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대포, 사발렌카 vs 변화무쌍 팔색조, 무호바 [롤랑가로스 WS 준결승]

2023 프랑스오픈(롤랑가로스) 여자단식 4강이 8일 오후 3시(현지시간, 한국시간 오후 10시)부터 열린다. 첫 번째로 배정된 경기는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 세계 2위)와 캐롤리나 무호바(체코, 세계 43위)의 대결이다.
사발렌카는 이번 대회 개막 전부터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 세계 1위)와 함께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히던 선수다. 반대쪽 대진의 시비옹테크가 소위 날라다니고 있기 때문에 가려서 그렇지 사발렌카 역시 무실세트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더군다나 같은쪽 대진에 있던 상위 시드자들이 알아서 조기 탈락해주는 덕분에 준결승까지 이렇다 할 위기도 맞이하지 않았다. 본인 커리어에서 가장 약했던 그랜드슬램 프랑스오픈인데(최고 기록 3회전), 올해 최고 기록을 계속해 경신 중이다. 올해 첫 그랜드슬램 우승이었던 호주오픈에 이어 이번에도 그랜드슬램을 사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이했다.
무호바는 커다란 주목을 받지 못했다. 1회전부터 대회 8번 시드였던 마리아 사카리(그리스, 세계 8위)를 만나는 대진표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회 본선 개막일이었던 5월 29일, 가장 큰 화제는 무호바였다. 사카리를 잡아내며 언론의 예상은 예상일 뿐이라는 말을 실현시켰다. 1회전부터 8번 시드를 잡아내니 이후에는 거칠 것이 없었다. 심지어 대진표 같은 박스에 있던 제시카 페굴라(미국, 세계 3위)마저 알아서 탈락하는 운도 따랐다. 1회전 고비를 넘긴 무호바 역시 예상보다 수월하게 4강까지 오른 상태다.
사발렌카와 무호바는 강한 공격을 앞세우는 소위 파워 히터형이다. 본인의 서브 게임에서 득점 확률이 훨씬 높은 공격형 선수들이다. 그렇지만 세부적인 스타일은 조금 차이가 난다. 사발렌카가 극단적인 파워형 선수라면, 무호바는 보다 다양한 공격 패턴으로 상대를 공략한다.
이번 대회 세부 지표를 보면 이 차이가 뚜렷하다.
사발렌카는 76%의 퍼스트 서브 득점율로 이 부문 여자단식 전체 3위에 올라있다. 하지만 전체 1위인 리바키나(카자흐스탄, 78%), 2위인 코비니치(몬테네그로, 78%)는 단지 2경기, 1경기만 뛰었을 뿐이다. 1, 2위라기엔 표본이 너무 적다. 8강 진출자로 범위를 좁히면 사발렌카의 76% 퍼스트 서브 득점율은 압도적인 1위다(2위 코코 가우프 71%).
최다 위너 역시 121개로 5위에 올라 있다. 모든 경기 2-0 승리를 거둔 사발렌카이기 때문에, 공격 기회는 상대적으로 경쟁자들에 비해 적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최다 위너 5위라는 것은 사발렌카가 강력한 한 방으로 랠리를 끝낼 수 있는 선수라는 것을 의미한다.
나머지 기록들은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다. 세컨드 서브 득점율은 49%에 그치고 있으며(28위), 브레이크 상황 득점율 46%(68위), 리시브 상황 득점율 46%(53위)는 4강 진출자 답지 않다. 네트 플레이 득점율은 59%로 전체 참가자 중 70위에 머물고 있다. 즉, 사발렌카는 이번 대회 본인의 퍼스트 서브 상황, 그리고 결정적인 한 방만 위협적일 뿐, 나머지 상황에서는 경쟁자들이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모습이다.
무호바는 사발렌카만큼 강력한 한 방은 없다. 대신 세컨스 서브 득점율이 58%로 전체 5위에 올라 있으며, 무엇보다 네트 플레이 득점율은 77%(15위)를 기록 중이다. 이 중 츄렌코(우크라이나, 4경기 84%), 안드레바(러시아, 3경기 83%), 슈미들로바(슬로바키아, 4경기 80%) 정도만 경기 표본이 많을 뿐, 나머지 상위 선수들은 대부분 1~2경기에 그쳤다.
무호바 역시 리시브 상황 득점율(49%, 37위), 브레이크 상황 득점율(41%, 80위)은 인상적이지 않다. 결국 무호바의 이번 대회 득점 공식은 본인의 서브 게임에서의 다양한 공격 옵션이라 요약할 수 있다.
결국 둘의 대결은 스타일의 차이만 있을 뿐, 본인의 서브 게임을 지키려는 화끈한 난타전이 될 공산이 크다. 랭킹이야 사발렌카가 높지만 무호바의 이번 대회 경기력은 가장 인상적인 언더독이라 불러도 손색 없다. 섣부른 예상은 어려울 전망이다.
롤랑가로스 공식 홈페이지에서 실시 중인 승부예측에서는 사발렌카가 69%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무호바 31%). 둘은 4년 전인 2019년 중국에서 딱 한 번 맞붙었다. 이때는 사발렌카가 7-5 7-6(4)로 승리한 바 있다. 이 당시 사발렌카는 대회 4번 시드, 무호바는 11번 시드를 받았었다.
오늘 경기 역시 또한 어느 한 선수의 압승 대신 치열한 난타전이 펼쳐질 것이라 예상된다.
글= 박성진 기자(alfonso@mediaw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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