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저는 토들(@toddle_house)입니다. 좋은 기회로 창 너머로 숲이 보이는 오래된 아파트에 입주하게 되었고, 올해 초 공사를 마치고 현재는 입주 4개월 차입니다.
제가 살게 된 집은 준공 후 20년이 넘게 지난 구축 복도식 아파트였는데요, 수리할 곳이 정말 많아서 시작부터 난관의 연속이었습니다. 장장 육 개월 간의 계획 끝에 완성한 집인데요, 제 mbti가 J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으로 마련한 보금자리인 만큼 신경 써서 리모델링과 홈스타일링을 해 보았습니다.
홈스타일링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나 리모델링을 앞둔 분들, 특히 구축 복도식 아파트를 리모델링하실 계획이 있으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렇게 집들이를 작성해 보았습니다. 잘 부탁드려요 :)
도면 & 계획

저의 집은 전형적인 투베이 구축 복도식 아파트입니다. 부엌과 거실이 구분되어 있지 않고 일자로 뚫려 있고, 현관문을 열면 집 전체가 보이는 네모 반듯한 구조입니다. 방은 작은방 하나 안방 하나로 총 두 개입니다. 복도 쪽 작은방은 보통 드레스룸이나 창고로 많이 사용하시지만, 저는 예전부터 로망이었던 서재를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저는 보통 거실에서 책을 읽으며 많은 시간을 보내는데요, 거실이 좁고 안방이 넓은 구조라 어떻게 하면 거실을 최대한 넓게 쓸 수 있을지가 리모델링의 관건이었습니다.
준공 후 20년이 넘게 지난 아파트라 단열과 결로 등의 문제를 고려했을 때 샷시(새시)를 포함해 전체적으로 수리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반셀프 인테리어는 심적 그리고 시간적으로 여유가 나지 않을 것 같아 턴키 업체와 함께 공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어요.

업체 컨택에 앞서 3D 프로그램을 사용해 간단하게 도면을 모델링해 보았습니다. 머릿속으로만 상상하는 것보다 이렇게 직접 눈으로 보고 가구도 배치해보니 훨씬 구체적인 그림을 얻을 수 있었어요. 다양한 가구를 배치해가며 공간도 구성해보고 전체적인 집의 톤 앤 매너도 생각해볼 수 있었답니다.
제가 사용한 프로그램은 Floorplanner인데요, 최근에 사전 지식이 없더라도 쉽게 사용 가능한 인테리어용 프로그램이 많이 나오고 있더라고요. 오늘의집에서도 3D 도면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니, 꼭 한번 활용해 보시는 것을 추천드릴게요!

가구를 배치하다 보니 점점 제 취향을 알아갈 수 있었습니다. 비비드한 컬러보다는 따뜻하고 내추럴한 색감에 끌렸고, 식물과 나무가 주는 안정감과 더불어 살짝 섞여있는 금속의 시크함이 제 취향이었습니다. 무채색과 스틸로 이루어진 미니멀한 무드에 빈티지한 우드와 식물로 포인트를 주는 것을 선호한다는 점을 알 수 있었어요. 우드, 그린, 스틸을 톤 앤 매너로 결정하여 인테리어를 시작해 보았습니다.

핀터레스트와 오늘의집 집들이를 참고하여 다양한 레퍼런스를 수집하고 정리하여, 미리 제작해둔 도면과 함께 pdf 파일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이렇게 계획을 한번 정리해 두면 매번 설명할 필요 없이 파일을 통해 업체와 컨택을 할 수 있어서 효율적이에요.
3~4군데의 업체를 방문하여 가견적을 받으며 꼼꼼히 비교해 보았습니다. 그중 가장 합리적이고 포트폴리오가 명확한 업체와 함께 공사를 진행하기로 결심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정말 꼼꼼하게 신경 써 주셔서 믿고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업체와 함께 실측 이후 자재를 선택하고 집 구조에 대한 상담을 마친 뒤, 최종적으로 위와 같은 레이아웃으로 인테리어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과연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두근두근...
현관 Before

공사 전 현관입니다. 이곳저곳 잡동사니가 많아 다수 어수선한 분위기였어요. 또한 신발장의 중간 부분이 움푹 들어가 있어 수납력도 좋지 못했고 보기에도 깔끔하지 않았습니다.
현관 After

현관은 집의 첫인상이라고 생각해서 최대한 깔끔하게 정돈해 보았습니다. 베이지 톤 페인트와 600각 그레이 타일로 톤 앤 매너를 맞추고, 화이트 크림 색상의 신발장으로 수납을 확보했습니다. 개방감을 위해 중문은 따로 설치하지 않았어요.

구축 복도식 아파트는 현관과 주방 거실이 일직선으로 위치해 있어, 현관에서 바라보면 이렇게 거실 끝까지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곧 소개해드릴 주방과 마루의 모습이 살짝 보이네요!

신발장은 하부장 띄움 및 라이트 시공으로 진행했습니다. 미관상으로도 좋고 신발을 넣어 둘 곳도 넉넉해서 만족합니다. 살짝 보이는 원목 마루도 정말 예쁘죠?
거실 Before

공사 전 거실입니다. 안 그래도 좁은 폭의 거실인데 긴 폭의 소파가 놓여 있어 더욱 공간이 좁아 보이는 것 같아요. 실측 직전까지도 베란다 확장을 고민했는데, 현장을 보니 "꼭 확장을 해야겠다!"라는 결심이 확고해졌답니다. 생각보다 베란다의 유무가 개방감에 많은 영향을 주더라고요. 사진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거실과 주방 사이에 미닫이 문도 설치되어 있었어요. 이 또한 모두 철거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베란다 확장과 바닥 미장을 완료한 상황입니다. 철거만 했을 뿐인데 공간이 확 넓어 보이는 느낌이에요. 여기서 조금 더 공간이 넓어 보일 수 있도록 무엇인가를 하나 더 시도해 보았는데요, 그건 바로...


광폭 원목마루입니다!
소형 평수에 광폭 원목마루를 시공하는 것에 대해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마루는 길면 길수록, 그리고 크면 클수록 좋은 것 같습니다. 가격은 꽤 비쌌지만, 가정집 인테리어에서 가장 큰 포인트를 줄 수 있는 부분이 바로 마루라고 생각해 큰 맘 먹고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공사를 하는 도중 저희 집의 주인공이 될 가구도 도착했습니다. 저 멀리 덴마크로부터 날아온 아이인데요. 애프터 사진에서 그 모습을 확인해 주시죠.
거실 After


저희 집의 거실입니다.

저는 TV를 보지 않고 직업 특성상 집에서 노래를 들으며 책을 읽는 시간이 많아서, 과감하게 거실 중간에 TV 대신 턴테이블을 놓았습니다.

우드, 그린, 스틸의 톤 앤 매너를 지키려고 노력해 보았습니다.

소파, 테이블, 사이드보드, 기타, 그리고 화분뿐인 심플한 거실이에요.

인테리어 계획을 세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소파에 앉아서 책을 읽는 걸 좋아해서 거실에는 소파가 꼭 있어야 했어요. 그리고 평소에 TV를 전혀 보지 않아 거실에 TV 대신 턴테이블을 놓기로 결심했습니다.

저희 집의 자랑은 역시 거실 창문으로 보이는 푸릇푸릇한 그린 뷰에요.

집에 부족한 우드와 그린은 모두 창문 너머 풍경이 해결해주고 있답니다. 사진 몇 장 같이 보실래요?


맑은 날에도, 노을이 질 때도, 새벽에도 참 아름답습니다.

💡 놓칠 수 없는 풍경이 있다면?만약 창 밖에 놓칠 수 없는 풍경이 있다면 샷시 유리 색상을 투명으로 하는 걸 고려해 보세요. 일반적으로 많이 하는 그린이나 그레이 창은 아무래도 색감의 왜곡이 있답니다. 물론 프라이버시나 단열 문제가 있다면 어쩔 수 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투명 유리도 고려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저는 창 밖의 그린뷰를 놓칠 수 없어서 모든 외창 샷시를 투명 유리로 시공했어요. 만족하는 선택 중 하나입니다!

창밖으로 햇볕이 잘 들어와 평소에는 거실 등을 잘 켜지 않는 편이에요. 부족한 조도는 다운라이트로 맞추었고, 커튼 박스 안과 거실 한편에는 간접 조명을 둘러 은은한 조명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밤에는 주로 간접등만 켜고 생활하는 편이에요.

💡 간접 조명은 어떤가요?만약 천장 목공 공사 계획이 있으시다면 벽 한 편에 간접 조명을 설치하는 걸 고려해 보세요. 생각보다 적은 금액으로 만족스러운 무드를 확보할 수 있답니다.

거실 한편에는 원목 대형 거울을 놓았어요. 외출 전에 옷을 단정하기에도 좋고, 거울을 통해 비쳐 보이는 거실의 모습도 마음에 듭니다.

저희 집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로즈우드 사이드보드와 턴테이블입니다. 사이드보드는 덴마크 디자이너 카이 크리스티안센의 1960년대 빈티지입니다. 지금은 벌목이 제한된 로즈우드로 만들어졌는데, 탬버보드의 만듦새도 훌륭하고 무엇보다 나무의 결이 너무 예뻐요. 사이드보드 안에는 가지고 있는 LP와 CD를 보관하고 있습니다.

사이드보드 위에는 콤비락 파이프로 모듈 선반을 제작해 기존에 갖고 있었던 오디오 시스템을 올려놓았습니다. 우드와 스틸의 조화, 꽤 잘 어울리죠?

친구들이 놀러 오면 턴테이블로 노래를 들으며 와인을 마십니다. 어째 엘피보다는 블루투스로 더 많이 듣는 것 같긴 한데... 그래도 만족합니다 ;)
💡 콘센트 계획은 미리미리콘센트 위치를 잘 고려해서 미리 계획을 세우세요. 저는 오디오 세팅을 거실 왼편에 놓고 싶어서 기존 오른쪽 벽면에 있었던 콘센트 및 인터넷/TV 선을 반대편으로 이동했고, 콘센트 위치 또한 가구에 맞게 위로 30cm 정도 올렸습니다. 전기 설비는 공사 이후에는 증설하거나 이동하기가 정말 어려우니, 꼭 미리 계획을 세우세요!

소파는 잭슨카멜레온의 매스 소파로 선택했습니다. 정말 정말 많이 고민했는데요. 아무래도 1인 가구이고 작은 평수의 거실이다 보니, 폭이 좁고 큰 공간을 차지하지 않는 매스 소파로 결정했습니다. 내추럴한 무드랑도 너무 잘 맞고, 디자인도 포인트가 되는 것 같아서 아주 만족합니다. 생각보다 몸을 단단하게 잡아주는 게 앉아서 책 읽기에도 편하더라고요!


소파 앞에는 간단한 커피 테이블을 놓아 잡동사니와 책, 그리고 화분을 놓아두는 역할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고심 끝에 선정했던 광폭 원목마루는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물론 관리는 예상했던 것만큼 어렵지만, 그만큼 예쁘니까요. 맨발로 밟는 촉감도 정말 좋습니다. 원목마루 하나로 공간에 무게감이 생기는 효과가 있습니다.
💡 원목 마루를 고려하고 계시다면원목마루 특성상 옹이와 이색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데요, 만약 이 점에 민감하시다면 시공할 때 옹이가 두드러지는 마루를 최대한 가구로 가려지는 구석 쪽으로 몰아달라고 부탁드려보세요. 그리고 원목 마루 틈새에 먼지와 페인트가 끼면 정말 정말 청소하기 어렵기 때문에, 마루 시공 후에 정말 꼼꼼히 보양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어쩌다 보니 식물 친구도 제법 들이게 되었네요. 마오리 소포라, 피쉬본 선인장, 아스파라거스 메이리를 키우고 있습니다. 이름도 지어주며 많은 정성을 쏟아주려고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식물을 들이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시간이 날 때마다 열심히 햇볕과 바람을 주고 있답니다.
주방 Before

공사 전 주방의 모습입니다. 상부장이 지나치게 아래로 길게 내려와 있고, 선반의 레이아웃이 정돈되어 있지 않아 혼란스러운 느낌을 줍니다. 또 냉장고가 싱크대 왼쪽 편에 위치해 있어 부엌이 더 좁아 보이는 느낌이 듭니다.

고심 끝에 정면에 보이는 현관 옆 빈자리에 냉장고장을 짜기로 결정했습니다. 일인 가구라 원래 투 도어 냉장고를 넣을 생각이었는데, 사이즈가 딱 맞을 것 같았어요.
주방 After

주방은 화이트 톤으로 깔끔하게 정돈해 보았습니다. 싱크대는 3미터로 짰고, 상부장과 하부장 모두 크림 화이트 색상의 필름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처음에는 상부장을 없애고 싶었는데, 붙박이장도 없는 집이라 상부장마저 없으면 수납공간이 정말 신발장 밖에 없을 것 같아서 상부장을 넣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상부장 없었으면 정말 어떻게 살았을까 싶네요...
벽은 현관과 동일한 600각 그레이 타일로 마무리했고, 수전은 슈티에 수전, 싱크는 백조 사각 싱크로 설치했습니다. 주방은 오히려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부분인데, 예상보다 깔끔하게 나온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요. 평소 요리를 즐겨하지 않았는데 주방이 깔끔해지니 매일 요리를 하게 되더라고요!

살림살이가 들어오니 허전했던 부엌이 이렇게 채워지네요. 상부장 밑에는 간접등을 설치했습니다. 아침에 요리할 때 간접등만 켜면 돼서 매우 편리해요.

💡 레이아웃은 디테일이 생명상부장/하부장 레이아웃을 꼼꼼하게 맞추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예를 들어, 후드 길이가 상부장 문짝 폭과 동일하지 않으면 상부장에 버리는 공간이 생기게 되어 수납 효율이 떨어집니다. 싱크나 인덕션 위치도 상/하부장의 라인과 잘 맞아떨어질 수 있도록 세밀하게 조정해 주세요!

💡 콘센트는 다다익선싱크 위에 최소한 4개 이상의 콘센트를 확보하시길 추천드립니다. 본격적으로 요리를 시작하니 생각보다 전기 쓸 곳이 많더라고요. 아, 인덕션은 무조건 단독 연결로 빼주셔야 하는 것 아시죠?

싱크 옆에 있었던 냉장고는 현관 옆에 냉장고장을 짜서 옮기고 그 앞에 원형 식탁을 배치했습니다. 친구들이 많이 오면 거실 쪽으로 식탁을 옮겨서 소파에 앉아서 음식을 먹기도 해요.

작은 집이다 보니 주방과 거실의 구분을 크게 하지 않고 최대한 공간을 넓게 쓰려고 했습니다. 장을 짜니 오히려 현관 쪽에 작은 복도가 생긴 것 같아 좋습니다.

주방 안쪽으로는 가구 문짝을 달아 다용도실로 이어지는 길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전자레인지, 믹서기 등 부피가 큰 전자제품은 다용도실 안쪽에 수납하고 있어요.

서재에서 바라본 주방의 모습입니다. 의자는 L&C Standal의 아르노 체어입니다. 가격도 합리적이고 우드와 스테인리스 스틸의 조합이 아름답습니다.

식탁 옆 빈 벽이 허전해서 평소 좋아하던 영화 포스터를 크게 프린트해서 액자에 넣어 세워놨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예쁘고 존재감이 강합니다. 아무래도 포스터가 가성비 제일 좋은 인테리어 소품인 것 같아요.

요리를 하다 보니 코스터를 모으는 소소한 취미도 생겼습니다. 주머니에 넣어 놨다가 친구들이 오면 랜덤 뽑기처럼 하나씩 뽑아서 쓰고 있습니다.
마치며

처음으로 작성해보는 집들이라 부족한 점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이기도 하고요. 그래도 리모델링 과정에서 제가 겪은 어려움들을 생각하며, 글을 읽는 분들께 최대한 많은 팁들을 전달해 드리려고 노력했어요.
집을 꾸미는 것은 곧 내가 매일매일 살아가고 있는 환경을 가꾸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나 스스로에 대한 가장 큰 존중과 배려를 행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스스로의 공간을 소중히 여기기로 결심한 많은 분들께 저의 글이 도움과 용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개설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아래의 인스타그램 계정(@toddle_house)에서도 홈스타일링 관련하여 많은 이야기를 전해드리려고 해요! 많이 찾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