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방문 처음, 매출액 순위 몰라"···질타 받은 애플코리아 대표
피터 알덴우드 애플코리아 대표가 최근 우리 정부로부터 205억원 과징금 부과 결정을 받은 것 관련, 납부할지를 묻는 질문에 "한국의 법을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내신다는 것으로 알고 있겠다"고 했다. 알덴우드 대표는 앞선 국회 출석 요구에 불출석을 알려왔던 점, 한국 방문이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 등에 대해서도 질타 받았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종합 국정감사(금융)에서 증인 출석한 알덴우드 대표를 대상으로 "과징금을 내실 건가, 안 내실 건가"라고 물었고 이에 알덴우드 대표는 "한국의 국내법을 다 준수하고 있다. 법상 납부 의무가 있는 모든 과징금은 납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터 알덴우드 애플코리아 대표는 불법 개인정보 유출, 앱 마켓 시장에서 독과점 지위를 활용한 부당 행위 등을 이유로 이날 국감에 증인채택됐다. 지난 17일 국감 출석을 요구받았었지만 해외 일정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보내 왔었고, 이에 국회 정무위원들은 알덴우드 대표를 종합국감에 다시 소환한 것이다.
국회는 지난 2021년, 구글과 애플 등이 시장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콘텐츠 기업을 대상으로 최대 30%의 수수료를 떼어 가는 것을 막기 위해 '인앱 결제 강제 금지법'을 통과시켰었다. 인앱결제란 앱(애플리케이션) 이용자들이 콘텐츠 유료 결제시 구글·애플의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을 뜻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10월, 구글과 애플이 여전히 특정 결제 방식을 강제하는 등 이 법을 어겼다고 보고 구글에 대해 475억원, 애플에 대해 20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방침이라고 밝혔었다.
김 의원은 "(알덴우드 대표께서 과징금을 내신다고 하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현재 (애플이) 유럽에서는 인앱 결제 수수료를 30%에서 17%로 인하했다. 우리나라에선 인하할 생각이 없는지"를 물었다.
알덴우드 대표는 "유럽에서 수수료를 낮춘 이유는 유럽에서 새로운 법이 제정돼 그 법을 따르기 위함이었다"며 "수수료를 낮춘 대신에 애플은 유럽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했다. 예를 들어 '핵심 기술수수료'라는 것을 청구하기 시작했는데 이 수수료는 한국에선 청구하고 있지 않은 항목"이라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된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대해서도 다뤄졌다.
김 의원은 "알리페이와 카카오페이 간 관련 계약이 없는데도 카카오페이는 알리페이에 정보를 전달했다. 확인을 해보니 카카오페이는 이번 건에 대해 애플이 알리페이를 강제했기 때문에 알리페이에 모든 결제 정보를 보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맞나"라고 물었다.
이에 알덴우드 대표는 "죄송하지만 두 회사 사이 계약이나 논의에 대해 제가 말씀드리기 어려운 입장이고 애플에 대해서만 답변이 가능하다"면서도 "애플은 개인정보보호를 핵심 가치로 여기고 있다. 이 건 관련 수사가 현재 진행중이라 세부적 사항을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금감원은 지난 8월 카카오페이가 동의를 받지 않고 알리페이에 40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신용정보를 넘긴 것으로 확인했다. 카카오페이는 당시 애플 요청에 따라 부정결제방지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조치였으며 고객 동의가 필요없는 위수탁 관계에 따른 처리였다는 입장이었다.
알덴우드 대표는 "애플은 알리페이로부터 NSF 스코어(신용점수의 일종)라는 것을 받는다. 알리페이는 고객보호를 거래에 있어 허위 거래나 이런 것을 탐지하기 위해, 리스크 평가를 위해서 일을 하는데 알리페이가 이 리스크 평가를 어덯게 하는지는 전적으로 알리페이 권한이다. 그 데이터를 보는지는 (애플이) 관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제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NSF 평가방식이 아니다. 카카오페이가 애플에 입점하는 과정에서 알리페이가 갑자기 끼어들었다는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카카오페이가 5000만건이라는 우리 국민 대다수의 정보를 중국으로 유출했다는 것이다. 여기 분명히 애플의 책임이 있다고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했다.
이날 김 의원은 알덴우드 대표가 한국을 방문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는 것 등 국회에서 보인 언행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김 의원은 알덴우드 대표에 한국에 몇 번째 방문했는지, 아시아를 담당하고 있다고 하는데 해당 지역 전체 매출에서 한국 순위가 어느 정도인지 물었고 이에 알덴우드 대표는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애플코리아 매출액은 알지만 순위가 어느 정도인지는 (모른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한국이 굉장히 중요한 고객이라 이야기하시면서 한 번도 방문 안했단 것은 충격적이다. 저도 애플을 사용하지만 기분이 나쁜 일"이라며 "싱가포르 같은 곳은 많이 간 것으로 알고 있다. 애플은 한국에 대해 존중하는 마음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국감에 불출석 사유서를 낸 것에 대해 김 의원은 "한국 국회에서, 대한민국 국민을 대신해 (증인 출석을) 요청했는데 바쁜 비즈니스 미팅이 있어 못 온다는 것은 핑계가 안 된다"며 "과징금도 반드시 내셔야 한다. 인앱 결제 수수료 인하 관련해선 이법 보완이 필요하면 그 부분도 국회에서 할 것"이라고 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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