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류투성이 윈도우11 업데이트, AMD 그래픽카드 사용한다면 미뤄야
마이크로소프트가 9월 26일(현지시간) '모멘트 4'라고도 불리는 윈도우11 기능 업데이트(버전 KB5030310)를 배포했다. 해당 업데이트를 통해 인공지능(AI) 비서 시스템 '코파일럿(Copilot)'이 추가됐으며, 파일 탐색기 레이아웃이 새로워졌다. 이외에도 한국어 터치 키보드, 검색 버튼, 절전 모드, 엑셀(Excel)에서 발생했던 몇 가지 오류가 해결됐다.
반면 이번 업데이트를 설치했더니 새로운 버그가 발생했다는 제보도 잇따랐다. 해외 IT 커뮤니티 레딧(Reddit)과 마이크로소프트 피드백 허브에는 업데이트 후 발생한 버그를 공유하는 게시글이 계속 추가되고 있다.
■ AMD 그래픽카드 설정, 재부팅할 때마다 초기화돼
가장 심각하다고 지목된 건 AMD 그래픽카드 제어판 '아드레날린'의 설정이 초기화되는 문제다. 아드레날린은 AMD 그래픽카드 드라이버를 업데이트하고 설정과 기능을 제어하는 핵심 프로그램이다. PC에 설치한 게임별로 성능을 조절하고 디스플레이 설정을 변경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런데 윈도우11 KB5030310 업데이트를 적용한 뒤 PC를 재부팅하면 아드레날린 프로그램을 통해 변경했던 설정이 모두 기본값으로 초기화된다. 이는 AMD 드라이버 소프트웨어 23.9.3 버전이 설치된 PC에 해당 업데이트를 적용할 경우 나타나는 오류로 드러났다.
마이크로소프트 피드백 허브에 이 문제를 제보한 사용자는 오류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그는 △안전 모드에서 DDU(Display Driver Uninstaller) 프로그램을 사용해 그래픽 드라이버를 완전히 삭제하고 재설치하는 방법 △AMD 칩셋 드라이버 제거 후 재설치하는 방법 △라이젠 마스터, 애프터버너, 리바 튜너 같은 AMD 보조 프로그램을 삭제하는 방법을 시도했으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인터넷 연결을 차단해도 아드레날린 설정값이 계속 초기화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오류가 그래픽카드 성능을 떨어뜨리거나 게임 실행이 불가능하게 만드는 건 아니다. 그래픽카드 설정을 기본값 그대로 사용한다면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무방하다. 하지만 그래픽 설정을 PC 게임에 최적화하거나, AMD 그래픽카드가 제공하는 하이퍼 RX, 안티랙, 라데온 부스트, FSR(초고해상도 업스케일링) 같은 부가 기능을 사용할 경우 재부팅할 때마다 해당 기능을 일일이 활성화하고 설정을 변경해야 한다.
■ 초기화 문제 해결하려면? 업데이트 제거하거나 코파일럿 비활성화해야
윈도우11을 이전 버전으로 되돌리면 해당 문제가 사라진다. [설정] > [Windows 업데이트] > [업데이트 기록] > [업데이트 제거] 항목으로 이동한 다음 'KB5030310' 업데이트를 제거하면 된다. 단, 코파일럿처럼 해당 업데이트로 추가된 기능을 이용한 적이 있다면 업데이트 제거 직후 일시적으로 소프트웨어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AMD 커뮤니티 포럼에는 아드레날린 설정이 초기화되는 문제를 임시로 해결하는 방법이 공유됐다. 코파일럿을 비활성화하면 그래픽 설정이 초기화되지 않는단다. 그러나 윈도우 기본 프로그램인 코파일럿을 비활성화하려면 윈도우 설정을 직접 변경하는 '바이브툴(Vivetool)' 프로그램을 별도로 설치해야 한다. 또한 이 방법을 적용하면 코파일럿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문제도 있다.
■ 새로 생긴 버그 많아...빠른 개선 필요해
아드레날린 설정이 초기화되는 문제 외에도 사용자가 제보한 오류는 다양하다. △코파일럿과 파일 탐색기, 가상 데스크톱 속도가 눈에 띄게 저하되는 문제 △헤드셋을 착용하고 게임을 할 때 삐걱거리는 소리가 재생되는 문제 △작업 표시줄 검색 버튼이 작동하지 않는 문제 △코파일럿 활성화 시 스팀 월페이퍼 엔진에 오류가 발생해 배경 화면이 기본값이나 검은색으로 바뀌는 문제가 제보됐다. 주로 코파일럿이나 파일 탐색기, 검색 버튼처럼 이번에 추가되거나 변경된 기능과 관련됐다.
10월 3일 영국 IT 매체 더 레지스터(The Register)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업데이트 지원 문서를 통해 현재 어떤 문제도 인지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러 커뮤니티와 피드백 허브에는 계속해서 수많은 오류가 제보되고 있으므로 발 빠르게 대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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