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레시피] “문화와 복지가 결합하는 시대…기초문화재단 중요성 커질 수밖에 없어”

- ‘문화도시 위한 거버넌스’ 주제
- 광역-기초문화재단 협력 강화
- 정부와 관계 재설정 등 논의
부산문화재단은 지난 14일 올해 두 번째 궁리정담을 ‘부산 문화도시를 위한 거버넌스 전략’이라는 제목으로 수영구 남천동 도모헌 다할 강연장에서 열었다. 궁리정담은 문화재단이 예술가·정책가·시민과 함께 정기로 펼치는 부산 문화정책 토론과 교류의 장이다.
이날 주제 발표는 이재민 세종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의 ‘중앙정부와 광역재단 간 협력적 거버넌스’, 박소현 인천문화재단 홍보협력팀장의 ‘광역과 기초재단 간 협력구조’였다.
발제문 두 편의 제목은 문화재단이 모색하는 정책 방향의 한 갈래를 또렷이 제시했다. 중앙 정부-광역문화재단-기초문화재단 사이 협력 구조를 지금 새로 짜야 한다는 뜻이다. 중요하고 대등한 파트너로서 서로 인정하고 협력할 구조를 함께 만들자는 제안이다. 왜 지금 이 주제가 중요하게 등장했을까.
오재환 부산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인사말에서 “부산에는 현재 금정구 부산진구 남구가 기초문화재단을 운영하며, 설립을 준비 중인 곳도 있다. 예술·문화가 시민 삶 속으로 뿌리 깊게 스미게 하려면 광역-기초 재단 간 관계 설정과 협력 구조 형성이 꼭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 주제에 관해서는 박소현 인천문화재단 홍보협력팀장이 인천문화재단(광역)과 인천 내 5개 기초재단이 2021년부터 꾸린 인천문화재단 협력회의의 활동 사례를 중심으로 꽤 유용한 정보를 제공했다.
‘중앙 정부-광역재단’ 관계와 관련해서는 다소 강한 비판이 먼저 제기됐다. “최근 K-컬처 관련 기획 등 여러 면에서 중앙정부가 광역재단을 파트너가 아닌 실행 집단으로만 여기는 경향이 상당하다.” “중앙 정부의 중간 지원조직들마저 ‘위에서’ 광역재단을 대하는 경향” “이렇게 되면 문화·예술정책 현장의 중요한 주체인 광역재단이나 예술가가 들어설 틈이 없어진다.”
이런 목소리와 관련해 이재민 책임연구위원은 “상호 정책 협의를 법제화하고, 광역재단 역할을 현재의 집행기관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정책의 공동설계자로 재정립하며, 궁리정담 행사 등을 논의와 실행 창구로서 정례화하자”고 제안해 호응을 얻었다.
그런데 이번 토론 과정에서는 뜻밖의 수확도 쏠쏠했다. 부산 문화정책의 화급한 과제를 인식하고 방향을 예측할 수 있었던 점이다. 바로 부산의 기초문화재단 상황이다. 첫째, 부산에는 기초문화재단이 적어도 너무 적다. 부산 16개 구·군 가운데 문화재단이 있는 기초지자체는 3곳이다(국제신문 지난해 1월 2일 자 1·3면 보도). 인천이 10개 기초지자체 중 5곳, 경기도가 34곳 중 17곳에 문화재단이 있다.
둘째, 앞으로 기초문화재단의 비중은 커진다. 문화가 복지와 더 강하게 결합할 것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버스 무료화나 할인·환급 등 많은 대중교통 시책이 교통을 넘어 복지 차원에서 도입·운용된다. 문화·예술도 그렇게 되면서 시민이 느끼는 기초재단의 전문성에 대한 효능감은 오를 것이다. 이날 토론자로 나온 조찬희 부산시 문화정책팀장은 “기초지자체 문화재단 숫자를 늘리는 일은 부산시 문화정책 우선순위에 들어왔다”고 했다.
셋째, 따라서 기초지자체가 문화재단 설립·운영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일 필요와 이유가 많다. 이것이 이날 취재 현장에서 거둔 또 다른 수확이자 ‘문화레시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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