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청이는 청년 정신건강…"지금 필요한 건 검사와 관심"

김가영 2024. 10. 18. 20: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 청년들의 정신건강이 휘청이고 있다. 진로, 취업, 결혼 등 인생 과제에 지쳤다고 호소하는 청년들이 급증하고 있으며, 이들 과제를 포기하는 이들도 속출하고 있다. 여러 통계도 청년들의 정신건강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KB금융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4 한국 웰니스 보고서'를 살펴보면 정신건강에 대한 Z세대(1995~2004년생)의 우려도는 50.2%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 세대가 39.7%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젊은층의 정신 건강이 위태롭다는 조사·연구 결과가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청년들의 힘들고, 지친 마음은 질환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살펴보면 2022년 기준 우울증 환자가 100만 명을 넘어섰는데, 이 중 20~30대 환자가 무려 35.9%를 차지했다. 각 연령별 대로 살펴봐도 20대가 19만 4,200명으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16만 4,942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우울증만 청년층을 위협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중증 정신질환은 초기 성인기 연령에서 초발한다. 실제로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울증을 비롯한 조현병 스펙트럼, 양극성 장애 등 주요 정신질환의 발병 중위연령은 20~30대다.

정부, 청년층 정신건강검진 확대하기로
이에 정부는 청년의 마음을 돌보기 위한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제3차 국가건강검진위원회를 개최하여 중증 질환이 주로 초발하는 청년(20~34세)을 대상으로 정신건강검사를 확대하는 방안을 심의∙의결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20~34세 청년들은 2년마다 정신건강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현재 우리나라 국민의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률은 12.1%로, 다른 국가보다 현저히 낮다. 이에 정부는 검진 주기 단축을 통해 정신질환의 미치료 기간을 단축시켜 정신질환 증상 초발 후 최대한 빠른 발견 및 개입이 이루어지도록 추진할 방침이다.

위원회는 우울증 검사에 더해 조기정신증(정신질환) 검사도 도입하기로 했다. 우울증은 PHQ-9(9개 문항), 조기정신증은 CAPE-15(15문항) 질문지를 이용할 예정이며, 두 검사 모두 자기 보고식으로 간편하게 응답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정부는 검진 결과 전문의의 확진이 필요한 경우 의료기관 진료를 연계하고, 필요시 전 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 지역사회 정신건강복지센터 등을 안내하여 지속적인 사후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청년층 정신질환, 초기 대처가 가장 중요
정부와 전문가들이 정신질환의 초기 대처를 강조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모든 질환이 그렇듯 정신질환 역시 초기에 대처해야 치료 반응이 좋기 때문이다. 특히 정신질환은 환자의 병에 대한 자기 인식 부족으로 인해 자발적 인지 및 대처가 어려워 증상이 악화되기 쉽고, 이에 따라 전 생애에 걸친 질병 부담도 높다. 따라서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 선별검사를 실시해 조기에 개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기 발견의 중요성은 청년기에 더욱 강조된다. 시기를 놓쳐 만성화될 경우 사회적, 직업적 기능에 장애가 남는 사례가 많기 때문. 이러한 문제는 개인뿐만 아니라 가족의 삶까지 위협할 수 있다. 사회경제적 부담이 커지는 것은 물론이다.

따라서 청년들은 2년마다 시행하는 정신건강검사를 적극 활용해 자신의 정신 건강을 점검해 보는 것이 좋다. 이와 더불어 평소에는 자신의 마음을 잘 돌아봐야 한다. 불안하거나 의욕이 없는 등의 변화가 느껴진다면 원인이 무엇인지 찬찬히 들여다보고, 이를 관리해야 한다. 정해진 시간에 먹고, 잠드는 등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햇볕을 쬐며 운동까지 하면 더욱 좋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평소에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거나, 들리지 않던 것이 들리고, 불안과 우울이 조절되지 않는 등 이상 증상이 지속해서 나타난다면 적극적으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환자 스스로는 자신의 문제점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때는 가족, 지인 등 주위 사람의 적극적인 관심과 개입이 필요하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약물치료, 인지행동치료 등 자신에게 맞는 치료를 통해 증상을 효과적으로 완화할 수 있다.

김가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건강을 위한 첫걸음 - 하이닥 ⓒ ㈜엠서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하이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