비롯해 육군 군수사령부, 해군 군수사령부 관계자, 라오스 대사, 베트남·말레이시아 국방무관 등이 참석했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방산 부문의 경우 5인치 함포, 81㎜ 박격포 등 자체 생산 및 납품하는 품목이 있지만 거래 규모가 작아 매출 확대에는 한계가 있었다"며 "새로 개발한 기동형 화력체계(자주포) 제품군을 중심으로 국군 화력 강화, K방산 수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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