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인들이 손으로 식사하는 진짜 이유
세계 인구 40% 손 식사 ‘수식문화’ 이용
필리핀 ‘부들 파이트’·아랍인 손 식사 활용
치킨·쌈 등 한국도 손 식사 문화 유지
세계 인구 40% 손 식사 ‘수식문화’ 이용
필리핀 ‘부들 파이트’·아랍인 손 식사 활용
치킨·쌈 등 한국도 손 식사 문화 유지

커리, 탄두리 치킨부터 라씨까지. 세계 음식점이 늘어나면서 인도 음식도 점차 대중화됐다. 인도 음식이 가진 부드러운 맛과 톡 쏘는 향신료의 조합은 입맛을 사로잡는다. 향신료 외에도 인도 음식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이 있다. 바로 손을 사용하는 식사법이다.
어릴 때부터 손으로 음식을 집으면 야단맞기 일쑤였고, 유독 젓가락질에 대해 엄격한 우리나라에서는 손으로 음식을 먹는다는 사실이 낯선 것이 사실이다. 세계 40%가 손으로 식사를 하는 수식문화(手食文化)를 가지고 있는데도 말이다.
때문에 인도 음식을 먹기 위해서는 무조건 손을 사용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호기심 내지 불안감을 가지게 된다. 처음 인도 음식점을 찾는 이들 역시 접시 옆에 포크와 숟가락 등 커트러리를 놔주기 전까지 불안해 하기도 한다. 실제로 인터넷을 찾아보면 국내 인도 음식점에서 모르고 손으로 식사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을 정도이다.
인도 여행을 준비하면서 짐을 챙길 때 개인 수저를 챙겨야 하는지 여러 번 고민했다는 경험담이나, 비행기에서 기내식을 먹을 때 한국 국적기라서 수저가 나온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했다는 이야기 등도 맥을 같이한다. 그 정도로 손을 이용하는 인도의 식사 문화는 큰 존재감을 가진다.

이러한 고민은 인도에 도착해서 첫 식사를 하면 해소된다. 대부분 레스토랑에는 테이블에 물이 든 대접이 놓여있다. 웨이터에게 물을 필요도 없이 주위를 잠시 둘러보면 알 수 있다. 바로 손을 씻기 위한 대야이기 때문이다.
물론 마냥 손으로만 먹게 두지 않는다. 웨이터가 이내 접시 옆에 커트러리를 가져다준다. 때로는 이런 이방인을 위한 친절이 아쉽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커트러리를 굳이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현지인들의 상당수는 여전히 손으로 식사를 한다. 손 식사에 대한 두려움만 없다면 커트러리를 접어두고 손으로 음식을 먹어도 전혀 문제 없다는 얘기다.
최근 문화교류와 함께 서구화하면서 많은 인도 식당들이 커트러리를 제공하고 있고, 그를 사용하는 인도인들이 늘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인도인들이 손으로 식사를 한다. 그렇다면 인도인들은 왜 손으로 식사를 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인도의 문화와 식재료의 특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인도에서 밥그릇 대신 바나나 잎 등 잎이 큰 나뭇잎을 접시로 활용한다. 또 누가 사용했을지 모르는 식당의 공용 식기보다는 본인이 깨끗하게 관리하는 손을 더 위생적이라고 여긴다. 그중에서도 오른손만을 이용해 식사하는데, 왼손은 불경한 것이라 여기고 오른손은 청결한 것이라 믿는다. 이러한 까닭에 악수나 식사 같은 일에 있어서는 오른손을 이용한다.
또한, 오른손의 각 손가락은 자연의 다섯 요소를 의미한다고 믿는다. 엄지는 공간을, 검지는 공기를 중지는 불, 약지는 물 마지막으로 소지는 대지를 뜻한다. 이러한 성스러운 오른손으로 식사를 하는 것은 자연을 하나로 연결해 음식을 먹는 하나의 의식이 되는 것이다.

문화 외에도 큰 작용을 하는 것이 바로 식재료의 특성이다. 인도 커리와 함께 곁들여 먹는 밥은 흔히 안남미라 불리는 인디카 종자의 쌀로 만든다. 인디카 종자의 쌀은 바람에 흩날릴 정도로 찰기가 없기 때문에, 식기를 사용하는 것보다는 손을 사용하는 것이 더 편리하다. 또한 그 영향에서 손으로 식사를 하기 편하게 손으로 먹기 좋은 형태로 음식이 발달했다.
인도에서 밥 대신 섭취하는 빵 로티와 도사 등이 그 예이다. 로티는 인도의 빵을 일컫는 것으로 통밀가루로 만든다. 차파티(chapati), 난(naan), 파라타(paratha), 푸리(puri) 등을 포함한다.
도사는 쌀가루 반족을 얇게 펴서 구운 인도의 전통요리다. 안에 들어가는 내용물에 따라 어니언 도사(양파), 마살라 도사(향신료), 파니르 도사(치즈) 등으로 분류한다. 아무것도 넣지 않은 페이퍼 도사도 있으며, 커리, 코코넛 소스 등에 찍어 먹는다.

인도 외에도 손으로 식사하는 다양한 문화권이 있다. 필리핀에는 맨손으로 식사하는 식사 법인 부들 파이트(Boodle Fight)가 있다. 바나나 잎 위에 음식을 깔아놓고 사람들과 모여 맨손으로 식사를 하는 것이다. 아랍인들도 손으로 식사를 한다. 공용 숟가락이나 포크 등 식기는 다른 이들의 입에도 들어가는 것으로 불결하다고 여긴다.
기후도 수식문화에 영향을 미쳤다. 남아시아 지역은 더운 날씨로 인해 국 등 뜨거운 음식을 먹는 문화가 발달하지 않았다. 음식들이 손으로 먹기 적당한 온도이기 때문에 따로 식사 도구가 필요하지 않다. 이 밖에도 중동, 아프리카, 남아시아, 남미 등 세계 각지에 손으로 음식을 먹는 문화가 있다.
이러한 문화와 역사에도 불구하고 위생이나 관념상의 이유로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도 손으로 식사하는 문화가 있다. 피자 햄버거, 물론 그것도 맞다. 하지만 그보다 더 오랫동안 전해져 내려온 전통 식문화가 있다. 바로 ‘쌈’문화다.

한국인들은 고기나 회 등을 먹을 때 상추나 깻잎 등 쌈 채소를 이용해 손으로 쌈을 싸서 먹는다. 치킨 등갈비 등도 손을 이용한다. 잘 인식하지 못했을 뿐 한국에는 손으로 식사하는 문화가 자리 잡아 온 것이다.
많은 문화권과 사례에도 불구하고 위생에 대해서 의문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이를 반박하는 과학적 근거가 있다. 사람의 손바닥과 손가락은 노멀 플로라(Normal Flora)라는 박테리아가 보호하는데, 이는 유해 미생물로부터 피부를 보호한다. 식전 손을 깨끗하게 잘 씻는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 밖에도 손을 사용해 음식을 먹는 것이 소화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손으로 하는 식사법은 여러 장점을 지닌다. 손으로 식사를 하면 식기를 사용하는 것보다 더 천천히 음식을 섭취할 수 있다. 이는 당뇨병과 과식을 예방하는 건강한 식사 법인 것이다.
또한 손을 이용하는 식사는 음식을 섭취할 때 더 많은 감각을 사용한다. 식기를 사용할 때와 다르게 음식의 온도와 질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손을 이용한 식사법은 식사를 더욱 풍부하고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
수식 문화권을 여행한다면 너무 겁먹지 말고 용기 내어 손을 뻗어 보시길. 몰랐던 새로운 맛의 재미가 펼쳐질 지도 모를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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