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의 '소년가장' 제주항공, 항공기 운항 무리하는 건 아닌지
AK홀딩스, 제주항공 주식 담보로 1640억원 대출... 주당 1만5050원에 EB도 발행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올 상반기 월평균 가동 시간은 430시간이다. 높은 가동률을 기반으로 제주항공은 올 상반기 사상 최대 매출인 1조49억을 기록했다.
항공기 월평균가동시간은 항공기가 수익을 위해 비행하는 총시간을 보유 항공기 대수로 나눈 것이다. 단거리 노선은 승객 탑승 대기 시간 및 이착륙 정비 등으로 항공기의 지상 대기 시간이 많아 가동시간이 장거리 노선에 비해 짧다. 그만큼 많은 운항 일정을 편성했다는 의미다.
단거리 국제노선과 중·단거리 소형기체만을 보유한 제주항공의 월평균 항공기 가동시간이 높은 것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제주항공의 월평균 가동시간은 대형 항공사인 대한항공 대비 약 30% 높다. 다른 저가항공사와 대비해도 최소 15% 긴 시간을 운행한다.
높은 항공기 가동률은 항공사의 효율적인 운영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기체 피로도를 높여 노후화를 빨리 진행시킨다. 제주항공이 보유한 42대 항공기 평균 기령은 14.1년으로 국내 항공사 중 가장 높다.
업계에선 대한항공을 제외한 국내 항공사들은 MRO(항공정비)시설을 갖추지 못해 안전에 취약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대한항공은 기체 결함 등을 대비해 항공기를 여력기로 대기시키지만 제주항공은 보유 항공기 대부분을 노선에 투입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단거리 노선 위주의 제주항공 항공기 가동률이 높은 것은 기체 이상과 고장 등에 대처할 여력이 부족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빠듯한 운항 일정을 맞추려면 정비 시간 등을 단축해야 해 관련 업무가 소홀해질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기체 정비는 법적으로 정해져 있다"며 "가동률이 높은 것은 운영을 잘한다는 의미일 뿐 기체 안전 문제와는 전혀 상관없는 부분"이라며 선을 그었다.
높은 기체 가동률은 항공사가 실적 측면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각에선 제주항공이 비행기 가동률을 높인 것은 실적을 향상시켜 주가를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주가 하락 시 제주항공의 지주사인 AK홀딩스가 제주항공 주식을 활용해 마련한 차입금을 조기 상환해야 하는 상황이 닥칠 수 있기 때문이다.
AK홀딩스는 2022년 9월 제주항공 보통주 830만5648주를 기초자산으로 1300억원의 교환사채(EB)를 발행했다. 추가로 7건의 주식담보 대출을 통해 1640억의 자금을 융통했다.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 오너일가가 100%의 지분을 보유한 AK홀딩스의 최대주주 애경자산관리도 제주항공 주식을 담보로 210억원을 대출 받았다.
이달 6일 AK홀딩스는 EB 1300억원 중 413억원(31.8%)을 조기 상환해야만 했다. 6.15%의 이자분까지 포함한 총상환금액은 438억원이다. 해당 EB 만기일은 2027년 9월이었다. 지난 8월 제주항공의 주가가 교환가액 1만5050원의 절반 수준인 8300원을 기록하자 원금손실을 우려한 투자자가 조기상환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교환사채의 조기상환 지급기일은 앞으로 3개월마다 도래할 예정이라 잔여 887억원에 대한 조기상환이 계속 이뤄질 수 있다.
제주항공 주가가 더욱 하락하게 되면 담보 비율을 맞추지 못해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반대매매가 발생할 수 있다. AK홀딩스는 보유한 제주항공 주식 4061만8523주(지분율 50.37%) 중 71.7%(2911만3961주)를 담보로 1640억원을 빌려 계열사 운영자금을 마련했다. 차입한 금액은 계열사 AK플라자 등의 운영자금에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AK플라자는 2020년부터 4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내면서 부채비율이 700%를 웃돌고 있다.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 AK홀딩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80억원, 전체 유동자산은 1854억원이다. 부채비율은 328.3%다. 주가가 내려가 담보유지비율을 하회하는 상태에서 차주의 추가 증거금 요구가 발생하면 기존에 받은 주식담보대출을 일부 상환하거나 담보를 추가로 제공해야 한다. 가격을 낮춰 대량 거래하는 반대매매가 이뤄질 수 경우 AK홀딩스의 손실뿐 아니라 소액주주들 피해도 불가피하다.
지난해 애경그룹의 매출액 비중을 살펴보면 제주항공이 1조7240억원으로 1조7937억원을 기록한 애경케미칼 다음으로 높다.
김서연 기자 ks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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