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인구 넘어선 ‘생활인구’…지역소멸 대안 부상

김소진 기자 2024. 1. 10.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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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인구감소 7개 시·군 조사
모든 곳서 최소 3배 많아 ‘주목’
지자체, 정주인구 확보에 한계
체류인원 늘려 활력 제고 노력
지역특색 입힌 유인책 마련을

#A씨(52)는 충북 단양에서 운영하는 체류형 관광프로그램 ‘단양일기(단양에서 일주일 살기)’ 참여를 시작으로 지난해에만 3번 단양을 찾았다. 유람선·스카이워크를 비롯한 다양한 레저활동은 물론 고수동굴 등 자연경관까지 폭넓게 즐길 수 있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게티이미지뱅크

인구감소, 수도권 쏠림으로 지방소멸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A씨 같은 ‘생활인구’가 지역 활성화를 견인할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단양의 경우 등록인구는 3만명을 밑돌지만 지역을 수시로 찾는 생활인구는 그 9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새로운 반전이 일어날지 주목된다.

행정안전부와 통계청은 최근 이같은 인구감소지역을 대상으로 한 ‘생활인구 시범산정 결과’를 내놨다. 지난해 8월 인구감소지역 가운데 7개 시·군을 선정, 4∼6월 기준 이들 지역 생활인구의 성별, 나이, 체류 일수 등을 조사한 자료다. 조사지역은 단양 외에 강원 철원, 충남 보령, 전북 고창, 전남 영암, 경북 영천, 경남 거창이 포함됐다.

흥미를 끄는 조사 결과는 대상 지역 7곳 모두 월 1회, 하루 3시간 이상 체류하는 생활인구가 등록인구(주민등록·외국인등록 인구)보다 최소 3배 이상 많았다는 점이다. 특히 단양의 등록인구는 2만8000여명에 불과했지만, 생활인구는 26만9700여명으로 9.6배가량 많았다.

생활인구는 인구감소 흐름 속에서 지방소멸에 대응할 수단으로 떠오른 새로운 인구 개념이다. 등록인구에 더해 관광·통근·통학 등을 목적으로 월 1회, 하루 3시간 이상 체류하는 인구까지 포함한다. 지난해 시행된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에 근거를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 총인구가 감소세에 접어든 만큼 지방자치단체가 정주인구를 확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절대인구를 늘리기 어려운 조건에서 유동인구를 포함한 생활인구가 지역경제의 활력을 높일 대안으로 꼽히는 이유다. 이에 지자체들도 체류인구를 확보해 지역경제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차원에서 생활인구에 관심을 쏟는 분위기다. 차미숙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자체의 등록인구는 계속 감소하고 있지만, 한국은 교통망이 발달해 지역간 이동이 쉽다”며 “관광객 등이 방문하면 지역 내에서 소비가 이뤄져 지역경제의 활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행안부는 이번 시범산정 지역을 체류 목적에 따라 ▲관광 ▲군인 ▲통근 ▲외국인 ▲통학 5가지 유형으로 나눴다. 이 가운데 관광 유형에 속하는 단양·보령의 체류인구는 등록인구보다 각각 8.6배·4.3배 많아 체류인구 비중이 1·2위를 차지했다. 통근(영천)·군인(철원) 유형의 체류인구 비중은 관광 유형보다 적었지만 8일 이상 장기 체류, 남성 비중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시범산정 결과를 토대로 생활인구 유치를 위한 지역별 ‘맞춤형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 행안부의 설명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관광 목적의 생활인구가 다수인 지역에서는 지역축제 방문객의 성별, 연령대, 체류 시간대 등 특성을 파악해 축제 콘텐츠를 개발하거나 홍보에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예를 들어 50∼60대 방문객 비중이 큰 것으로 집계된 단양의 경우 이를 토대로 건강체험·힐링푸드 등 중장년층 맞춤형 관광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이에 더해 지역의 특색을 입힌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봤다. 차 선임연구위원은 “지자체는 방문객의 수요를 파악하고 ‘지역다움’을 살려 생활인구를 유치, 소비를 촉진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며 “지역만의 특산물 개발, 관광상품 고급화, 고향사랑기부제와 연계한 체험프로그램 마련 등이 대표적”이라고 했다.

행안부는 89개 인구감소지역 전체를 대상으로 생활인구를 산정, 분기별로 공표할 방침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올 하반기부터는 신용카드사의 소비데이터와 연계를 토대로 소비 업종·금액 등 생활인구 특성을 세분화해 정책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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